반응형

2026년 9월 2일 수요일, 코스피가 3.99% 빠지고 코스닥도 2.10% 내렸습니다. 그날 레메디는 15.80% 올라 16,78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거래대금은 1,358억원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1,280억원입니다. 하루 거래대금이 회사 전체 값어치보다 컸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숫자보다 더 눈에 걸리는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이 회사가 두 달 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걷은 돈이 248억 4,000만원인데, 상장 직전 반기말 재무제표에 적힌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157억 2,921만원이었습니다. 공모로 걷은 돈이 회사가 그때까지 쌓아 온 자기자본의 1.58배입니다.

이 한 줄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포털에 뜨는 PBR 8.38배가 왜 실제와 다른지를 이 글에서 풀어 보겠습니다.

레메디 공식 로고입니다. 출처: 레메디 공식 홈페이지(remedihc.com), 2026년 9월 2일 확인. 상표권은 주식회사 레메디에 있습니다.

9월 2일 하루를 숫자로 먼저 본다

레메디(387690) 2026년 9월 2일 정규장 마감
항목 항목
종가 16,780원 전일 대비 +2,290원 (+15.80%)
시가 14,900원 고가 18,000원
저가 14,780원 고가 대비 종가 -6.78%
거래량 8,070,630주 전일 거래량 1,439,867주
거래대금 1,358억 2,784만원 평균 체결단가 16,830원
시가총액 1,279억 6,077만원 시총 순위 604위
상장주식수 7,625,791주 외국인 지분 1.31%
시장 코스닥 WICS 업종 건강관리장비와용품 (-2.30%)

거래대금 1,358억원을 시가총액 1,280억원으로 나누면 106.15%입니다. 거래량 8,070,630주를 상장주식 7,625,791주로 나누면 105.83%입니다. 어느 쪽으로 계산해도 100%를 넘습니다. 상장돼 있는 주식이 하루에 한 바퀴를 넘게 돌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주식은 이보다 훨씬 적습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3,403,689주, 지분율 44.63%를 갖고 있습니다. 이걸 빼면 4,222,102주가 남습니다. 8,070,630주를 이 숫자로 나누면 191.15%가 됩니다. 시장에 도는 주식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에 거의 두 바퀴가 돌았습니다.

WICS 건강관리장비와용품 업종은 그날 2.30% 내렸습니다. 코스닥도 2.10% 빠졌습니다. 업종이나 지수로는 이 종목의 상승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9월 2일 이 회사가 낸 공시도 없습니다. 마지막 공시는 8월 14일 반기보고서입니다.

상장 51일 만에 벌어진 일을 날짜로 따라간다

레메디는 2026년 7월 13일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9월 2일은 상장 35거래일째, 달력으로는 51일째입니다. 그 51일 동안 이 종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면 9월 2일의 15.80%가 어떤 자리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레메디 상장 이후 주요 국면 (모든 값은 실제 체결가)
날짜 내용 종가 비고
7월 13일 코스닥 상장 첫날 22,000원 시가 30,750원 / 장중 고가 34,650원
7월 16일 상장 4거래일 13,200원 하루 -20.15%
7월 28일 상장 12거래일 7,350원 하루 -23.36%
7월 29일 장중 저가 6,980원 7,270원 첫날 고가 대비 -79.85%
8월 14일 반기보고서 제출 11,070원 2분기 실적 첫 공개, +7.06%
8월 18일 반기보고서 후 첫 거래일 13,590원 +22.76%
9월 2일 - 16,780원 공모가의 81.06%

상장 첫날 시가는 30,750원이었습니다. 공모가 20,700원의 148.6%로 출발했고 장중에 34,650원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가는 20,500원, 종가는 22,000원이었습니다. 하루 안에 위아래로 69%를 왕복한 것입니다. 그날 거래량은 26,545,380주로 상장주식 7,625,791주의 348.1%였고 거래대금은 7,584억원이었습니다.

거기서부터 열한 거래일 뒤인 7월 29일, 장중 저가가 6,98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상장 첫날 고가 대비 79.85% 하락입니다. 공모가 20,700원과 비교해도 66.28%가 빠진 값입니다.

8월 들어 반등이 시작됐고, 8월 14일 반기보고서가 나오면서 흐름이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이 회사는 잠정실적을 따로 공시하지 않으므로 반기보고서가 2분기 숫자의 첫 공개였습니다. 제출 당일 7.06%, 다음 거래일 22.76%가 올랐습니다. 시간 순서가 깨끗하게 맞습니다.

9월 2일 종가 16,780원은 공모가 20,700원의 81.06%입니다. 상장 이후 지금까지 공모가를 한 번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7월 29일 저가 6,980원과 비교하면 140.4% 올랐습니다. 같은 종목을 어느 날짜에서 재느냐에 따라 "아직 공모가 아래"와 "저점에서 두 배 반"이 동시에 성립합니다.

공모 청약 경쟁률은 1,706대 1이었다

상장 첫날 30,750원에 시작한 배경에는 청약 열기가 있었습니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그 숫자가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레메디 코스닥 공모 내역 (2026년 7월)
항목 내용
공모가 20,700원
공모 주식 수 신주 1,200,000주 (상장주선인 의무인수 36,000주 별도)
공모 총액 248억 4,000만원
기관 배정 900,000주 (75.0%), 청약 2,240건
일반 배정 300,000주 (25.0%)
일반청약 건수 316,557건
일반청약 주식 수 512,013,160주
일반청약 경쟁률 1,706.7대 1
일반청약 증거금 5조 2,993억 3,620만원
청약일 2026년 7월 1일 ~ 7월 2일
납입일 2026년 7월 6일
상장일 2026년 7월 13일
대표주관회사 KB증권

일반 투자자 몫 300,000주에 512,013,160주가 몰렸습니다. 경쟁률 1,706.7대 1입니다. 증거금은 5조 2,993억원이 들어왔습니다. 시가총액 1,280억원짜리 회사의 공모에 5조원이 모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열기가 만든 시초가 30,750원에서 열한 거래일 만에 6,98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청약 경쟁률은 상장 후 주가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공모 단계에서 정해지는 것은 회사가 얼마를 걷느냐이고, 상장 후 가격은 그 다음부터 시장이 다시 정합니다.

공모로 걷은 248억이 반기말 자기자본의 1.6배다

이제 이 글의 제목으로 삼은 숫자를 봅니다. 반기보고서 기준 2026년 6월 30일 현재 레메디의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157억 2,921만원입니다. 자본금 31억 9,490만원, 자본잉여금 127억 2,586만원, 결손금 마이너스 5억 7,260만원을 더한 값입니다.

공모 총액은 248억 4,000만원입니다. 발행제비용 6억 3,700만원을 뺀 순수입금이 242억 300만원입니다. 회사가 14년 동안 쌓은 자기자본보다 큰 돈이 한 번에 들어왔습니다.

공모 자금의 사용 목적 (증권발행실적보고서 기재)
용도 금액 비중
운영자금 121억 4,500만원 48.9%
시설자금 70억 5,000만원 28.4%
채무상환자금 50억 800만원 20.2%
기타(발행제비용) 6억 3,700만원 2.6%
합계 248억 4,000만원 100.0%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갈립니다. 반기보고서의 재무제표는 6월 30일 기준이고 공모 납입일은 7월 6일입니다. 즉 반기보고서 어디에도 이 242억원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반기말 발행주식총수도 6,389,791주로 적혀 있고, 지금의 7,625,791주가 아닙니다.

그래서 포털에 뜨는 지표를 그대로 쓰면 안 됩니다. 다음 금융이 표시하는 PBR 8.38배는 전날 종가 14,490원을 BPS 1,729원으로 나눈 값입니다. 반기말 지배주주지분 157억 2,921만원을 현재 주식 수 7,625,791주로 나누면 주당 순자산은 2,063원이고, 9월 2일 종가로 계산한 PBR은 8.13배가 됩니다.

여기에 공모 순수입금 242억 300만원을 더하면 자기자본은 399억 3,221만원이 되고 주당 순자산은 5,236원이 됩니다. 같은 종가 16,780원으로 다시 계산하면 PBR은 3.20배입니다. 8.38배와 3.20배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무슨 회사인가 — 들고 다니는 엑스레이를 만든다

레메디는 2012년 7월 13일에 설립됐습니다. 상장일과 설립일이 같은 7월 13일입니다. 본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에 있습니다.

회사가 하는 일은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저선량·소형화 X선 발생 및 제어 기술을 써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엑스레이 촬영장치를 만듭니다. 병원에 고정된 커다란 엑스레이 대신 가방에 넣어 옮길 수 있는 장비를 만드는 것입니다.

레메디의 의료용 휴대용 X선 촬영장치 REMEX-KA6입니다. 회사 홈페이지의 제품 사진 두 장을 나란히 붙였습니다. 출처: 레메디 공식 홈페이지(remedihc.com), 2026년 9월 2일 확인.

엑스레이 장비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핵심이 되는 부품은 X선을 만들어 내는 튜브와 거기에 높은 전압을 공급하는 장치입니다. 이 회사는 소형튜브를 2021년 9월에, 고전압발생장치를 2022년 6월에 개발했다고 반기보고서에 적어 두었습니다. 부품을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완성품을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품군은 의료용 REMEX-KA6과 XCAM 시리즈, 치과용 장비, 그리고 산업용 비파괴검사 장비입니다. 비파괴검사는 물건을 뜯지 않고 속을 들여다보는 검사인데, 2023년 11월 개발한 배터리 검사장비 RIXB100은 이차전지 내부 결함을 엑스레이로 잡아냅니다.

쓰이는 곳은 응급·재난 의료, 이동검진, 방문진료, 공공의료입니다. 회사는 개발도상국의 1차 의원과 결핵 같은 감염병 스크리닝 사업을, 선진국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찾아가는 방문의료 영상 서비스를 목표 시장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매출의 82.6%가 수출이고 그 비중은 2년 만에 뒤집혔다

레메디 매출 구성 (단위: 백만원)
구분 2023 2024 2025 2026 상반기
제품(자체 제조) 4,758 6,737 10,244 10,256
상품(외부 매입) 1,974 6,614 4,376 4,747
기타 186 91 7 564
수출 4,025 7,962 12,233 12,852
내수 2,892 5,479 2,395 2,705
수출 비중 58.2% 59.2% 83.6% 82.6%
합계 6,918 13,441 14,628 15,557

표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2026년 상반기 제품 매출 102억 5,600만원이 2025년 연간 제품 매출 102억 4,400만원을 이미 넘겼다는 것입니다. 반년 만에 1년 치를 넘었습니다.

수출 비중은 2024년 59.2%에서 2025년 83.6%로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내수 매출은 54억 7,900만원에서 23억 9,500만원으로 절반 이하가 됐습니다. 국내에서 덜 팔린 게 아니라 해외에서 훨씬 많이 팔린 결과인데, 내수 금액 자체도 줄었다는 점은 함께 봐야 합니다.

매출의 30.5%인 47억 4,700만원은 '상품'입니다. 회사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밖에서 사 와서 파는 부품과 솔루션입니다. AI 기반 영상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외부에서 구매·연계하는 것이라고 반기보고서에 적혀 있습니다. 제조 마진과 유통 마진은 성격이 다르므로 이 비중은 계속 봐야 하는 숫자입니다.

판매는 대부분 대리점을 거칩니다. 다만 2026년 상반기에 직접판매 수출이 34억 690만원 잡혔습니다. 2025년에는 0원이었던 항목입니다. 인도에 지사를 두고 현지 인허가와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이 5.9배가 된 이유는 판관비 한 줄에 있다

레메디 연결 실적 (단위: 억원)
구분 2024 2025 2025 상반기 2026 상반기
매출 134.41 146.28 74.24 155.67
매출원가 57.16 60.38 28.12 58.04
매출총이익 77.25 85.90 46.12 97.63
매출총이익률 57.47% 58.72% 62.12% 62.72%
판매비와관리비 67.81 58.40 35.64 35.92
영업이익 9.44 27.50 10.47 61.71
영업이익률 7.02% 18.80% 14.10% 39.64%
법인세비용 - - 0 12.59
당기순이익 7.41 50.87 8.02 48.79
지배주주 순이익 9.06 49.65 6.18 46.73
주당순이익 142원 777원 97원 731원

상반기 매출이 74억 2,400만원에서 155억 6,700만원으로 2.10배가 됐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10억 4,700만원에서 61억 7,100만원으로 5.89배가 됐습니다. 매출보다 이익이 훨씬 크게 늘었습니다.

이유를 두 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은 62.12%에서 62.72%로 거의 그대로입니다. 원가 구조가 좋아진 것이 아닙니다. 반면 판매비와관리비는 35억 6,446만원에서 35억 9,204만원으로 0.8%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매출이 두 배가 되는 동안 판관비가 제자리였고, 늘어난 매출총이익 51억 1,132만원이 거의 그대로 영업이익 증가분 51억 1,394만원이 됐습니다.

이것이 고정비가 큰 회사에서 매출이 늘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사람을 더 뽑지 않고 영업조직을 그대로 둔 채 물량만 늘면 이익률이 급하게 올라갑니다. 반대로 매출이 줄면 같은 속도로 이익률이 무너집니다. 판관비가 다음 분기에도 35억원대에 머무는지가 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 줄입니다.

2026년 상반기에 법인세비용 12억 5,854만원이 처음 잡혔습니다. 전년 동기에는 0원이었습니다. 결손금이 쌓여 있어 세금을 낼 이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결손금이 거의 소진돼 세금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결손금이 2년 만에 102억에서 5억으로 줄었다

레메디 결손금과 자기자본 (연결, 단위: 억원)
시점 결손금 지배주주 자기자본
2025년 1월 1일 -102.11 60.45
2026년 1월 1일 -52.46 110.45
2026년 6월 30일 -5.73 157.29
공모 순수입금 반영 후 - 399.32

2025년 초 102억 1,124만원이던 결손금이 2026년 6월 말 5억 7,260만원까지 줄었습니다. 2년 사이에 96억원을 벌어서 메웠습니다. 3분기에도 이 속도가 유지되면 결손금이 사라지고 이익잉여금으로 넘어갑니다. 그때부터는 배당이 가능해집니다. 현재까지 배당은 없었습니다.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60억 4,478만원에서 157억 2,921만원으로 2.6배가 됐습니다. 유상증자 없이 벌어서 늘린 것입니다. 그리고 7월 공모로 242억원이 더 들어왔습니다.

레메디 최근 3개월 주가 차트입니다. 7월 13일 상장 이후 구간만 표시됩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9월 2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그런데 2분기는 1분기보다 나빴다

레메디 분기별 실적 (연결, 단위: 억원)
구분 2025 2분기 2026 1분기 2026 2분기
매출 38.37 93.83 61.84
매출총이익 23.60 53.74 43.89
매출총이익률 61.51% 57.28% 70.98%
판매비와관리비 18.18 20.36 15.56
영업이익 5.42 33.38 28.33
영업이익률 14.12% 35.57% 45.80%
지배주주 순이익 1.71 28.08 18.65
주당순이익 27원 439원 292원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026년 2분기는 매출이 61.2% 늘었고 영업이익은 5.2배가 됐습니다. 그런데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34.1% 줄었고 영업이익도 15.1% 줄었습니다. 같은 분기를 두고 어느 쪽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폭발적 성장"과 "역성장"이 동시에 나옵니다.

다만 이익률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이 57.28%에서 70.98%로, 영업이익률이 35.57%에서 45.80%로 올랐습니다. 팔린 양은 줄었는데 남는 비율은 늘었습니다. 어떤 제품이 얼마나 팔렸는지가 분기마다 크게 달라진다는 뜻이고, 회사가 반기보고서에서 "글로벌 영업조직 및 현지 판매 네트워크가 완전히 구축된 단계는 아니며 고객 및 시장의 수요에 의해 아웃바운드 방식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라고 밝힌 것과 방향이 맞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만들어 보내는 구조라 분기별 매출이 튈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 쪽 숫자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레메디 생산능력과 가동률
구분 2023 2024 2025 2026 상반기
생산능력(대) 3,400 3,400 3,400 3,700
생산실적(대) 1,405 1,012 2,342 1,791
가동률 41% 30% 69% 48%

2025년 가동률 69%에서 2026년 상반기 48%로 내려왔습니다. 다만 상반기 생산능력이 3,400대에서 3,700대로 늘어난 상태에서의 48%이므로 절대 생산량은 반년에 1,791대로 2025년 연간 2,342대의 76%입니다. 회사는 정부 과제로 자동화 장비를 일부 구축하고 최대조업으로 돌려 생산능력을 늘렸다고 각주에 적었습니다.

주주 명단에 LG전자가 있다

레메디 주요 주주 (증권발행실적보고서 상장 후 기준)
주주 주식 수 상장 전 지분율 상장 후 지분율
이레나(최대주주) 2,805,440주 43.91% 36.79%
최대주주등 합계 3,403,689주 53.27% 44.63%
김현섭 420,560주 6.58% 5.51%
엘지전자 주식회사 293,262주 4.59% 3.85%
송준호 243,551주 3.81% 3.19%

최대주주 이레나는 MIT에서 원자핵공학 석사와 박사를 마치고 하버드 의대 방사선과에서 연구했으며 2000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방사선종양학교실·의공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원장을 지냈고 회사에서는 2012년 7월부터 2016년 5월까지, 2021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두 차례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지금은 연구고문이며 등기임원이 아닙니다. 현재 대표이사는 2023년 10월 27일 선임된 조봉호입니다.

주주 명단에 엘지전자 주식회사가 293,262주를 갖고 있습니다. 상장 후 지분율로 3.85%입니다. 대기업이 지분을 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사업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반기보고서 주주 구성에 명시적으로 적혀 있는 사실입니다.

연결로 묶이는 회사는 Remescan Healthcare 한 곳이며 2024년에 종속회사로 편입됐습니다. 반기말 비지배지분은 2억 4,622만원입니다. 인도에는 지사를 두고 현지 인허가와 판매를 담당하게 하고 있습니다.

차입금 110억에 현금 19억, 그런데 영업현금은 45억이 들어왔다

레메디 재무 상태 (2026년 6월 30일, 연결)
항목 금액 비고
자산총계 324억 3,292만원 -
부채총계 164억 5,749만원 -
자본총계 159억 7,543만원 지배 157.29억 + 비지배 2.46억
부채비율 103.02% -
유동 차입금 66억 6,753만원 1년 이내 만기
장기차입금 43억 3,119만원 -
차입금 합계 109억 9,872만원 리스부채 1.82억 별도
현금 + 단기금융상품 19억 291만원 -
순차입금 90억 9,581만원 -
재고자산 41억 1,233만원 -
유형자산 91억 8,528만원 -

반기말 기준으로 차입금 110억원에 현금성 자산이 19억원이었습니다. 공모 자금 중 50억 800만원을 채무상환에 쓰겠다고 밝혔으니 이 차입금 일부는 이미 정리됐을 것입니다. 결과는 3분기 보고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주목할 것은 현금흐름입니다. 2026년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 44억 8,287만원입니다. 2025년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7억 4,185만원이었습니다. 순이익 48억 7,895만원과 방향과 크기가 맞습니다. 이익이 장부상 숫자로만 남지 않고 실제로 현금이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회사의 기업신용등급은 한국평가데이터가 2025년 11월 26일에 매긴 BB+입니다. 유효기간은 2026년 11월 25일까지입니다. 이 등급은 상장 전 재무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공모 자금이 반영되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같은 종가로 계산한 PER이 13.7배에서 25.8배까지 벌어진다

레메디 밸류에이션 (2026년 9월 2일 종가 16,780원 기준)
기준 이익 주당순이익 PER
2025년 실적 지배순이익 49.65억 651원 25.78배
최근 4개 분기 합산 90.20억 1,183원 14.19배
2026년 상반기 연율화 93.46억 1,226원 13.69배
포털 표시 2025년 EPS 777원 777원 18.65배(전일 종가)

같은 주가로 계산했는데 13.69배와 25.78배가 함께 나옵니다. 어느 이익을 쓰느냐만 바꿨는데 1.9배가 벌어집니다. 이 회사처럼 이익이 급하게 늘고 있는 곳에서는 작년 실적으로 계산한 PER이 실제보다 크게 나옵니다. 반대로 최근 분기만으로 연율화하면 좋은 분기를 1년으로 늘려 잡는 위험이 생깁니다.

그 밖의 지표
지표 계산 근거
시가총액 1,279억 6,077만원 16,780원 × 7,625,791주
PBR(포털) 8.38배 전일 종가 ÷ BPS 1,729원
PBR(반기말 자본) 8.13배 시총 ÷ 157.29억
PBR(공모자금 반영) 3.20배 시총 ÷ 399.32억
PSR(2025년 매출) 8.75배 시총 ÷ 146.28억
PSR(상반기 연율화) 4.11배 시총 ÷ 311.33억
EV 1,370억 5,700만원 시총 + 차입금 110억 - 현금성 19억
EV / 매출(2025) 9.37배 -

차입금이 110억원뿐이라 EV와 시가총액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앞서 다룬 SK디앤디처럼 빚이 시가총액의 열두 배인 회사와는 정반대의 구조입니다. 이 회사에서 밸류에이션을 볼 때는 빚보다 분모의 자기자본에 공모 자금이 들어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여기서 자주 어긋나는 것 네 가지

첫째, 신규 상장 종목의 포털 재무 지표는 공모 자금이 빠져 있습니다. 레메디의 반기보고서는 6월 30일 기준이고 공모 납입일은 7월 6일입니다. 반기말 발행주식총수는 6,389,791주로 적혀 있고 지금은 7,625,791주입니다. 자기자본도 242억원이 더 들어와 있습니다. 상장한 지 1년이 안 된 회사의 PBR을 볼 때는 반드시 어느 시점의 자본으로 나눈 값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하루 거래대금이 시가총액을 넘었다는 것이 매수세의 크기를 뜻하지 않습니다. 상장 51일 된 종목은 원래 손바뀜이 심합니다. 이 회사는 상장 첫날에 이미 상장주식의 348.1%가 거래됐고 거래대금은 7,584억원이었습니다. 9월 2일의 1,358억원은 그날의 5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이 종목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의 상태입니다.

셋째, 상반기 실적과 2분기 실적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분기 매출이 61.2% 늘었고 영업이익이 5.2배가 됐습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34.1% 줄었습니다. 헤드라인이 어느 비교를 썼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정반대 결론에 도달합니다.

넷째, 공모 청약 경쟁률과 상장 후 주가는 별개입니다. 일반청약 1,706.7대 1, 증거금 5조 2,993억원이라는 숫자는 공모가 20,700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지 상장 후 30,750원에도 사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 상장 열한 거래일 만에 장중 6,98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9월 2일 상승의 개별 재료는 찾지 못했다

9월 2일 레메디가 낸 공시는 없습니다. 2026년 들어 이 회사가 낸 공시는 상장 관련 서류(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와 상장 직후의 대량보유·임원소유 보고서, 그리고 8월 14일 반기보고서가 전부입니다.

업종도 조용했습니다. WICS 건강관리장비와용품은 2.30% 내렸고 코스닥도 2.10% 빠졌습니다. 코스피가 3.99% 하락한 날입니다. 그러니 이날의 15.80%는 회사가 새로 낸 정보나 업종 흐름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흐름뿐입니다. 8월 14일 반기보고서로 상반기 영업이익 61억원이 공개됐고, 그 뒤 8월 18일 22.76%, 8월 20일 15.33%, 8월 28일 15.07%, 8월 31일 14.20%, 9월 2일 15.80%로 하루에 15% 이상 오르는 날이 다섯 번 나왔습니다. 같은 기간에 11.13%, 9.11% 빠진 날도 있었습니다. 위아래로 15%씩 움직이는 것이 이 종목의 현재 상태입니다.

다음 분기에 확인할 것

3분기 판매비와관리비 — 상반기 35억 9,204만원입니다. 영업이익률 39.64%를 만든 것이 이 한 줄이므로, 여기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이익률이 바로 내려갑니다.

3분기 매출이 2분기 61억 8,406만원을 넘는지 — 1분기 93억 8,255만원에서 2분기에 34.1% 줄었습니다. 분기 매출이 튀는 것이 구조인지 아니면 1분기가 특별했던 것인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결손금 5억 7,260만원의 소멸 — 3분기에 결손금이 사라지면 배당 논의가 가능해집니다. 지금까지 배당은 없었습니다.

공모 자금 242억원의 집행 — 시설자금 70억 5,000만원, 운영자금 121억 4,500만원, 채무상환 50억 800만원으로 밝혔습니다. 3분기 보고서의 유형자산과 차입금 잔액을 보면 어디까지 집행됐는지 확인됩니다.

상품 매출 비중 30.5%의 방향 — 직접 만든 제품과 밖에서 사 온 상품은 마진이 다릅니다. 이 비중이 늘면 매출총이익률 62.72%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인도 지사와 직접판매 수출 34억 690만원 — 2025년에 0원이던 항목이 상반기에 처음 잡혔습니다. 대리점 없이 직접 파는 비중이 늘면 마진이 개선됩니다.

의무보유 물량의 해제 시점 —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3,403,689주가 44.63%입니다. 이 물량에 걸린 의무보유가 언제 풀리는지는 투자설명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세 가지 경우를 나눠 본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입니다. 3분기 매출이 1분기 수준인 90억원대를 회복하고 판관비가 지금 수준에 머물면 연간 영업이익이 120억원을 넘어갑니다. 공모로 받은 시설자금 70억원이 생산능력을 늘리고 인도를 비롯한 직접판매가 자리를 잡으면 매출총이익률도 지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지금의 PER 13.7배는 뒤늦게 낮아 보이게 됩니다.

중간의 경우입니다. 분기 매출이 60억~90억원 사이에서 계속 튀고 이익률도 그에 따라 오르내립니다. 공모 자금이 자기자본에 반영되면서 PBR은 3.2배 근처에서 움직이고, 주가는 분기 실적이 나올 때마다 크게 흔들립니다. 상장 첫해에는 흔한 모습입니다.

나쁜 경우입니다. 2분기의 매출 감소가 일회성이 아니라 추세라면 고정비 구조가 반대로 작동합니다. 판관비 36억원이 그대로인 채 매출이 60억원 아래로 내려가면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무너집니다. 여기에 상품 매출 비중이 늘어 마진까지 눌리면 지금의 밸류에이션을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세 경우를 가르는 것은 결국 3분기 매출 한 줄입니다. 11월 중순 분기보고서에서 이 회사가 잠정실적을 따로 공시하지 않는다면 그날이 숫자의 첫 공개일이 됩니다. 8월 14일에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2026년 9월 2일 함께 보기

같은 날 코스피가 3.99% 빠지는 가운데 오른 다른 종목들도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룬 개념을 더 자세히 풀어 둔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공시와 공개된 시세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9월 2일 정규장 마감 기준이며 이후 공시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9월 2일 수요일, 코스피는 6,562.72로 마감했습니다. 하루에 3.99%가 빠졌습니다. 삼성전자가 4.02% 내렸고 전기·전자 업종이 4.34%, 운수장비가 5.34% 밀렸습니다. 이런 날에 SK디앤디는 15.62% 올라 4,220원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 전날인 9월 1일에는 상한가였습니다.

이틀 만에 50%가 넘게 오른 셈인데, 저는 이 숫자를 그대로 "급등"이라고 부르지 않으려 합니다. 8월 31일 이 회사의 종가는 4,130원이었습니다. 9월 2일 종가 4,220원과 90원 차이입니다. 이틀 동안 벌어진 일의 정체를 알려면 그 사이에 낀 하루, 9월 1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SK디앤디 공식 로고입니다. 출처: SK디앤디 공식 홈페이지(skdnd.com), 2026년 9월 2일 확인. 상표권은 SK디앤디 주식회사에 있습니다.

9월 2일 하루를 숫자로 먼저 본다

SK디앤디(210980) 2026년 9월 2일 정규장 마감
항목 항목
종가 4,220원 전일 대비 +570원 (+15.62%)
시가 3,760원 고가 4,745원
저가 3,760원 고가 대비 종가 -11.06%
거래량 6,239,849주 전일 거래량 1,179,454주
거래대금 274억 7,560만원 평균 체결단가 4,403원
시가총액 785억 6,535만원 시총 순위 1,269위
상장주식수 18,617,382주 외국인 지분 1.22%
시장 유가증권(코스피) WICS 업종 부동산 (-0.35%)

시가가 저가와 같은 3,760원입니다. 장이 열리자마자 그날의 바닥을 찍고 계속 올라갔다는 뜻입니다. 장중 고가는 4,745원까지 갔고 종가는 거기서 11.06% 내려온 4,220원입니다. 평균 체결단가 4,403원이 종가보다 183원 높다는 것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거래는 장중 높은 가격대에 몰렸고 마감 무렵에 한 번 밀렸습니다.

거래대금 274억원은 시가총액 785억원의 35.0%입니다. 하루에 회사 값어치의 3분의 1이 넘는 돈이 오갔습니다. 업종은 조용했습니다. WICS 부동산 업종은 0.35% 내렸습니다. 코스피가 3.99% 빠지는 날에 이 종목만 15.62% 올랐으니 업종이나 지수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9월 1일 상한가는 새 소식이 아니라 기준가가 바뀐 결과다

9월 1일 SK디앤디는 3,650원에 마감했고 등락률은 +29.89%로 찍혔습니다. 그런데 전날인 8월 31일 종가는 4,130원입니다. 4,130원에서 3,650원이 됐는데 어떻게 플러스 30%일까요. 답은 그날이 권리락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준가가 2,810원으로 다시 매겨졌고, 3,650원은 그 2,810원 대비 29.89%입니다. 계산이 정확히 맞습니다. 8월 31일 종가 4,130원에 발행가 2,260원짜리 신주를 1주당 2.4014179주씩 얹어 평균을 내면 2,809.77원이 나옵니다. 호가단위를 맞추면 2,810원입니다.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실제 체결가와 기준가
날짜 종가 등락률 거래량 비고
8월 28일(금) 4,180원 -8.83% 360,331주 증권신고서 효력발생·투자설명서
8월 31일(월) 4,130원 -1.20% 150,680주 1차 발행가액 2,260원 확정
9월 1일(화) 3,650원 +29.89% 1,179,454주 권리락, 기준가 2,810원
9월 2일(수) 4,220원 +15.62% 6,239,849주 신주배정기준일

표를 이렇게 놓고 보면 이틀간의 성적이 무엇인지 분명해집니다. 8월 31일에 4,130원이던 주식이 9월 2일에 4,220원이 됐습니다. 2.18% 올랐습니다. 코스피가 4% 가까이 빠진 이틀 동안 2% 올랐으니 잘 버틴 것은 맞지만, "이틀에 50% 급등"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권리락 기준가 2,810원을 출발점으로 삼으면 9월 2일 종가 4,220원은 50.18% 상승입니다. 어느 쪽을 쓰느냐에 따라 2.18%와 50.18% 사이에서 답이 달라집니다. 저는 두 숫자를 모두 적어 두는 편이 정직하다고 봅니다.

권리락이 무엇인지부터 짚고 간다

회사가 새 주식을 찍어서 기존 주주에게 우선 살 권리를 주는 것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라고 합니다. 이때 "누가 주주인가"를 확정하는 날이 신주배정기준일입니다. SK디앤디의 신주배정기준일은 2026년 9월 2일이었습니다.

주식은 산 날 바로 내 것이 되지 않고 이틀 뒤에 결제됩니다. 그래서 기준일에 주주명부에 오르려면 그 전날까지는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기준일 전날부터 산 사람은 신주를 받을 권리가 없습니다. 권리가 붙은 주식과 붙지 않은 주식은 값이 달라야 하므로, 거래소는 권리가 떨어져 나가는 날 주가를 다시 계산해 줍니다. 이것이 권리락이고, 그날 새로 매겨지는 값이 기준가입니다.

SK디앤디의 경우 신주 발행가가 2,260원으로 전날 주가 4,130원보다 훨씬 쌉니다. 싼 주식을 2.4주씩 더 받을 권리가 사라지니 주가는 그만큼 내려가야 맞습니다. 4,130원에서 2,810원으로 1,320원이 깎였습니다. 9월 1일과 9월 2일 이틀 동안 시장이 한 일은 그 1,320원을 도로 채운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네이버 금융 차트를 볼 때 주의할 것이 하나 생깁니다. 차트에 찍히는 과거 주가는 권리락을 소급 반영한 값입니다. 3개월 차트의 최고가는 8,334원(6월 10일)으로 표시되지만 그날 실제 체결가는 12,249원 수준이었습니다. 최저 2,507원(7월 30일)도 실제로는 3,685원이었습니다. 조정계수는 0.680387입니다.

SK디앤디 최근 3개월 주가 차트입니다. 표시된 과거 주가는 9월 1일 권리락을 소급 반영한 수정주가입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9월 2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회사가 발행하겠다는 신주는 4,468만 주다

이 회사가 지금 하고 있는 유상증자의 크기를 봅니다. 2026년 7월 28일 이사회에서 결의했고 8월 31일에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됐습니다.

SK디앤디 주주배정 유상증자 주요 조건 (2026년 8월 31일 정정 기준)
항목 내용
증자 방식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신주 종류·수량 보통주 44,681,000주
현재 발행주식총수 보통주 18,617,382주 (+ 종류주식 1주)
신주 / 현재 주식 수 240.0%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 2.4014179012주
1차 발행가액 2,260원 (당초 예정 3,060원)
조달 예정 금액 1,009억 7,906만원
자금 용도 전액 채무상환자금
신주배정기준일 2026년 9월 2일
확정 발행가액 2026년 10월 6일 확정 예정
구주주 청약 2026년 10월 12일 ~ 10월 13일
납입일 2026년 10월 15일
신주 상장예정일 2026년 10월 28일
대표주관회사 NH투자증권

44,681,000주는 지금 상장돼 있는 18,617,382주의 2.4배입니다. 증자가 끝나면 발행주식총수는 63,298,382주가 됩니다. 지금의 3.4배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주주배정 증자는 흔하지 않습니다.

발행가액이 두 단계로 정해진다는 점도 짚어 둡니다. 1차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 3거래일 전(8월 28일)을 기준으로 최근 주가를 가중평균해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합니다. 확정 발행가액은 청약 직전인 10월 6일에 다시 계산합니다. 그 사이 주가가 내려가면 발행가도 내려가고, 발행가가 내려가면 같은 주식 수로 걷는 돈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7월 28일 최초 공시 때 예정 발행가는 3,060원이었고 조달 예정액은 1,367억원이었습니다. 8월 31일에 2,260원으로 낮아지면서 조달액이 1,010억원으로 358억원 줄었습니다.

1주를 지키려면 5,427원을 더 넣어야 한다

"주주배정이니까 기존 주주는 손해가 없다"는 말을 자주 봅니다.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배정받은 만큼 청약하면 지분율은 지켜지지만, 그러려면 돈을 새로 넣어야 합니다. 얼마인지 계산해 봅니다.

SK디앤디 1주를 가진 주주의 선택 (1차 발행가액 2,260원 기준)
구분 전액 청약 청약 안 함
배정받는 신주 2.4014179주 0주
추가로 넣는 돈 5,427원 0원
증자 후 보유 주식 3.4014179주 1주
증자 후 지분율(원래 대비) 100% 29.41%

9월 2일 종가가 4,220원입니다. 그 1주의 지분을 지키려고 5,427원을 더 넣어야 합니다. 지금 들고 있는 주식값보다 더 큰 돈입니다. 청약하지 않으면 지분율은 원래의 29.41%로 줄어듭니다.

물론 배정받은 권리를 팔 수도 있습니다. 신주인수권증서가 별도로 상장되고 NH투자증권이 매매를 중개합니다. 다만 증서 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지므로 얼마를 받을지는 그때 가 봐야 압니다. 확실한 것은 하나입니다. 청약을 하든, 증서를 팔든, 아무것도 하지 않든, 주주는 반드시 무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유상증자를 예고한 다음 날 주가는 28.96% 빠졌다

이 증자가 주가에 어떤 순서로 반영됐는지를 날짜로 따라가 봅니다. 7월 13일에 회사는 공정공시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냈습니다.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상황 하에서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재원과 유동성 확보 및 성장재원 확보를 위해 적극적 자산 매각 및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자본 확충 등 보다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 확충 방식은 주주가치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최우선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26년 7월 이후 SK디앤디 주가와 공시 (종가는 실제 체결가)
날짜 종가 등락률 그날의 공시
7월 13일 11,050원 -1.69% 「재무구조 개선 계획」 공정공시
7월 14일 7,850원 -28.96% -
7월 15일 6,300원 -19.75% -
7월 16일 5,640원 -10.48% 주주총회 소집공고
7월 28일 5,540원 -2.12%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7월 29일 3,880원 -29.96% -
7월 31일 4,280원 +1.78% 임시주주총회 결과
8월 6일 5,940원 +29.84% -
8월 11일 4,870원 -4.51% 최대주주 주식양수도 거래 종결

7월 13일 공정공시가 나온 다음 날 주가는 28.96% 빠졌습니다. 그 다음 날 19.75%, 그 다음 날 10.48%가 더 빠졌습니다. 사흘 만에 11,050원이 5,640원이 됐습니다. 49.0% 하락입니다. 그리고 7월 28일 실제 유상증자 결정이 공시되자 다음 날 29.96%로 하한가를 맞았습니다.

같은 유상증자가 두 번 주가를 30% 가까이 떨어뜨렸고, 권리락 다음 날에는 상한가를 만들었습니다. 시간 순서를 놓고 보면 9월 1일과 2일의 상승은 새로운 호재가 아니라 7월에 벌어진 하락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8월 6일 29.84% 상한가에 대해서는 그날 회사가 낸 공시가 없습니다. 전날인 8월 5일에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제출요구와 최대주주 주식양수도 관련 정정공시가 있었지만, 두 공시 모두 원문의 한글이 깨져 있어 내용을 인용하지 않습니다.

조달하는 1,009억은 한 푼도 남김없이 빚 갚는 데 쓴다

공시의 자금 용도란은 여섯 칸으로 나뉩니다. 시설자금, 영업양수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타법인 증권취득자금, 기타자금입니다. SK디앤디의 유상증자는 이 중 채무상환자금 한 칸에만 1,009억 7,906만원이 적혀 있습니다. 나머지 다섯 칸은 모두 비어 있습니다.

새 사업을 하려고 돈을 걷는 것이 아니라 갚으려고 걷는다는 뜻입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재무상태표를 열면 바로 보입니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이 5,870억이다

SK디앤디 연결 이자발생부채 (2026년 6월 30일 기준)
항목 2026년 6월말 2025년 12월말 만기
단기차입금 1,082억원 678억원 1년 이내
유동성장기차입금 3,098억 8,446만원 3,893억 6,262만원 1년 이내
유동성사채 1,689억 3,186만원 2,008억 946만원 1년 이내
장기차입금 4,041억 5,778만원 2,289억 5,505만원 1년 초과
합계 9,911억 7,410만원 8,869억 1,913만원 -
이 중 1년 내 만기 5,870억 1,632만원 6,579억 7,208만원 -

1년 안에 갚아야 할 원금이 5,870억원입니다. 같은 날 회사가 들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46억 8,354만원이고, 단기금융상품 1,106억 5,193만원을 더해도 1,553억원입니다. 1년 내 만기 금액의 26.5%밖에 되지 않습니다.

유상증자로 걷는 1,009억원은 이 5,870억원의 17.2%입니다. 증자를 다 해도 나머지 4,861억원은 다시 빌리거나 자산을 팔아서 막아야 합니다. 7월 13일 공정공시에 "적극적 자산 매각 및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며"라는 문장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자본 확충"이 나오는 순서가 여기서 이해됩니다.

시가총액과 나란히 놓으면 크기 감각이 잡힙니다. 9월 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85억원입니다. 이자발생부채 9,912억원은 그 12.6배입니다. 주식시장이 이 회사 지분 전체에 매긴 값보다 빚이 열두 배 큽니다.

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99억이다

빚이 늘어난 이유는 현금흐름표에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99억 3,325만원입니다. 2025년 상반기에도 마이너스 1,494억 2,738만원이었습니다. 2년 연속으로 영업에서 1,200억~1,500억원씩 현금이 나갔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은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동안 돈이 나가고 분양이나 매각이 끝나야 들어옵니다. 재고자산 3,928억 9,239만원이 그 나간 돈의 다른 이름입니다. 문제는 들어오는 시점이 계속 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반기에 이자로만 293억 2,925만원을 냈습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5년 말 1,181억 91만원에서 2026년 6월 말 446억 8,354만원으로 반년 만에 734억원이 줄었습니다. 그 사이 장기차입금을 2,843억 9,840만원 새로 빌렸고 각종 차입금과 사채를 2,819억원 갚았습니다.

무슨 회사인가 — 분양수입이 매출의 절반이다

SK디앤디는 2004년 4월 27일에 설립된 부동산개발 회사입니다. 2015년 6월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땅이나 건물을 확보해 기획하고, 인허가를 받고, 지어서, 분양하거나 통째로 팔거나 임대해 운영합니다.

브랜드 두 개가 유명합니다. 지식산업센터 브랜드 '생각공장'과 임대주거 브랜드 '에피소드'입니다. 지식산업센터는 예전에 아파트형 공장이라고 부르던 건물로, 제조와 사무를 함께 할 수 있게 지은 다층 건물입니다. 에피소드는 회사가 직접 짓고 운영하는 임대 아파트 브랜드입니다.

왼쪽은 SK디앤디가 지식산업센터 사업('생각공장')을 소개하며 쓰는 건물 사진, 오른쪽은 주거·상업공간 사업('에피소드')을 소개하며 쓰는 건물 사진입니다. 두 장을 나란히 붙였습니다. 출처: SK디앤디 공식 홈페이지(skdnd.com), 2026년 9월 2일 확인.

연결로 묶이는 회사는 6곳입니다. 가구를 유통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디앤디프라퍼티솔루션,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자산관리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 그리고 프로젝트별로 만든 부동산펀드와 리츠들입니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누적 운용자산이 약 5조 2,000억원이고 그중 주거시설이 1조 6,000억원이라고 반기보고서에 적혀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영업수익 구성 (단위: 억원)
부문 매출유형 금액 비중
부동산개발/운영 분양수입 741.12 48.0%
부동산개발/운영 용역수입 200.73 13.0%
부동산개발/운영 공사수입 192.04 12.4%
부동산개발/운영 임대수입 55.26 3.5%
부동산개발/운영 운영수입 19.25 1.2%
부동산개발/운영 지분법관련이익 122.91 8.0%
가구사업 상품매출 212.07 13.7%
합계 - 1,543.59 100.0%

분양수입이 절반입니다. 그리고 이 항목이 지금 이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의 핵심입니다. 2024년 분양수입은 7,191억 1,000만원으로 그해 매출의 82.6%였습니다. 2025년에는 2,153억 9,700만원으로 줄었고, 2026년 상반기에는 741억 1,200만원입니다. 2년 만에 10분의 1 수준입니다.

부문별 영업손익을 보면 더 선명합니다. 부동산개발/운영 부문은 상반기에 429억 6,300만원 손실을 냈고 가구 부문은 37억 4,900만원을 벌었습니다. 여기에 어느 부문에도 배분하지 않은 비용 129억 5,000만원을 더해 전체 영업손실 521억 6,400만원이 나옵니다. 본업이 적자이고 가구사업만 흑자입니다.

수주잔고는 1,890억 900만원입니다. 2025년 연간 매출 4,458억원의 42.4%입니다. 가장 큰 건은 구로 생각공장 분양사업으로 수주총액 5,300억 1,700만원 중 4,401억 6,400만원이 이미 매출로 인식됐고 898억 5,300만원이 남았습니다. 납기는 2025년 10월로 적혀 있으니 정산이 진행 중인 건입니다.

2분기 영업손실 428억은 상반기 손실의 82%다

SK디앤디 연결 실적 4개년과 2026년 상반기 (단위: 억원)
구분 2022 2023 2024 2025 2026 상반기
영업수익 5,634 3,851 8,709 4,458 1,544
영업이익 643 1,776 537 378 -522
지배주주 순이익 767 1,031 442 71 -662
지배주주 자본 6,971 7,619 5,700 5,700 5,003
이자발생부채 12,411 12,290 7,746 9,179 10,229
부채비율 214.4% 218.0% 156.5% 174.2% 219.7%
BPS 28,817원 31,495원 30,637원 30,636원 26,887원
주당 배당금 800원 800원 600원 200원 0원
발행주식수 22,190,164 22,190,164 18,617,382 18,617,382 18,617,382

4년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매출은 해마다 크게 출렁입니다. 부동산 개발업은 큰 사업 하나가 준공·정산되는 해에 매출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2023년 영업이익 1,776억원은 그해 매출 3,851억원의 46.1%인데, 이런 숫자는 제조업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매출이 없는 해에는 고정비만 나갑니다.

배당은 800원에서 800원, 600원, 200원으로 줄었고 2026년 상반기에는 배당 지급이 없었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는 74억 4,244만원을 배당했으니 그 항목이 통째로 사라진 것입니다.

발행주식수가 2024년에 22,190,164주에서 18,617,382주로 3,572,782주 줄었습니다. 같은 해 자본금도 242억원에서 186억원으로 줄었으니 자기주식을 소각한 결과입니다. 그 감소분을 이번 증자 하나가 12.5배로 되돌려 놓게 됩니다.

최근 다섯 분기 연결 영업손익 (단위: 억원)
분기 2025 3분기 2025 4분기 2026 1분기 2026 2분기
영업수익 1,026 1,150 703 840
영업손익 +89 -118 -93 -428
지배주주 순손익 +41 -226 -215 -447

2025년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영업적자입니다. 그리고 적자의 크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2분기 영업손실 428억 1,714만원은 상반기 손실 521억 6,444만원의 82.1%입니다. 상반기 부진이 1분기 것이 아니라 2분기 것이라는 뜻입니다.

손익계산서를 한 줄씩 따라가면 손실이 어디서 커졌는지 보입니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1,543억 5,895만원으로 전년 동기 2,282억 226만원보다 32.4% 줄었습니다. 영업비용은 1,875억 2,046만원에서 2,065억 2,339만원으로 오히려 10.1% 늘었습니다. 매출이 줄고 비용이 늘었으니 영업이익 406억 8,180만원 흑자가 521억 6,444만원 적자로 뒤집힌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영업 아래에서도 돈이 나갔습니다. 금융원가가 201억 3,971만원에서 402억 6,146만원으로 정확히 두 배가 됐습니다. 기타영업외비용은 2억 2,670만원에서 190억 7,75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그래서 세전손실이 864억 9,330만원까지 커졌고, 법인세수익 209억 8,596만원이 붙어 순손실 655억 734만원으로 마무리됐습니다.

2분기 주당순손실은 2,402원, 상반기 누계로는 3,556원입니다. 9월 2일 종가 4,220원의 84.3%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년 만에 주당 손실로 냈습니다.

신용등급은 1년 사이에 BBB에서 BBB-로 내려왔다

SK디앤디 신용등급 변화 (반기보고서 기재 기준)
평가일 사모사채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2025년 3월 BBB A3
2025년 10월 BBB(하향검토) A3
2025년 12월 BBB(부정적검토) A3(하향검토)
2026년 5월 - A3(하향검토)
2026년 6월 BBB- A3-

회사채 등급에서 BBB-는 투자등급의 마지막 칸입니다. 여기서 한 칸만 더 내려가면 BB+, 즉 투기등급이 됩니다. 기업어음 A3-도 마찬가지로 투자등급의 맨 아래입니다. 등급이 내려가면 새로 빌릴 때 금리가 올라가고, 아예 사 주는 곳이 줄어듭니다. 유상증자로 걷은 돈을 왜 전액 채무상환에 쓰는지, 왜 회사가 7월에 미리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제목으로 공정공시를 냈는지가 이 표에 들어 있습니다.

최대주주는 이제 SK가 아니라 한앤컴퍼니다

회사 이름에 SK가 붙어 있지만 지분 구조는 지난 1년 사이에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반기보고서 주주 항목에 그 과정이 날짜별로 적혀 있습니다.

SK디앤디 최대주주 변동 (공시 기재 기준)
날짜 내용
2025년 9월 30일 SK디스커버리, 보유 지분 전량 5,821,751주(31.27%)를 한앤코개발홀딩스(유)에 양도하는 계약 체결. 1주당 12,750원, 총 742억 2,732만 5,230원
2025년 10월 31일 공개매수를 거쳐 최대주주가 SK디스커버리에서 한앤코개발홀딩스(유)로 변경. 8,617,938주(46.29%)
2025년 12월 30일 2차 공개매수 완료. 8,827,669주(47.42%)
2026년 8월 11일 주식매매계약 거래 종결. 14,649,420주(78.69%)

한앤코개발홀딩스(유)의 지분은 한앤코더블유피홀딩스(유)가 100% 갖고 있고, 그 위는 한앤컴퍼니 제2의1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100%입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세 단계를 거쳐 SK디앤디를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한앤코개발홀딩스(유)의 2025년 재무는 자산 1,008억 2,000만원, 부채 401억 1,500만원, 자본 607억 500만원입니다. 매출은 없고 영업손실 25억 6,000만원을 냈습니다. 지분을 갖기 위해 만든 회사이니 당연한 모습입니다. 공개매수 자금은 NH투자증권에서 356억 5,135만 8,750원을 빌려 조달했다고 공시에 적혀 있습니다.

한앤코가 8월 11일에 지불한 값은 1주 12,750원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숫자가 있습니다. 8월 11일에 거래가 종결된 SK디스커버리 지분의 가격은 1주당 12,750원입니다. 그날 시장에서 SK디앤디는 4,870원에 마감했습니다. 시장가의 2.62배를 준 것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가격은 2025년 9월 30일 계약을 맺을 때 정한 값이고, 그때 주가는 12,000원대였습니다. 계약과 종결 사이 11개월 동안 주가가 3분의 1 토막이 났지만 계약 가격은 그대로였습니다.

이 숫자를 "대주주가 12,750원에 샀으니 주가가 거기까지 오른다"는 근거로 쓰면 안 됩니다. 그건 1년 전에 정해진 계약 가격이지 지금의 판단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한앤컴퍼니는 지금 이 회사에 742억원을 이미 넣었고, 곧 유상증자에서 자기 몫만큼 또 넣어야 하는 처지입니다. 78.69%를 들고 있으니 44,681,000주 중 3,516만 주가 이 회사 앞으로 배정됩니다. 1차 발행가액 2,260원으로 계산하면 795억원입니다.

유통물량 397만 주에 623만 주가 거래됐다

9월 2일 거래량 6,239,849주가 얼마나 큰 숫자인지 분모를 바꿔 봅니다.

9월 2일 거래량을 무엇으로 나눌 것인가
분모 주식 수 거래량 대비
상장주식총수 18,617,382주 33.52%
최대주주 지분 제외 유통물량 3,967,962주 157.26%
소액주주 보유분(6월 30일 기준) 3,744,155주 166.66%

최대주주 한앤코개발홀딩스가 78.69%를 들고 움직이지 않으므로 실제로 시장에 도는 주식은 3,967,962주뿐입니다. 그런데 하루에 6,239,849주가 거래됐습니다. 유통물량의 157.26%입니다. 시장에 있는 주식이 하루에 한 바퀴 반을 돈 것입니다.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소액주주는 10,575명이고 이들이 가진 주식은 3,744,155주, 지분율 20.00%입니다. 전체 주주 10,579명 중 10,575명이 소액주주이니 사실상 큰손 없이 개인이 나눠 갖고 있는 물량입니다.

여기에 유상증자가 겹칩니다. 최대주주가 배정분을 전부 청약하면 지분율 78.69%는 그대로 유지되고, 소액주주 중 청약하지 않는 사람의 몫만큼 실권주가 생깁니다. 실권주는 일반공모로 넘어갑니다. 10월 12일과 13일 청약이 끝나야 이 회사의 주주 구성이 확정됩니다.

PBR 0.157배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포털에서 SK디앤디의 PBR을 찾으면 0.18배가 나옵니다. 이 값은 전날 종가 3,650원을 BPS 20,844원으로 나눈 것입니다. 그런데 반기보고서의 지배주주지분은 5,002억 6,404만원이고 이를 18,617,382주로 나누면 주당 순자산 26,870원입니다. 와이즈리포트가 계산한 2026년 6월 BPS 26,887원과도 거의 같습니다.

9월 2일 종가 4,220원을 26,870원으로 나누면 PBR 0.157배입니다. 시가총액 785억 6,535만원을 지배주주지분 5,002억 6,404만원으로 나눠도 같은 0.157배가 나옵니다.

밸류에이션 지표 (2026년 9월 2일 종가 4,220원 기준)
지표 계산 근거
시가총액 785억 6,535만원 4,220원 × 18,617,382주
PBR 0.157배 시총 ÷ 반기말 지배주주지분 5,002.64억
연말 PBR 4개년 0.39 / 0.53 / 0.24 / 0.41배 2022~2025년
PER 계산 불가 최근 4개 분기 합산 적자
PSR 0.176배 시총 ÷ 2025년 영업수익 4,458억
EV 9,144억원 시총 + 이자발생부채 9,912억 - 현금성 1,553억
EV / 매출 2.05배 EV ÷ 2025년 영업수익

PSR 0.176배와 EV/매출 2.05배의 간격이 11.6배입니다. PSR은 주식만 사면 회사를 가질 수 있다는 전제로 계산한 값이고, EV는 빚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전제로 계산한 값입니다. 이 회사처럼 시가총액보다 빚이 열두 배 큰 경우에는 두 지표가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시가총액만 보고 "싸다"고 말하면 9,912억원을 빼먹고 계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PBR의 분모도 곧 바뀝니다. 유상증자로 1,009억 7,906만원이 들어오고 주식 수가 63,298,382주가 되면 주당 순자산은 대략 9,499원이 됩니다. 지금 주가 4,220원이 그대로라면 PBR은 0.157배에서 0.444배로 올라갑니다. 회사가 나빠져서가 아니라 분모의 계산식이 통째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자주 어긋나는 것 네 가지

첫째, 9월 1일 상한가는 회사에 좋은 일이 생겨서 붙은 것이 아닙니다. 그날은 권리락일이었고 기준가가 4,130원에서 2,810원으로 다시 매겨졌습니다. 상한가 3,650원은 그 2,810원 대비 30%입니다. 8월 31일 종가와 9월 2일 종가를 직접 비교하면 4,130원에서 4,220원, 2.18% 상승입니다. 시세판의 등락률은 기준가를 바꾼 날에는 다른 뜻을 갖습니다.

둘째, 주주배정 유상증자라서 기존 주주에게 손해가 없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지분율을 지키려면 1주당 2.4014179주를 1주에 2,260원씩, 모두 5,427원을 더 넣어야 합니다. 현재 주가 4,220원짜리 1주를 지키는 데 그보다 큰 돈이 듭니다. 청약하지 않으면 지분율은 원래의 29.41%로 줄어듭니다. 희석을 없앤 것이 아니라 희석을 피할 선택지를 준 것이고, 그 선택지에는 값이 붙어 있습니다.

셋째, SK디앤디와 SK이터닉스와 SK디스커버리는 서로 다른 회사입니다. SK디앤디(210980)는 2024년 3월 1일을 분할기일로 신재생에너지·ESS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SK이터닉스(475150)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때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 ESS 설비가 전부 그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지금 SK디앤디에 남은 것은 부동산개발과 가구사업입니다. 그리고 예전 최대주주였던 SK디스커버리(006120)는 2026년 8월 11일자로 보유 지분 5,821,751주 전량을 한앤코개발홀딩스(유)에 넘겼습니다. 이름은 그대로 SK디앤디이지만 지분을 쥔 곳은 사모펀드입니다.

넷째, PBR 0.157배는 자산이 싸다는 증명이 아닙니다. 자산 1조 6,292억 7,134만원 가운데 재고자산이 3,928억 9,239만원, 투자부동산이 2,294억 928만원입니다. 부동산의 장부가는 팔릴 때 확정되고, 지금 이 회사가 겪고 있는 일이 바로 그 "팔리는 시점"이 밀리는 것입니다. 반년 만에 지배주주지분이 5,700억 971만원에서 5,002억 6,404만원으로 697억원 줄었습니다. 순자산이 계속 줄면 PBR의 분모도 계속 줄어듭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10월 6일 확정 발행가액 — 1차 발행가액은 2,260원입니다. 확정 발행가액은 청약 직전에 다시 계산합니다. 이 값이 조달 금액을 결정합니다. 주가가 오르면 같은 주식 수로 더 많은 돈이 들어오고, 내려가면 덜 들어옵니다.

10월 12일과 13일 구주주 청약률 — 최대주주가 78.69%를 갖고 있으니 대부분은 예정대로 채워지겠지만, 나머지 21.31%에서 얼마나 실권이 나는지가 개인 주주의 판단을 보여 줍니다. 실권주 규모와 일반공모 결과는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나옵니다.

10월 28일 신주 상장 — 이날부터 발행주식총수가 63,298,382주가 됩니다. 기존 주식의 3.4배입니다. 상장일 전후의 수급을 확인해야 합니다.

3분기 영업손익 — 2025년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적자이고 2026년 2분기 손실이 428억원으로 가장 큽니다. 11월 중순 분기보고서에서 이 방향이 꺾이는지가 핵심입니다.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 상반기 마이너스 1,199억원입니다. 재고자산 3,929억원이 매출로 바뀌기 시작하면 이 숫자가 플러스로 돌아섭니다.

자산 매각 공시 — 7월 13일 공정공시에서 회사가 먼저 "적극적 자산 매각 및 유동화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유형자산이 2025년 말 401억 9,415만원에서 반기말 59억 9,584만원으로 이미 크게 줄었습니다. 어떤 자산이 얼마에 팔리는지가 증자 이후 두 번째 관문입니다.

1년 내 만기 차입금 5,870억원의 차환 — 증자대금 1,009억원으로는 17.2%만 갚습니다. 나머지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이 회사의 다음 1년을 결정합니다. 신용등급 BBB-와 A3-도 함께 봐야 합니다.

세 가지 경우를 나눠 본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입니다. 10월 청약이 무난히 끝나 1,000억원 안팎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유동성사채와 단기차입금을 정리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흐름이 멈춥니다. 문래동 오피스와 청량리 주상복합 같은 건설용지 2,123억원이 매각이나 분양으로 현금화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섭니다. 이 경우 주가가 볼 지표는 실적이 아니라 차입금 잔액입니다.

중간의 경우입니다. 증자는 예정대로 끝나지만 부동산 시장이 그대로여서 분양수입이 계속 줄어듭니다. 주식 수만 3.4배가 된 채로 적자가 이어지면 주당순자산은 9,499원 근처에서 다시 깎이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주가가 낮아 보여도 분모가 함께 줄기 때문에 PBR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습니다.

나쁜 경우입니다. 확정 발행가액이 더 낮아져 조달액이 1,000억원에 못 미치고, 1년 내 만기 5,870억원의 차환이 막힙니다. 신용등급이 BBB-에서 한 칸 더 내려가면 조달 창구 자체가 좁아집니다. 부동산 개발업에서 자금이 막힌다는 것은 짓던 것을 멈춘다는 뜻이고, 재고자산 3,929억원의 가치 평가도 함께 흔들립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10월 6일과 10월 15일 사이에 대부분 갈립니다. 그때까지 SK디앤디의 주가는 회사의 실적보다 증자 일정에 더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큽니다. 9월 1일과 2일의 움직임이 이미 그것을 보여 줬습니다.

2026년 9월 2일 함께 보기

같은 날 코스피가 3.99% 빠지는 가운데 오른 다른 종목들도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룬 개념을 더 자세히 풀어 둔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공시와 공개된 시세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9월 2일 정규장 마감 기준이며 이후 공시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8월 27일 코스닥에서 파루가 1,331원 상한가로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 종목의 전날 종가는 1,024원이 아니었습니다. 전날에는 아예 거래가 없었고, 그 전날도, 그 전전날도 없었습니다. 8월 4일부터 8월 26일까지 열여섯 거래일 동안 이 주식은 거래소에서 매매가 정지돼 있었습니다.

정지되기 직전인 8월 3일의 실제 체결가는 512원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이 회사는 주식 두 주를 한 주로 합쳤습니다. 41,804,315주가 20,902,157주가 됐고, 1주의 액면금액은 500원에서 1,000원이 됐습니다. 8월 27일은 그렇게 바뀐 새 주권이 처음 거래된 날이고, 상한가의 기준이 된 1,024원은 512원에 2를 곱한 값입니다.

시가부터 상한가로 출발했습니다

파루(043200·코스닥)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기준
구분 수치 구분 수치
종가 1,331원 기준가 1,024원
시가 1,331원 고가 1,331원
저가 1,100원 등락률 +29.98%
거래량 4,192,134주 거래대금 54억원
시가총액 278억원 상장주식수 20,902,157주
액면가 1,000원 자본금 209억 2,157만원
외국인 비중 1.32% 업종(WICS) 에너지장비및서비스

하루의 모양이 특이합니다. 시가가 1,331원, 고가도 1,331원, 종가도 1,331원인데 저가는 1,100원입니다. 장이 열리자마자 가격제한폭에 붙었고, 장중에 1,100원까지 밀렸다가 다시 상한가로 끝났습니다. 하루 안에서 21%가 오르내렸습니다.

거래량 4,192,134주는 상장주식수 20,902,157주의 20.06%입니다. 상장주식 다섯 주 중 한 주가 하루에 손을 바꿨습니다. 거래대금 54억원은 시가총액 278억원의 19.4%입니다. 평균 체결단가는 약 1,288원으로 종가 1,331원보다 낮습니다.

이 회전율은 열여섯 거래일 동안 막혀 있던 매매 수요가 하루에 몰린 결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정지 직전인 8월 3일 거래량은 200,647주였습니다. 8월 27일 거래량은 그 20.9배입니다.

액면병합은 회사 가치를 바꾸지 않습니다

이 종목을 이해하려면 먼저 액면병합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파루 액면병합 일정 (출처: 2026년 6월 2일 주식병합결정 공시)
항목 병합 전 병합 후
1주의 액면금액 500원 1,000원
발행주식총수 41,804,315주 20,902,157주
자본금 209억 2,157만원 209억 2,157만원
일정 날짜 비고
이사회 결의 2026년 6월 2일 -
임시주주총회 2026년 7월 16일 정관 변경 승인
매매거래정지 2026년 8월 4일 ~ 8월 26일 16거래일
효력발생일 2026년 8월 6일 -
신주권 변경상장 2026년 8월 27일 거래 재개

표의 세 번째 줄을 보시면 됩니다. 주식 수는 절반이 됐는데 자본금은 209억 2,157만원 그대로입니다. 액면금액을 두 배로 올리고 주식 수를 절반으로 줄이면 곱한 값이 같으니 자본금은 변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자산도, 부채도, 매출도, 이익도 전혀 달라지지 않습니다. 100주를 갖고 있던 주주는 50주를 갖게 되고, 주당 가격은 두 배가 됩니다. 지분율은 그대로입니다.

그러니까 8월 27일에 붙은 1,331원이라는 값은 병합 전으로 환산하면 665.5원입니다. 8월 3일 512원에서 665.5원이 된 것이고 그 차이가 29.98%입니다. 주식 수가 절반이 됐다고 회사가 좋아진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액면병합을 하는 이유는 대개 주가의 자릿수입니다. 파루의 병합 직전 주가는 8월 3일 512원이었고 7월 저점은 486원이었습니다. 세 자리 숫자로 거래되는 주식은 호가 한 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하루 변동폭이 크게 잡히고, 기관 자금이 들어오기도 어렵습니다. 병합 후에는 같은 회사가 1,024원에서 출발합니다. 회사의 실질은 그대로인데 화면에 찍히는 숫자만 두 배가 되는 조치입니다.

파루의 공식 워드마크입니다. 출처: 파루 공식 홈페이지(paru.co.kr),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주식회사 파루에 있습니다.

차트에 찍힌 972원은 실제로 거래된 값이 아닙니다

파루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입니다. 8월 4일부터 8월 26일까지 선이 수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매매거래정지 기간이고, 오른쪽 끝의 수직 상승이 8월 27일입니다. 표시된 최고가와 최저가는 액면병합을 소급 반영한 수정주가입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차트 위쪽에 최고 2,100원(6월 26일), 아래쪽에 최저 972원(8월 3일)이 찍혀 있습니다. 두 값 모두 그 날짜에 실제로 체결된 가격이 아닙니다. 액면병합을 소급 반영한 수정주가입니다. 실제 장중 고가는 6월 26일 1,050원, 실제 장중 저가는 8월 3일 486원이었습니다.

표시 가격과 실제 체결가의 차이 (병합비율 2대 1)
구분 차트·포털 표시 당시 실제 체결가
52주 최고 (2026년 2월 6일) 2,742원 1,371원
3개월 최고 (6월 26일) 2,100원 1,050원
3개월 최저 (8월 3일) 972원 486원
8월 3일 종가 1,024원 512원
8월 27일 종가 1,331원 1,331원(병합 후)

이 구분이 왜 중요하냐면, "2,742원 하던 주식이 1,331원이 됐으니 반토막"이라는 문장과 "1,371원 하던 주식이 665원까지 갔다가 665원으로 돌아왔다"는 문장이 같은 사실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비율로 보면 두 계산이 같지만, 특정 시점의 실제 가격을 말할 때는 수정주가를 그대로 쓰면 틀립니다. 액면병합이나 분할, 무상증자를 겪은 종목의 과거 가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조정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소수점입니다. 52주 최고·최저 값에 소수점이 붙어 있으면 거의 예외 없이 수정주가입니다. 다른 하나는 병합·분할 공시 날짜와 조정이 끝나는 날짜를 맞춰 보는 것입니다. 파루의 경우 8월 27일부터는 표시 가격과 실제 가격이 같습니다.

이 회사는 태양광 구조물과 추적장치를 만듭니다

파루는 1993년 7월 15일에 설립됐고 2000년 7월 19일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본점은 전라남도 순천시 서면이고 율촌산단에 공장이 있습니다. 사업은 태양광 발전용 구조물과 추적식 시스템이 중심입니다.

태양광 추적장치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짚겠습니다. 태양광 패널은 햇빛이 정면으로 들어올 때 발전량이 가장 큽니다. 그런데 해는 하루 종일 움직입니다. 패널을 한 각도로 고정해 두면 아침과 저녁에는 빛을 비스듬히 받게 됩니다. 추적장치는 패널을 해의 위치에 맞춰 돌려 줍니다. 좌우 한 축만 돌리는 것이 단축 추적식, 좌우와 높낮이를 함께 돌리는 것이 양축 추적식입니다. 고정식보다 발전량이 늘어나는 대신 구조물과 구동장치 값이 더 듭니다.

파루 2026년 상반기 부문별 매출 (단위: 백만원,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
사업부문 품목 매출액 비중
태양광발전 태양광 추적장치·구조물 12,647 97.6%
위생환경사업 야호, 에어쿨 등 분무·방역 장치 311 2.4%
합계 - 12,958 100%

매출의 97.6%가 태양광입니다. 나머지 2.4%인 위생환경사업은 액체를 미세하게 분사하는 장치로, 농업용 약제 살포와 시설 가습, 방역·소독에 쓰입니다. 원재료는 C형강과 각파이프 같은 철강재이고, 반기 매입액 76.38억원 중 96.7%가 태양광 자재입니다. 중국에 현지 지사를 두고 자재를 조달합니다.

파루가 양축 추적식 시스템을 공급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알라모7 태양광발전소입니다. 출처: 파루 공식 홈페이지 설치사례(해외) 게시판, 2026년 8월 28일 확인. 이미지 권리는 주식회사 파루에 있습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서 직접 내세우는 실적은 미국 알라모 프로젝트입니다. 약 400MW 규모의 단축 및 양축 추적식 시스템을 공급했다고 적혀 있고, 홈페이지 설치사례에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7 발전소 항공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위 사진이 그것입니다.

최대주주가 이틀 전에 매수 계획을 신고했습니다

8월 27일에 이 회사가 낸 공시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틀 전인 8월 25일에 한 건이 접수됐습니다.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입니다.

2026년 8월 25일 접수된 거래계획보고서
항목 내용
보고자 (주)지본 (최대주주)
현재 보유 4,814,257주 (23.03%)
거래 방향 장내매수
계획 수량 488,300주 (발행주식의 2.34%)
신고 단가 1,024원
거래금액 5억 19만 2,000원
거래 기간 2026년 9월 28일 ~ 10월 27일
거래 목적 지분 확보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

이 서류는 상장회사의 임원과 주요주주가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기 회사 주식을 사고팔 때 미리 계획을 알리도록 한 제도에 따라 제출됩니다. 매매가 정지돼 있는 동안, 그리고 거래 재개 이틀 전에 최대주주가 5억원어치를 사겠다고 신고한 것입니다.

신고 단가 1,024원이 눈에 걸립니다. 그 값은 병합 기준가이자 매매정지 직전 종가의 두 배입니다. 서류를 낸 8월 25일 시점에는 그것이 이 주식의 유일한 가격이었으니 그 값을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거래가 재개된 첫날 종가가 1,331원이 됐습니다. 9월 28일부터 계획대로 488,300주를 사려면 신고 때보다 30% 비싼 값을 치러야 합니다.

최대주주 (주)지본은 출자자 4명, 대표이사 강선자, 최대주주는 강문식 외 3인이 100%를 가진 회사입니다. 파루의 대표이사 강문식이 개인으로 1.67%, 이연순이 0.40%를 따로 갖고 있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계는 25.10%입니다. 지본의 2025년 결산은 자산총계 370.1억원, 부채총계 233.9억원, 자본총계 136.2억원, 매출액 79.2억원, 영업이익 10.4억원, 순손실 11.6억원입니다. 지난해 이 회사에 태양광발전소 13곳이 흡수합병됐습니다.

소액주주는 2025년 말 기준 17,094명이 병합 전 기준 30,595,237주, 지분율 73.19%를 갖고 있었습니다. 병합 후로 환산하면 약 15,297,618주입니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파루 연결 손익 (단위: 억원, 반기보고서 3개월·누적 컬럼에서 직접 계산)
항목 2025년 상반기 2026년 상반기 2025년 2분기 2026년 2분기
매출액 129.2 131.2 60.0 62.1
매출총이익 29.9 40.4 11.3 17.5
매출총이익률 23.12% 30.79% 18.86% 28.13%
판매비와관리비 52.7 37.7 22.7 16.4
영업손익 -22.8 +2.7 -11.4 +1.1
금융비용 8.8 6.7 5.2 3.3
당기순손익 -30.9 -1.0 -16.2 -1.6
주당손익 -73원 -2원 -39원 -3원

매출은 129.2억원에서 131.2억원으로 1.5% 늘었습니다.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그런데 영업손익이 마이너스 22.8억원에서 플러스 2.7억원으로 뒤집혔습니다. 25.5억원의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표에서 바로 보입니다.

둘로 나뉩니다. 매출총이익이 29.9억원에서 40.4억원으로 10.5억원 늘었고, 판관비가 52.7억원에서 37.7억원으로 15.0억원 줄었습니다. 개선분 25.5억원 중 59%가 비용을 깎아서 만든 것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이 23.12%에서 30.79%로 오른 것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다만 아직 순이익은 마이너스입니다. 반기 순손실이 1.0억원이고, 금융비용 6.7억원이 영업이익 2.7억원을 넘어섭니다. 이 회사는 차입금 이자만큼도 아직 못 벌고 있습니다.

결손금이 자본금의 1.77배입니다

파루 연결 재무상태 (2026년 6월 30일 기준, 단위: 억원)
항목 2024년 말 2025년 말 2026년 6월 말
자산총계 592.3 560.8 597.6
부채총계 313.1 321.7 335.0
자본총계 279.2 239.1 262.6
자본금 209.0 209.0 209.0
자본잉여금 346.0 346.0 346.0
기타자본항목 53.9 53.9 78.4
이익잉여금(결손금) -329.0 -368.9 -369.7
현금및현금성자산 48.6 38.9 21.7

주주가 자본금 209.0억원과 자본잉여금 346.0억원, 합쳐서 555.0억원을 이 회사에 넣었습니다. 그중 369.7억원이 결손금으로 사라졌습니다. 결손금이 자본금의 1.77배입니다. 남은 자본총계 262.6억원이 지금의 순자산이고, 시가총액 278억원이 그 위에 붙어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에 기타자본항목이 53.9억원에서 78.4억원으로 24.5억원 늘었습니다. 자산재평가이익입니다. 유형자산을 다시 평가해 장부가를 올린 것이고, 손익계산서를 거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으로 바로 자본에 들어갑니다. 유형자산 장부가도 249.7억원에서 282.0억원이 됐습니다. 회사가 벌어서 늘린 자본이 아니라 갖고 있던 땅과 건물의 값을 다시 매겨 늘어난 자본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현금은 48.6억원, 38.9억원, 21.7억원으로 계속 줄었습니다. 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6.3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마이너스 50.2억원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나가는 쪽입니다.

4년 매출은 405억에서 288억이 됐습니다

파루 4개년 연결 실적 (단위: 억원, 출처: 와이즈리포트·반기보고서)
항목 2022 2023 2024 2025 2026년 상반기
매출액 405 422 401 288 131
영업이익 -23 -19 +2 -27 +2.7
당기순이익 -46 -10 -10 -41 -1.0
영업이익률 -5.75% -4.54% 0.53% -9.50% 2.05%
이자발생부채 225 225 220 241 -
부채비율 128.97% 133.42% 112.16% 134.55% 127.6%
주당배당금 0원 0원 0원 0원 -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출이 405억원, 422억원, 401억원, 288억원입니다. 마지막 해에 28.2%가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24년 한 해만 2억원 흑자였고 나머지 세 해가 적자입니다. 순이익은 4년 내내 마이너스이고 합치면 107억원 손실입니다. 배당은 4년 동안 한 번도 없었습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131억원을 그대로 연간으로 늘리면 262억원입니다. 2025년 288억원보다 적습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매출 규모 자체는 아직 회복 국면이 아닙니다. 이 회사에 증권사 컨센서스는 집계돼 있지 않습니다. 시가총액 278억원대 종목에는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붙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서 가리킨 방향

이 회사가 앞으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반기보고서 사업 개요에 길게 적혀 있습니다. 핵심 문장 하나만 옮기면 2026년 6월에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는 것입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패널을 얹어 농사와 발전을 동시에 하는 방식입니다. 패널 아래에서 계속 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기둥을 높이 세우고 패널 간격을 벌려야 하므로 일반 태양광보다 구조물 값이 더 들어갑니다. 구조물과 추적장치를 만드는 회사에는 단가가 높은 시장입니다. 회사는 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물과 추적식 시스템 기술,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법률이 제정됐다는 것과 그 시장에서 매출이 나온다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하위법령과 세부 제도가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고, 회사도 보고서에 "관련 하위법령 및 세부 제도가 구체화될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131억원에는 이 시장의 몫이 아직 잡혀 있지 않습니다.

상한가라는 결과와 재개 첫날이라는 조건

여기서 오해를 하나 짚겠습니다. 8월 27일의 상한가를 "무슨 호재가 나왔길래"로 읽으면 이 종목의 하루를 잘못 보게 됩니다. 그날 이 회사가 낸 공시는 없습니다. 그날 발표된 실적도, 수주도 없습니다. 있었던 것은 열여섯 거래일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매매거래정지 기간에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고 팔고 싶어도 팔 수 없습니다. 그 기간에 시장에서는 다른 태양광·에너지 종목들이 움직였고, 파루의 가격만 8월 3일 시점에 멈춰 있었습니다. 재개 첫날에는 그 시차가 한 번에 반영됩니다. 상장주식의 20.06%가 하루에 손을 바꾼 것은 그 조정 과정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두 번째로 짚을 것은 상한가의 기준입니다. 병합 종목의 재개 첫날 기준가는 병합비율을 반영해 새로 정해집니다. 파루의 기준가 1,024원은 8월 3일 종가 512원에 2를 곱한 값이고, 상한가 1,331원은 그 기준가의 130%입니다. 회사가 좋아져서 붙은 30%가 아니라 재개된 첫 시장에서 매겨진 30%입니다.

세 번째는 최대주주의 매수 계획입니다. 8월 25일 신고는 "지분 확보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를 목적으로 적었고 거래 기간은 9월 28일부터입니다. 아직 한 주도 사지 않았습니다. 계획은 계획이고, 실제 취득 여부는 기간이 끝난 뒤 별도로 공시됩니다.

같은 종가로 계산한 밸류에이션

2026년 8월 27일 종가 1,331원 기준
지표 계산 근거
시가총액 278억원 20,902,157주 × 1,331원
반기말 자본총계 262.6억원 비지배지분 -1.2억원 포함
PBR(반기말 기준) 1.06배 278억 ÷ 262.6억
포털 표기 PBR 1.16배 1,331원 ÷ BPS 1,148원(2025년 말)
PSR(2025년 매출) 0.97배 278억 ÷ 288억
EV/매출 1.72배 (시총 + 순차입금 219억) ÷ 288억
PER 계산 불가 4년 연속 순손실

순자산의 1.06배입니다. 매출로 재면 0.97배로 시가총액이 연매출보다 작습니다. 다만 이 회사는 이자발생부채가 241억원(2025년 말)이고 현금이 21.7억원입니다. 차입금을 더한 기업가치로 재면 매출의 1.72배가 됩니다. 시가총액만으로 보면 싸 보이고 빚을 넣으면 그렇지 않은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포털이 표시하는 PBR 1.16배는 2025년 말 주당순자산 1,148원을 분모로 씁니다. 2026년 6월 말 지배주주자본 263.8억원을 발행주식수로 나누면 1,262원이고, 이 값으로 계산하면 1.055배입니다. 상반기에 자산재평가로 자본이 24.5억원 늘어난 것이 반영된 차이입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 거래 재개 둘째 날의 거래량 — 8월 27일 419만 주는 상장주식의 20.06%입니다. 이 물량이 다음 날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재개 효과와 실제 매수세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 9월 28일부터 시작되는 최대주주 매수 — (주)지본이 488,300주를 실제로 사는지, 신고 단가 1,024원보다 높은 값에서도 계획대로 집행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결과는 기간 종료 후 소유상황보고서로 확인됩니다.
  • 3분기 매출 — 상반기 131억원은 연간으로 늘려도 2025년 288억원에 못 미칩니다. 하반기가 태양광 시공 성수기이므로 3분기 숫자가 방향을 정합니다.
  • 영업이익과 금융비용의 역전 — 반기 영업이익 2.7억원, 금융비용 6.7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넘어서는 시점이 순이익 흑자의 조건입니다.
  • 영농형 태양광 하위법령 — 2026년 6월 제정된 법률의 시행령과 세부 제도가 언제 확정되는지, 그 뒤 회사의 수주 공시가 나오는지가 이 회사의 중기 매출을 결정합니다.
  • 결손금 369.7억원 — 자본금 209.0억원의 1.77배입니다. 배당은 이 숫자가 정리되기 전에는 나올 수 없습니다.

세 갈래로 나눠 보면 이렇게 됩니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는 상반기의 흑자 전환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영농형 태양광 시장이 실제 수주로 연결되는 그림입니다. 매출총이익률 30.79%가 유지되고 매출이 늘면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넘어서고 4년 만에 연간 순이익 흑자가 나옵니다. 최대주주가 9월 말부터 5억원어치를 실제로 사들이면 수급에도 보탬이 됩니다.

중간은 흑자는 유지하되 매출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상반기 흑자의 59%가 판관비 15억원을 깎아 만든 것입니다. 비용 절감은 한 번 하고 나면 다음 해에 같은 크기로 다시 할 수 없습니다. 매출이 131억원 수준에 머물면 손익은 다시 손익분기 근처를 오갑니다.

나쁜 쪽은 재개 첫날의 거래량이 그날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8월 3일 거래량은 20만 주였고 6월 한 달 거래량은 3,271만 주였습니다. 이 종목의 평소 거래는 들쭉날쭉하고, 6월 25일에는 상한가 다음 날 6.5%가 빠지기도 했습니다. 현금 21.7억원, 결손금 369.7억원이라는 재무 상태는 그 변동성을 받아 줄 만큼 두텁지 않습니다.

제가 이 하루에서 본 것

파루의 8월 27일은 새 정보가 만든 하루가 아닙니다. 열여섯 거래일 동안 닫혀 있던 창구가 열린 하루입니다. 그사이 회사에서는 주식 두 주가 한 주로 합쳐졌고,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자본금도, 자산도, 매출도, 주주의 지분율도 전부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화면에 찍히는 숫자입니다. 512원이 1,024원이 됐고, 거기서 30%가 붙어 1,331원이 됐습니다. 차트에 표시된 과거 최고가 2,742원도 실제로는 1,371원이었습니다. 액면병합을 겪은 종목에서 과거 가격을 인용할 때 가장 많이 틀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그 아래에 있는 회사의 실제 숫자는 이렇습니다. 4년 동안 매출 405억원이 288억원이 됐고, 순이익은 4년 내내 마이너스였으며, 주주가 넣은 555억원 중 370억원이 결손금으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에 판관비를 15억원 줄여 영업이익 2.7억원을 냈습니다. 이 회사의 다음 국면은 그 2.7억원이 커지느냐에 달려 있고, 그 답은 3분기 보고서에 나옵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오른 다른 종목들도 같은 방식으로 뜯어봤습니다.

지표를 처음 보시는 분께는 아래 두 글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데이터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공시 원문, 회사가 공시한 2026년 반기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자료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8월 27일 삼아알미늄은 시가 58,300원으로 출발해 장중 70,600원까지 올랐다가 64,400원으로 마쳤습니다. 전일 대비 9.52% 상승입니다. 장중 고점에서는 20.07%까지 갔으니 하루 안에서 위아래로 22%가 움직인 셈입니다. 거래대금은 259억원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은 17억 4,464만원입니다. 다섯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그런데 같은 반기에 영업활동으로 나간 현금은 330억 7,538만원입니다. 벌기 시작한 회사의 통장에서 반년 동안 331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그 이유를 따라가면 4년 동안 이 회사가 무엇을 했는지가 나옵니다.

장중 고가와 종가의 차이가 6,200원입니다

삼아알미늄(006110·코스피)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기준
구분 수치 구분 수치
종가 64,400원 전일 종가 58,800원
시가 58,300원 고가 70,600원(+20.07%)
저가 57,800원 고가 대비 종가 -8.78%
거래량 396,017주 거래대금 259억원
시가총액 9,740억원 상장주식수 15,123,455주
외국인 비중 39.31% 업종(WICS) 비철금속
52주 최고 104,600원(5월 14일) 52주 최저 19,000원(2025년 10월 13일)

시가 58,300원은 전일 종가 58,800원보다 낮습니다. 하락으로 출발해 장중에 70,600원까지 밀어올렸다가 64,400원에 끝났습니다. 고가 대비 8.78% 아래입니다. 마지막에 밀린 하루입니다.

거래대금 259억원은 시가총액 9,740억원의 2.7%이고, 거래량 396,017주는 상장주식수의 2.62%입니다. 평균 체결단가는 약 65,400원으로 종가 64,400원보다 1,000원 높습니다. 즉 그날 산 사람들의 평균 매입가가 종가보다 위에 있습니다. 앞의 대한광통신과는 반대 모양입니다.

8월 21일에 12% 빠지고 8월 24일에 22% 올랐습니다

삼아알미늄 최근 8거래일 (출처: 다음 금융)
날짜 종가 등락률 거래량 거래대금
8월 18일 58,000원 +9.64% 358,459주 208억원
8월 19일 54,200원 -6.55% 116,549주 64억원
8월 20일 54,800원 +1.11% 173,042주 99억원
8월 21일 48,150원 -12.14% 291,817주 148억원
8월 24일 58,700원 +21.91% 468,104주 264억원
8월 25일 59,900원 +2.04% 201,248주 120억원
8월 26일 58,800원 -1.84% 76,876주 45억원
8월 27일 64,400원 +9.52% 396,017주 259억원

여드레 동안 하루 등락률이 플러스 21.91%에서 마이너스 12.14%까지 벌어졌습니다. 8월 21일 하루에 12% 넘게 빠지고 다음 거래일에 22% 오르는 종목입니다. 8월 27일의 9.52%는 이 종목 기준으로는 오히려 조용한 축에 듭니다.

더 멀리 보면 진폭이 더 큽니다. 2025년 10월 13일 52주 최저가는 19,000원이었고, 2026년 5월 14일 최고가는 104,600원입니다. 일곱 달 사이 5.5배가 됐다가 다시 62% 아래로 내려온 뒤 지금 자리입니다. 반기보고서의 월별 종가표를 보면 1월 평균 28,711원, 3월 35,664원, 4월 50,648원, 5월 83,129원, 6월 59,816원입니다.

8월 27일에 이 회사가 낸 공시는 없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2026년 접수분을 연초부터 훑어보면 8월에 접수된 것은 8월 14일 반기보고서 한 건뿐입니다. 그날 시장에서는 2차전지 소재가 함께 움직였습니다. 삼성SDI가 10.27%, 엔켐이 19.56%, 천보가 12.4%, 더블유씨피가 9.81% 올랐습니다. 삼아알미늄의 주력 제품이 리튬이온전지 양극집전체용 알루미늄박이니 그 흐름 안에 있습니다.

삼아알미늄의 공식 워드마크입니다. 영문 사명은 SAMA ALUMINIUM COMPANY, LIMITED입니다. 회사가 배포용으로 제공하는 남색 바탕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출처: 삼아알미늄 공식 홈페이지(sama-al.com),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삼아알미늄주식회사에 있습니다.

1969년에 세운 알루미늄박 회사입니다

삼아알미늄은 1969년 6월 25일에 설립됐고 1980년 12월 5일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공장은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 있습니다. 반기보고서 첫 줄에 회사가 스스로 적은 설립 취지는 '알루미늄박 국산화 실현'입니다.

알루미늄박은 알루미늄을 아주 얇게 압연해 만든 박막입니다. 주방에서 쓰는 은박지가 그 가장 익숙한 형태이고,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은 그것보다 훨씬 얇고 균일한 산업용 제품입니다. 리튬이온전지 안에서 양극 활물질을 붙여 두고 전자가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판이 알루미늄박이고, 이것을 양극집전체라고 부릅니다. 배터리 한 셀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품이지만 없으면 전지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업은 세 부문입니다.

삼아알미늄 사업부문별 매출 (단위: 억원, 연결 기준)
사업부문 주요 제품 2024년 2025년 2026년 상반기 비중
압연 LIB 양극집전체, LIB 외장재용 알루미늄박, 연포장용 포일 1,465.1 1,503.0 1,022.3 62.20%
가공 식품·제약 포장재, 담배 포장지, 산업·건축용 소재 656.3 611.9 302.3 18.39%
전자부품판매 샌디스크 USB·SD·SSD 수입 유통 395.9 599.6 318.9 19.41%
합계 - 2,517.3 2,714.6 1,643.6 100%

세 번째 줄이 눈에 걸립니다. 전자부품판매 부문은 종속회사인 주식회사 삼아소이전자가 미국 샌디스크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파는 사업입니다. 이마트, 쿠팡, 11번가 같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USB 메모리와 SD카드, SSD를 공급합니다. 알루미늄박 회사의 매출 다섯 중 하나가 메모리 유통에서 나옵니다.

이 부문의 판매단가 변화가 인상적입니다. 반기보고서 가격표를 보면 USB 등의 내수 단가가 2024년 11,700원, 2025년 21,282원, 2026년 반기 36,208원입니다. 2년 만에 3.1배가 됐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이 회사의 유통 매출 단가도 같이 오릅니다.

삼아알미늄이 생산하는 알루미늄박 제품입니다. 폭과 두께가 다른 여섯 종의 롤을 나란히 세워 촬영한 회사 공식 제품 사진입니다. 출처: 삼아알미늄 공식 홈페이지 사업 소개 페이지, 2026년 8월 28일 확인. 이미지 권리는 삼아알미늄주식회사에 있습니다.

고객사가 주주 명단에 두 곳 들어 있습니다

삼아알미늄 5% 이상 주주 (2026년 6월 30일 기준)
주주 소유주식수 지분율 성격
日本 동양알미늄(주) 3,674,000주 24.29% 최대주주, 일본 알루미늄 제조사
(주)LG에너지솔루션 1,500,000주 9.92% 압연부문 주요 매출처
TOYOTA TSUSHO CORPORATION 1,500,000주 9.92% 일본 종합상사
한남희 1,085,016주 7.17% 대표이사
한갑희 833,682주 5.51% -
5% 이상 합계 8,592,698주 56.81% -

최대주주는 일본 회사입니다. 동양알미늄주식회사는 1931년 4월에 설립됐고, 알루미늄박과 알루미늄 판, 알루미늄 페이스트, 고순도질화알루미늄을 만듭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일본경금속홀딩스가 100%입니다. 2026년 3월 결산 기준 동양알미늄의 자산총계는 1조 655억원, 매출액 1조 721억원, 순이익 581억원입니다. 반기보고서에는 보유 목적이 '경영참여'로 적혀 있습니다.

두 번째 줄이 이 회사의 성격을 말해 줍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9.92%를 들고 있는데, 같은 반기보고서의 판매 항목을 보면 압연부문 주요 매출처로 율촌화학 전자소재공장,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적혀 있습니다. 고객이 곧 주주입니다. 이 다섯 매출처가 2026년 반기 매출의 약 48.1%를 차지합니다.

외국인 비중 39.31%라는 숫자도 이렇게 해석해야 합니다. 동양알미늄 24.29%와 도요타통상 9.92%를 더하면 34.21%포인트입니다. 외국인 지분의 대부분이 시장에서 사고파는 자금이 아니라 사업으로 묶인 전략적 주주입니다.

4년 동안 설비에 2,349억을 넣었습니다

삼아알미늄 4개년 연결 실적과 현금흐름 (단위: 억원, 출처: 와이즈리포트)
항목 2022 2023 2024 2025 4년 합계
매출액 3,121 2,680 2,517 2,715 -
영업이익 226 38 -96 -176 -8
당기순이익 172 34 -94 -249 -137
CAPEX(설비투자) 241 766 535 807 2,349
잉여현금흐름(FCF) -371 -628 -482 -857 -2,338
이자발생부채 1,007 1,130 1,410 1,982 -
부채비율 108.90% 58.56% 79.04% 107.42% -
주당배당금 250원 100원 25원 25원 -

이 표에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줄을 붙여 읽어야 합니다. 4년 동안 설비에 2,349억원을 넣었고, 같은 4년 동안 잉여현금흐름은 2,338억원 마이너스였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를 뺀 값입니다. 이 값이 4년 내내 마이너스였다는 것은 벌어들인 현금으로 투자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뜻이고, 부족한 돈은 빌려서 채웠습니다. 이자발생부채가 1,007억원에서 1,982억원으로 늘었고 2026년 6월 말에는 2,348억원이 됐습니다.

같은 기간 손익은 반대로 갔습니다. 2022년 영업이익 226억원이 2023년 38억원, 2024년 마이너스 96억원, 2025년 마이너스 176억원입니다. 4년을 합치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억원, 순이익은 마이너스 137억원입니다. 설비를 늘리는 동안 그 설비로 버는 돈은 줄었습니다.

배당도 따라 내려갔습니다. 주당 250원에서 100원, 그리고 25원입니다. 2026년 8월 27일 종가 64,400원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은 0.04%입니다.

2분기에 다섯 분기 만의 흑자가 나왔습니다

삼아알미늄 분기별 연결 손익 (단위: 억원, 반기보고서 3개월·누적 컬럼에서 직접 계산)
항목 2025년 상반기 2026년 상반기 2025년 2분기 2026년 2분기
매출액 1,335.1 1,643.6 674.1 969.2
매출총이익 31.1 84.5 14.0 76.0
매출총이익률 2.33% 5.14% 2.07% 7.84%
판매비와관리비 88.9 110.9 46.7 58.5
영업손익 -57.7 -26.4 -32.7 +17.4
당기순손익 -75.7 -52.3 -36.6 +2.6
주당손익 -514원 -346원 -249원 +17원

2026년 2분기 매출 969.2억원은 전년 동기 674.1억원보다 43.8% 많고, 1분기 674.3억원보다도 43.7% 많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이 2.07%에서 7.84%로 올라가면서 영업손익이 마이너스 32.7억원에서 플러스 17.4억원으로 뒤집혔습니다.

분기별로 늘어놓으면 2025년 1분기 마이너스 25.0억원, 2분기 마이너스 32.7억원, 3분기 마이너스 44억원, 4분기 마이너스 75억원, 2026년 1분기 마이너스 43.9억원입니다. 다섯 분기 연속 적자 뒤 여섯 번째 분기에 흑자가 나왔습니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2026년 연간 매출 3,832억원, 영업이익 59억원, 순이익 22억원을 봅니다.

바뀐 자리는 매출총이익률입니다. 원재료인 알루미늄 지금 가격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반기보고서에 적힌 Primary Aluminium 평균 가격은 톤당 2,418.8달러(2024년), 2,630.1달러(2025년), 3,385.56달러(2026년 반기)입니다. 반기 평균이 전년 대비 28.7% 상승했습니다. 원가가 오르는데도 마진이 좋아진 것은 판매단가가 더 올랐기 때문입니다. AL-FOIL 단가는 내수 기준 7,195원, 7,759원, 8,369원, 수출 기준 8,079원, 8,491원, 9,544원으로 함께 올랐습니다.

그런데 반기에 현금은 331억이 나갔습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 주요 항목 (단위: 억원)
항목 금액
반기순손실 -52.3
현금 유출이 없는 비용 가산(감가상각비 등) +124.8
현금 유입이 없는 수익 차감 -18.0
재고자산 증가 -402.4
매출채권 증가 -176.1
기타금융자산(유동) 증가 -158.5
매입채무 증가 +170.0
기타금융부채 증가 +222.0
영업활동현금흐름 합계 -330.8

가장 큰 항목은 재고자산입니다. 2025년 말 878.7억원이던 재고가 2026년 6월 말 1,287.7억원이 됐습니다. 반년 만에 409억원, 46.6% 늘었습니다. 매출채권도 378.1억원에서 561.1억원으로 183억원 늘었습니다. 두 항목만 592억원이 운전자본에 잠겼습니다.

매출이 43.8% 늘어나는 분기에 재고와 매출채권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문제는 이 회사의 현금 잔액입니다. 2026년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6억 8,484만원입니다. 시가총액 9,740억원짜리 회사가 통장에 17억원을 두고 있습니다. 유동성 여유는 기타금융자산 176.6억원과 매출채권 회수로 만들어야 하고, 부족분은 차입으로 메웁니다. 반기 중 차입금이 1,953억원에서 2,299억원으로 346억원 늘어난 것이 그 결과입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2025년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5.3억원이었습니다. 올해는 마이너스 330.8억원입니다. 흑자로 돌아선 분기와 현금이 가장 많이 빠진 반기가 같은 기간입니다.

전환사채 100억이 1월에 전부 주식이 됐습니다

2026년 1월 27일에 전환청구권행사 공시가 접수됐습니다. 2023년 1월 12일에 발행을 결정한 제1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100억원 전액이 주식으로 바뀌는 내용입니다.

2026년 1월 전환사채 전환 내역 (출처: 2026년 1월 27일 전환청구권행사 공시)
항목 내용
사채 종류 제1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 결정 2023년 1월 12일
청구 금액 100억원(권면총액 전액)
전환가액 24,299원
발행 주식수 411,539주 (기존 발행주식의 2.80%)
청구일 / 상장일 2026년 1월 26일 / 2026년 2월 20일
미전환 잔액 0원

전환가액 24,299원은 8월 27일 종가 64,400원의 37.7%입니다. 100억원을 빌려줬던 투자자가 받아 간 411,539주는 그 종가로 265억원어치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갚아야 할 사채 100억원이 사라지고 자본이 그만큼 늘었습니다. 실제로 재무상태표에서 2025년 말 비유동부채에 있던 사채 90.8억원이 2026년 6월 말에는 0원이고, 자본금은 73.6억원에서 75.6억원으로, 기타불입자본은 1,217.2억원에서 1,306.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 수가 14,711,916주에서 15,123,455주로 2.80% 늘어난 희석입니다. 다만 미전환 잔액이 0이므로 이 경로로 나올 추가 물량은 없습니다.

가동률은 압연 70.2%, 가공 85.7%입니다

삼아알미늄 2026년 상반기 생산 현황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
사업부문 생산능력 생산실적 가동시간 기준 가동률
압연(알루미늄박) 16,800M/T 11,534M/T 70.2%
가공(접착박지) 100,000km 59,941km 85.7%
전체 - - 78.0%

압연부문 생산실적 11,534톤은 반기 숫자입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3,068톤이고, 2025년 연간 15,457톤보다 49.2% 많습니다. 2024년은 16,482톤이었습니다. 설비를 놀리다가 다시 돌리기 시작한 국면입니다.

다만 가동률은 아직 70.2%입니다. 4년 동안 2,349억원을 넣어 만든 설비가 아직 3할 가까이 비어 있다는 뜻이고, 이 여유가 채워질수록 고정비가 분산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더 올라갈 여지가 생깁니다. 2분기 7.84%라는 숫자가 앞으로 어디까지 가느냐가 이 회사의 손익을 결정합니다.

삼아알미늄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입니다. 하루 등락폭이 10~20%대로 반복되는 구간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PBR 4.35배는 적자를 낸 회사의 순자산 기준입니다

2026년 8월 27일 종가 64,400원 기준 밸류에이션
지표 계산 근거
시가총액 9,740억원 15,123,455주 × 64,400원
반기말 자본총계 2,215.6억원 비지배지분 없음
PBR 4.40배 9,740억 ÷ 2,215.6억
PSR(2025년 매출) 3.59배 9,740억 ÷ 2,715억
PSR(2026년 컨센서스) 2.54배 9,740억 ÷ 3,832억
EV/매출(2026년 컨센서스) 3.14배 (시총 + 순차입금 2,282억) ÷ 3,832억
PER(2026년 컨센서스) 435배 64,400원 ÷ EPS 148원
배당수익률 0.04% 25원 ÷ 64,400원

순자산의 4.4배입니다. 4년 누적 순손실이 137억원인 회사에 붙은 값입니다. 증권사가 보는 2026년 순이익 22억원을 그대로 쓰면 PER은 435배가 됩니다. 어떤 이익 지표로도 지금 주가를 설명할 수 없고, 설명되는 것은 오직 앞으로의 물량입니다.

제가 이 표에서 하나 더 짚고 싶은 것은 EV입니다. 시가총액 9,740억원에 순차입금 2,282억원을 더하면 기업가치는 1조 2,022억원입니다. PSR로 보면 2.54배지만 차입금을 넣으면 3.14배가 됩니다. 빚이 많은 회사에서 시가총액만으로 잰 배수는 실제보다 싸게 나옵니다.

비철금속으로 분류되지만 값은 배터리를 따라갑니다

이 종목을 볼 때 흔히 어긋나는 지점을 짚겠습니다. 삼아알미늄의 업종 분류는 비철금속입니다. 그래서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 좋은 회사로 읽히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알루미늄 지금은 이 회사의 원재료이고, LME 시세에 연동해 노벨리스코리아 등에서 사 옵니다. 반기 평균 가격이 28.7% 올랐다는 것은 원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뜻입니다.

이 회사의 손익을 움직이는 것은 알루미늄 시세 자체가 아니라 판매단가와 원재료 가격의 차이, 즉 가공 마진입니다. 2026년 상반기에 매출총이익률이 2.33%에서 5.14%로 오른 것은 판가 인상 폭이 원가 상승 폭을 넘었기 때문이고, 그 판가는 배터리 회사가 얼마나 사 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압연부문 매출의 77.2%가 수출이고 주요 고객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라는 사실이 그 구조를 말해 줍니다.

두 번째로 짚을 것은 회사 이름입니다. 삼아알미늄(006110)은 코스피 상장사이고, 이름이 비슷한 삼아제약(009300)은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그리고 최대주주인 동양알미늄은 일본 회사이지 국내에 상장돼 있지 않습니다. 종목코드로 확인하지 않으면 다른 회사의 실적을 이 회사 것으로 읽게 됩니다.

세 번째는 매출 구성입니다. 이 회사를 순수한 2차전지 소재주로만 보면 매출의 19.41%를 차지하는 메모리 유통 부문이 빠집니다. 그 부문은 배터리 업황이 아니라 낸드 가격과 소비자 수요를 따라갑니다. 반대로 배터리만 좋아져도 나머지 38%는 그대로입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 3분기 매출총이익률 — 2분기 7.84%가 유지되는지가 흑자의 지속 여부를 결정합니다. 원재료 톤당 3,385달러가 더 오르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 상반기에 330.8억원이 나갔습니다. 재고 1,287.7억원이 매출로 바뀌면서 현금이 돌아오는지가 핵심입니다.
  • 차입금 2,299억원 — 자본총계 2,215.6억원보다 많습니다. 유동성 차입금이 1,070.7억원이니 1년 안에 갚거나 차환해야 하는 금액이 그만큼입니다.
  • 압연부문 가동률 — 지금 70.2%입니다. 이 숫자가 올라가면 고정비가 분산되고, 제자리면 4년간 넣은 2,349억원의 회수 시점이 뒤로 밀립니다.
  •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발주 — 5개 매출처가 반기 매출의 48.1%입니다. 고객 집중도가 높은 만큼 한 곳의 발주 변화가 곧바로 분기 실적에 나타납니다.
  • 전자부품판매 부문 단가 — USB 등 내수 단가가 2년에 3.1배가 됐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꺾이면 매출의 19.41%가 같이 흔들립니다.

세 갈래로 나눠 보면 이렇게 됩니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는 2분기 매출 969억원과 이익률 7.84%가 3분기에도 이어지는 그림입니다. 컨센서스인 연간 매출 3,832억원과 영업이익 59억원을 넘기면 4년 만의 연간 흑자가 확정됩니다. 가동률이 80%대로 올라가면서 재고가 매출로 바뀌면 현금흐름도 플러스로 돌아섭니다. 이 경로에서는 지금의 PBR 4.4배가 사후적으로 설명됩니다.

중간은 이익률은 지키되 현금이 계속 잠기는 경우입니다. 매출이 늘수록 재고와 매출채권이 함께 늘어나면 차입금이 더 늘어납니다. 이미 유동성 차입금이 1,071억원이고 현금은 17억원입니다. 이 조합에서는 실적이 좋아져도 재무 부담이 먼저 눈에 띄게 됩니다.

나쁜 쪽은 2분기가 한 분기짜리 반등에 그치는 경우입니다. 2025년에도 분기마다 적자 폭이 달랐고 4분기에는 75억원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회사는 하루에 12% 빠지고 다음 날 22% 오르는 종목이며, 5월 14일 104,600원에서 8월 27일 64,400원까지 38.4% 내려온 자리에 있습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진폭이 아래쪽으로도 똑같이 열립니다.

제가 이 회사에서 본 것

삼아알미늄은 4년 동안 설비에 2,349억원을 넣었고, 그동안 잉여현금흐름은 2,338억원 마이너스였습니다. 두 숫자가 거의 같은 크기입니다. 번 돈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라 빌려서 투자했고, 그래서 이자발생부채가 1,007억원에서 2,348억원이 됐습니다. 2026년 2분기에 드디어 그 설비에서 영업이익 17억원이 나왔습니다.

제조업의 투자 사이클은 언제나 이런 순서입니다. 먼저 돈이 나가고, 몇 년 뒤에 돌아옵니다. 문제는 그 사이의 시간을 버틸 수 있느냐이고, 이 회사는 통장에 17억원을 두고 차입금 2,299억원을 굴리면서 그 구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고객이 주주로 들어와 있고 일본 모회사가 24.29%를 쥐고 있다는 구조는 그 버티기에 도움이 되는 조건입니다.

지금 주가는 순자산의 4.4배입니다. 그 값은 2026년 2분기의 17억원이 아니라 가동률 70.2%가 채워졌을 때의 숫자를 보고 있습니다. 그 가정이 맞는지는 3분기 보고서의 매출총이익률 한 줄로 확인됩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오른 다른 종목들도 같은 방식으로 뜯어봤습니다.

지표를 처음 보시는 분께는 아래 두 글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데이터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공시 원문, 회사가 공시한 2026년 반기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자료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8월 26일 오후, 휴온스글로벌의 공시함에 여섯 건이 한꺼번에 올라왔습니다. 제목 끝이 전부 같은 두 글자로 끝납니다. 철회입니다. 회사합병 결정 철회, 임시주주총회 소집결의 철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현물배당 계획 안내 철회. 5월 18일에 시작해 석 달 넘게 끌어온 자회사 합병이 그날 접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8월 27일, 이 종목은 시가부터 30,850원으로 출발해 30,900원 상한가로 마쳤습니다. 회사가 하려던 일을 못 하게 됐다고 발표한 다음 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라간 것입니다. 이 어긋남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시가 30,850원, 고가 30,900원, 저가 30,800원입니다

휴온스글로벌(084110·코스닥)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기준
구분 수치 구분 수치
종가 30,900원 전일 종가 23,800원
시가 30,850원 고가 30,900원
저가 30,800원 하루 변동폭 100원
거래량 53,919주 거래대금 17억원
시가총액 3,912억원 상장주식수 12,659,812주
자기주식 452,187주(3.57%) 외국인 비중 7.44%
부채비율 41.4% 업종(WICS) 제약

하루의 모양이 특이합니다. 시가 30,850원은 전일 종가 23,800원보다 29.62% 높습니다. 상한가가 29.83%이니 장이 열리는 순간 이미 가격제한폭 직전이었다는 뜻입니다. 저가 30,800원과 고가 30,900원의 차이는 100원뿐입니다. 하루 종일 위쪽에 붙어 있었습니다.

거래대금은 17억원입니다. 시가총액 3,912억원의 0.43%입니다. 거래량 53,919주는 상장주식수의 0.43%이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57.14%, 자기주식이 3.57%를 차지하니 실질 유통물량 기준으로도 1.1% 남짓입니다. 전날 거래량 30,580주의 1.76배가 오갔을 뿐입니다.

매수세가 몰려 만든 상한가가 아닙니다. 시가부터 상한가 부근에 붙었고 그 위에서 팔려는 물량이 거의 없었던 하루입니다. 시가총액 3,912억원짜리 회사에서 17억원이 돌았습니다.

휴온스글로벌의 공식 심벌과 워드마크입니다. 출처: 휴온스글로벌 공식 홈페이지(huonsglobal.com),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주식회사 휴온스글로벌에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지주회사여서 직접 만드는 제품이 없기 때문에 이 글에는 제품 사진 대신 로고와 주가 차트 두 장만 실었습니다.

이 회사는 약을 만들지 않습니다

휴온스글로벌은 1965년 광명약품공업사로 시작했습니다. 1987년 법인이 됐고 1999년 광명제약, 2003년 주식회사 휴온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2006년 12월 19일 코스닥에 상장했고, 2016년 5월 1일을 분할기준일로 인적분할을 했습니다. 그때 존속회사가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이 됐고, 의약품 사업부문을 떼어 낸 신설회사가 지금의 주식회사 휴온스입니다.

지금 이 회사가 직접 버는 돈은 네 가지입니다. 휴온스 브랜드 상표권 사용수익, 자회사 경영자문 수익, 자회사와 투자회사에서 받는 배당수익, 그리고 임대수익입니다. 약은 자회사가 만듭니다. 반기말 기준 연결 종속회사는 13개이고 그중 4개가 상장회사입니다.

휴온스글로벌 주요 종속회사와 사업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
회사 사업 내용
㈜휴온스 의약품 제조·판매
㈜휴메딕스 히알루론산·PDRN 원료 기반 필러, 관절염치료제, 인공눈물, 화장품
㈜휴엠앤씨 앰플·바이알·카트리지 유리용기, 메이크업 스펀지·퍼프
㈜휴온스바이오파마 보툴리눔 톡신 등 생물학적 제제
㈜휴온스메디텍 의료기기 제조·판매, 감염관리
㈜휴온스엔 기능성 원료 제조·가공

여기서 먼저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코스닥에는 이름이 비슷한 휴온스 계열 상장사가 여럿 있습니다. 휴온스글로벌(084110)은 지주회사이고, 주식회사 휴온스(243070)는 실제로 약을 만드는 자회사이며, 휴메딕스(200670)는 필러와 원료를 만드는 또 다른 자회사입니다. 8월 27일에 상한가로 마친 것은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입니다. 이번 합병의 당사자는 그 아래에 있는 휴온스이고, 휴온스글로벌은 합병 당사자가 아니라 합병 당사자의 주주였습니다. 이 구분이 이 사건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5월 8일 64,800원이 5월 12일 44,050원이 됐습니다

이 종목의 지난 넉 달을 날짜로 늘어놓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그대로 보입니다.

휴온스글로벌 주요 시점의 종가 (출처: 다음 금융, 반기보고서 월별 주가표)
날짜 종가 등락률 거래량 그날 있었던 일
3월 11일 76,700원 - - 52주 최고가
5월 8일 64,800원 - - 5월 최고가
5월 11일 53,300원 -17.7% 378,924주 -
5월 12일 44,050원 -17.4% 473,981주 거래소 조회공시요구(자회사 합병 추진설)
5월 13일 42,400원 -3.7% 328,366주 조회공시 답변 : 미확정
5월 18일 37,850원 0.0% 172,707주 회사합병 결정 공시
5월 29일 31,050원 -5.2% 60,419주 5월 최저가
7월 29일 20,100원 - - 52주 최저가
8월 26일 23,800원 +4.16% 30,580주 합병·주총·현물배당 철회 공시 6건
8월 27일 30,900원 +29.83% 53,919주 공시 없음

5월 11일과 12일 이틀 만에 32.0%가 빠졌습니다. 64,800원이던 주가가 44,050원이 됐습니다. 5월 12일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자회사 합병 추진설'을 이유로 조회공시를 요구한 날입니다. 회사는 다음 날 미확정으로 답했고, 닷새 뒤인 5월 18일에 합병을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흘러내렸습니다. 반기보고서에 실린 월별 주가표를 보면 3월 평균 68,043원, 4월 58,391원, 5월 42,861원, 6월 26,167원입니다. 석 달 사이 평균 가격이 62% 내려갔습니다. 7월 29일에는 20,100원까지 갔습니다. 3월 11일 최고가 76,700원 대비 73.8% 아래입니다.

그리고 8월 26일 철회 공시가 나온 다음 날 30,900원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래도 5월 8일 64,800원의 47.7%에 지나지 않습니다.

합병의 내용은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를 흡수하는 것이었습니다

반기보고서 'XI.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의 첫 표에 이 사건이 세 줄로 정리돼 있습니다.

공시내용 진행 및 변경사항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 8월 14일 제출)
신고일자 공시 제목 신고 내용 진행 상황
2026.05.18 주요사항보고서(회사합병결정) 자회사 주식회사 휴온스가 주식회사 휴온스랩을 흡수합병 일정 연기
2026.05.28 주주총회소집결의 자회사간 합병에 관한 의결권 행사 결정 주주총회 소집 결의 일정 연기
2026.06.08 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공정공시) 자회사 합병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합병신주 현물배당 계획 안내 일정 연기

구조는 이렇습니다. 상장 자회사인 주식회사 휴온스가 비상장 자회사인 주식회사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합니다. 그러면 휴온스랩 주식을 들고 있던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은 그 대가로 휴온스 신주를 받게 됩니다. 회사는 그 신주를 자기가 갖지 않고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에게 현물로 배당하겠다고 6월 8일에 안내했습니다.

휴온스글로벌 주주 입장에서 보면 이 거래는 두 단계입니다. 첫째, 지주회사가 들고 있던 비상장 자회사 지분이 상장 자회사 주식으로 바뀝니다. 둘째, 그 상장 주식이 주주에게 현물배당으로 내려옵니다. 여기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숫자는 휴온스랩의 몸값입니다.

8월 4일 정정공시에 담긴 일정은 주주확정기준일 7월 30일, 합병반대의사 통지 접수기간 8월 6일부터 8월 20일, 주주총회 8월 21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 8월 21일부터 9월 11일, 합병기일 9월 23일, 신주 상장 예정일 10월 12일이었습니다. 이 일정표가 8월 26일에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주주 한 명이 6월 19일에 위임장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서류는 회사가 낸 것이 아닙니다. 2026년 6월 19일, 이서영이라는 개인 주주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습니다. 소속은 휴온스글로벌주주연대로 적혀 있습니다.

2026년 6월 19일 제출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
항목 내용
권유자 이서영(휴온스글로벌주주연대), 주주
권유자 보유 주식 보통주 2,456주 (0.02%)
특별관계자 보유 보통주 108,273주 (0.86%)
주주총회 소집공고일 2026년 6월 18일
권유 기간 2026년 6월 24일 ~ 7월 3일
주주총회일 2026년 7월 3일
피권유자 2026년 6월 12일 기준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전원
권유 취지 제1호·제2호 의안에 모두 '반대'
전자위임장 삼성증권 전자투표 시스템, 2026년 6월 23일 ~ 7월 2일

보유 주식은 2,456주, 지분율 0.02%입니다. 특별관계자를 다 합쳐도 0.88%입니다. 이 사람이 발행주식의 1%도 안 되는 지분으로 주주명부에 있는 전원에게 반대 위임장을 요청했습니다.

참고서류에 적힌 반대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중복상장 규제를 피하기 위해 비상장사를 상장 계열사에 흡수합병시키는 방식으로 사실상 우회상장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둘째, 휴온스랩이 이 합병에서 SC 전환 플랫폼을 근거로 약 1,29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같은 SC 전환 플랫폼을 가진 상장사 알테오젠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급인 약 17조원, 미국 나스닥 상장사 할로자임은 원화 약 12조원 규모라는 대비입니다. 셋째, 합병 발표에 앞서 2025년 12월에 회장이 보유하던 휴온스 주식 전량이 자녀에게 증여됐다는 사실을 들어 승계 과정에서 특정 주주에게 유리한 결과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입니다. 넷째, 지주회사 소액주주는 법적 합병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주식매수청구권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된다는 점입니다.

네 번째가 이 사건의 구조적 핵심입니다. 합병 당사자는 휴온스와 휴온스랩입니다. 휴온스글로벌 주주는 그 합병에 반대해도 회사에 주식을 되사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습니다. 반대할 방법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바꾸는 것뿐이었고, 그래서 위임장을 모은 것입니다.

7월 3일로 잡혀 있던 임시주주총회는 열리지 않고 연기됐습니다. 8월 4일 정정으로 8월 21일로 다시 잡혔다가, 8월 26일에 소집결의 자체가 철회됐습니다.

8월 26일 하루에 올라온 여섯 건

2026년 8월 26일 접수된 휴온스글로벌 공시
공시 제목
기타주요경영사항 (자회사의 주요경영사항) (회사합병 결정 및 임시주주총회 소집결의 철회)
[기재정정]주요사항보고서(회사합병결정) (자회사의 주요경영사항) (철회)
기타주요경영사항 (임시주주총회 소집결의 철회)
[기재정정]주주총회소집결의 (임시주주총회-철회)
[기재정정]주주총회소집공고
[기재정정]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공정공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현물배당 계획 안내-철회)

여섯 건이 서로 얽혀 있습니다. 합병을 접었으니 그 합병을 승인받으려던 주주총회가 필요 없어지고, 합병으로 받을 신주가 없으니 그것을 나눠 주겠다는 현물배당 계획도 사라집니다. 5월 18일부터 쌓아 올린 구조가 하루 만에 원위치로 돌아갔습니다.

8월 26일 그날 주가는 23,800원으로 4.16% 올랐고 거래량은 30,580주였습니다. 장중 고가는 24,200원입니다. 상한가는 다음 날에 나왔습니다. 8월 27일에는 이 회사가 낸 공시가 한 건도 없습니다. 즉 8월 27일의 상한가는 전날 나온 철회 공시에 대한 반응이고, 시가부터 30,850원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이 그 시간 순서를 뒷받침합니다.

현물배당이 없어진 것을 시장이 호재로 읽은 이유

여기서 한 번 멈춰야 합니다. 회사가 6월 8일에 안내한 것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현물배당 계획'이었습니다. 이름만 보면 주주에게 좋은 일입니다. 그것이 철회됐는데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습니다.

답은 현물배당의 재료가 무엇이었는지에 있습니다. 배당으로 나눠 줄 예정이던 것은 회사가 벌어들인 현금이 아니라, 휴온스랩을 넘기고 받게 될 휴온스 신주였습니다. 그 신주의 개수는 휴온스랩의 몸값으로 정해집니다. 위임장을 모은 주주가 문제 삼은 것이 바로 그 몸값이었습니다. 1,290억원으로 매긴 값이 낮다고 보면, 지주회사는 자산을 싸게 넘기고 그만큼 적은 신주를 받아 나눠 주는 셈이 됩니다. 현물배당이라는 포장을 걷어 내면 남는 것은 교환 비율 문제입니다.

실제 주가가 그 판단을 이미 내려 놓았습니다. 5월 11일과 12일 이틀에 32.0%, 5월 8일부터 7월 29일까지 69.0%가 빠졌습니다. 시장이 이 거래를 지주회사 주주에게 유리하다고 봤다면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거래가 없어진 다음 날 되돌림이 나온 것은 그 앞의 하락과 정확히 짝을 이룹니다.

같은 반기에 영업이익은 43.6% 줄었습니다

휴온스글로벌 연결 손익 (단위: 억원, 반기보고서 3개월·누적 컬럼에서 직접 계산)
항목 2025년 상반기 2026년 상반기 2025년 2분기 2026년 2분기
영업수익 4,118 4,111 2,127 2,141
영업이익 508 287 253 195
영업이익률 12.34% 6.97% 11.88% 9.11%
금융비용 115 221 60 163
세전이익 511 237 213 50
연결 순이익 376 152 115 -3
지배주주 순이익 116 53 4 -8
기본주당이익 951원 436원 33원 -64원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4,118억원에서 4,111억원으로 제자리입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508억원에서 287억원으로 43.6% 줄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12.34%에서 6.97%가 됐습니다.

더 아래를 보면 금융비용이 115억원에서 221억원으로 92.5% 늘었습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60억원이 163억원이 됐습니다. 영업이익 감소와 금융비용 증가가 겹쳐 2026년 2분기 지배주주 순손익은 마이너스 7억 7,694만원입니다. 주당으로는 마이너스 64원입니다.

합병을 철회한 회사의 직전 분기 성적표가 이렇습니다. 8월 27일의 상한가가 실적을 보고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 표로 충분히 확인됩니다.

4년 실적은 완만하게 좋아졌고 지배주주 몫만 제자리입니다

휴온스글로벌 4개년 연결 실적 (단위: 억원, 출처: 와이즈리포트·반기보고서)
항목 2022 2023 2024 2025 2026년 상반기
매출액 6,644 7,584 8,135 8,475 4,111
영업이익 865 1,140 970 906 287
연결 순이익 -335 926 671 818 152
지배주주 순이익 -603 384 258 288 53
비지배지분 순이익 268 542 413 530 99
영업이익률 13.02% 15.02% 11.92% 10.69% 6.97%
부채비율 58.18% 44.72% 45.82% 42.95% 41.4%
주당배당금 500원 525원 525원 880원 -

매출은 4년 동안 6,644억원에서 8,475억원으로 27.6%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140억원이 정점이고 그 뒤 두 해 연속 줄었습니다. 부채비율은 40%대로 낮고 배당은 2025년에 주당 880원으로 올렸습니다.

이 표에서 제가 눈여겨보는 줄은 마지막에서 세 번째입니다. 2025년 연결 순이익 818억원 중 지배주주 몫은 288억원이고 나머지 530억원이 비지배지분입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100%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은 그 자회사의 다른 주주들 몫이고, 휴온스글로벌 주주에게 오는 것은 지분율만큼입니다.

PBR 0.69배가 싸 보이는 이유는 분모에 있습니다

2026년 8월 27일 종가 30,900원 기준 밸류에이션
지표 계산 근거
시가총액 3,912억원 12,659,812주 × 30,900원
연결 자본총계 1조 883억원 2026년 6월 말
지배주주지분 5,541억원 전체 자본의 50.9%
비지배지분 5,343억원 전체 자본의 49.1%
시총 ÷ 연결 자본총계 0.36배 3,912억 ÷ 1조 883억
시총 ÷ 지배주주지분 0.71배 3,912억 ÷ 5,541억
PER(2025년 실적) 13.1배 30,900원 ÷ EPS 2,362원
PER(상반기 연율화) 35.4배 30,900원 ÷ (436원 × 2)
배당수익률 2.85% 880원 ÷ 30,900원

연결 자본총계 1조 883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5,343억원이 비지배지분입니다. 그래서 시가총액을 연결 자본으로 나누면 0.36배라는 아주 낮은 값이 나오고, 지배주주지분으로 나누면 0.71배가 됩니다. 지주회사의 PBR을 볼 때 연결 자본총계를 그대로 분모로 쓰면 실제보다 두 배 싸 보입니다.

PER도 어느 이익을 쓰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2025년 지배주주 순이익 288억원 기준으로는 13.1배이고, 2026년 상반기 실적을 그대로 두 배 한 값으로 계산하면 35.4배입니다.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 동기의 절반 아래로 줄었기 때문에 벌어지는 차이입니다.

재무 구조 자체는 여유가 있습니다. 부채비율 41.4%, 현금및현금성자산 1,902억원에 유동성금융자산 726억원을 더하면 2,628억원입니다. 시가총액의 67%가 현금성 자산입니다. 반면 반기 금융비용이 221억원까지 올라온 점은 같이 봐야 합니다.

휴온스글로벌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입니다. 7월 29일 52주 최저가 20,100원을 찍은 뒤 8월 27일 30,900원까지 올라온 구간이 나타납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합병이 철회됐다는 것과 사라졌다는 것은 다릅니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짚겠습니다. 8월 26일 공시는 '철회'입니다. 회사가 이 거래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아닙니다. 결의를 거두어들인 것이고, 같은 취지의 거래를 조건을 바꿔 다시 결의하는 것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실제로 이 건은 5월 18일 최초 공시 이후 5월 27일, 5월 28일, 6월 4일, 8월 4일까지 네 차례 정정을 거치며 일정이 계속 미뤄졌습니다. 8월 26일은 그 흐름의 다섯 번째 변경이고, 마지막이라는 근거는 공시 어디에도 없습니다.

두 번째로 짚을 것은 이름입니다. 휴온스글로벌, 휴온스, 휴메딕스, 휴엠앤씨, 팬젠이 모두 코스닥에 따로 상장돼 있습니다. 뉴스에서 '휴온스'라고만 쓰면 어느 회사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번 합병에서 흡수하는 쪽은 주식회사 휴온스(243070)이고, 흡수되는 휴온스랩은 비상장이며, 8월 27일에 상한가로 마친 것은 그 위에 있는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084110)입니다. 종목코드를 확인하지 않으면 다른 회사의 실적을 이 회사 것으로 읽게 됩니다.

세 번째는 상한가라는 결과입니다. 이날 오간 돈은 17억원이고 시가총액의 0.43%입니다. 같은 날 대한광통신은 4,028억원으로 10.07%가 올랐습니다. 237배 차이 나는 돈으로 세 배 가까운 등락률이 만들어졌습니다. 상한가는 가격이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말해 줄 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가격에 동의했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이 종목은 앞으로 무엇을 보느냐가 비교적 분명합니다.

  • 합병 재추진 여부 — 철회는 취소가 아닙니다. 조건을 바꾼 새 결의가 나오는지, 나온다면 휴온스랩의 기업가치가 1,290억원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전부입니다.
  • 휴온스랩의 향후 처리 — 합병이 아니면 별도 상장이나 외부 투자 유치 같은 다른 경로가 남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주회사가 받는 대가가 이번 1,290억원보다 큰지 작은지로 판단이 갈립니다.
  • 3분기 금융비용 — 반기에 221억원으로 전년의 1.9배가 됐습니다. 이 항목이 2분기 지배주주 적자를 만든 직접 원인입니다.
  • 3분기 영업이익률 — 2분기 9.11%가 회복되는지, 아니면 상반기 6.97%가 새 기준선인지를 봅니다.
  • 자기주식 452,187주의 처리 — 발행주식의 3.57%입니다. 소각인지 처분인지에 따라 유통물량이 달라집니다.
  • 분기배당 — 8월 11일에 2분기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2025년 연간 주당 880원이 유지되는지가 배당 관점의 확인 항목입니다.

세 갈래로 나눠 보면 이렇게 됩니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는 회사가 합병 구조를 다시 짜면서 휴온스랩의 가치를 시장이 납득할 수준으로 다시 매기는 그림입니다. 그러면 지주회사가 받는 신주가 늘어나고 현물배당의 실질도 커집니다. 이 경로에서는 5월부터 붙어 있던 할인 요인이 걷힙니다.

중간은 아무것도 다시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합병이 없으면 휴온스랩은 그대로 비상장 자회사로 남고, 지주회사 주가는 다시 자회사 지분가치와 실적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런데 그 실적이 지금 상반기 영업이익 43.6% 감소, 2분기 지배주주 적자입니다. 8월 27일의 되돌림이 여기서 멈출 가능성이 있는 경로입니다.

나쁜 쪽은 같은 논란이 형태만 바꿔 다시 나오는 경우입니다. 반기보고서에는 지주회사가 자회사 전환상환우선주 투자자에게 주식매수 의무를 지고 있다는 내용과, 하나은행 차입금 일부가 휴온스바이오파마 주식 바이백 대금 조달 목적이라는 특약이 적혀 있습니다. 지배구조를 다시 짜는 과정에서 지주회사 주주가 또 한 번 뒤로 밀리는 구조가 나오면 5월의 하락이 반복됩니다.

제가 이 사건에서 본 것

0.02%를 가진 주주가 낸 서류 한 장이 석 달 뒤 여섯 건의 철회 공시로 이어졌습니다. 그 사이에 회사와 주주 사이에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는 공시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남아 있는 것은 날짜와 제목입니다. 6월 19일에 반대 위임장 권유가 접수됐고, 7월 3일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았고, 8월 21일로 다시 잡혔다가, 8월 26일에 전부 철회됐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습니다. 이 되돌림은 5월 8일 64,800원에서 7월 29일 20,100원까지 69% 빠진 구간의 일부를 되찾은 것이고, 지금 가격은 여전히 5월 초의 절반이 안 됩니다. 거래대금 17억원은 그 되돌림이 아직 얇은 물량 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주회사 주식을 볼 때 제가 늘 확인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연결 자본 중 얼마가 내 몫인지, 그리고 자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에 내가 표를 던질 수 있는지입니다. 이 회사는 앞의 답이 50.9%였고, 뒤의 답은 이번에 주주들이 직접 만들어 냈습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오른 다른 종목들도 같은 방식으로 뜯어봤습니다.

지표를 처음 보시는 분께는 아래 두 글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데이터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공시 원문, 회사가 공시한 2026년 반기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자료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8월 27일 목요일 코스닥에서 벡트가 27.64% 올라 5,010원으로 마쳤습니다. 그날 이 회사가 낸 공시는 한 건도 없습니다. 그런데 3주 전 공시함에 올라온 서류 두 장을 펴 보면 이 회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가 그대로 나옵니다. 창업자가 지분 전부를 주당 2,500원에 넘기는 계약과, 신주 367만 주를 83억원에 받아 가겠다는 법인 한 곳입니다.

그 법인의 이름은 주식회사 블랙스톤홀딩스입니다. 2025년 결산 기준 자산총계 19억 9,900만원, 부채총계 29억 4,100만원, 자본총계 마이너스 9억 4,300만원입니다. 자본금은 1,000만원이고 매출은 2억원입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회사가 83억 5,011만원을 내고 벡트의 최대 지분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거래대금 18억원으로 만든 27%입니다

벡트(457600·코스닥)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기준
구분 수치 구분 수치
종가 5,010원 전일 종가 3,925원
시가 4,195원 고가 5,070원
저가 4,015원 고가 대비 종가 -1.18%
거래량 385,979주 거래대금 18억원
시가총액 686.7억원 상장주식수 13,707,500주
자기주식 0주 액면가 100원
외국인 비중 3.24% 업종(WICS) 교육서비스

거래대금 18억원은 시가총액 686.7억원의 2.6%입니다. 거래량 385,979주는 상장주식수의 2.82%이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64.30%를 들고 있으니 실질 유통물량 기준으로도 7.9% 정도입니다. 시가총액의 40분의 1에 못 미치는 돈으로 하루에 27.64%가 만들어졌습니다.

거래대금 18억원을 거래량 385,979주로 나누면 평균 체결단가가 약 4,663원입니다. 종가 5,010원보다 347원 낮습니다. 시가 4,195원에서 출발해 장 후반으로 갈수록 위로 붙었다는 뜻이고, 장중 고가 5,070원과 종가의 차이는 1.18%뿐입니다.

사흘 전에 52주 최고가를 찍고 이틀 동안 밀렸던 자리입니다

벡트 최근 6거래일 (출처: 다음 금융)
날짜 종가 등락률 거래량 거래대금
8월 20일 4,785원 +4.36% 140,949주 7억원
8월 21일 4,910원 +2.61% 291,377주 14억원
8월 24일 4,670원 -4.89% 232,224주 11억원
8월 25일 3,980원 -14.78% 480,714주 20억원
8월 26일 3,925원 -1.38% 143,279주 6억원
8월 27일 5,010원 +27.64% 385,979주 18억원

8월 24일 장중 5,100원이 이 종목의 52주 최고가입니다. 그날은 오히려 4.89% 하락으로 마쳤고, 다음 날 14.78%, 그다음 날 1.38%가 더 빠졌습니다. 이틀 만에 고점 대비 23% 아래로 내려간 뒤 8월 27일에 5,010원까지 되돌아온 것입니다. 8월 27일 종가는 사흘 전 최고가의 98.2%입니다.

더 멀리 보면 6월 1일 저점이 1,401원입니다. 세 달이 안 되는 사이에 3.6배가 됐습니다. 2024년 12월 16일에 상장한 회사이니 아직 상장 두 해째입니다.

벡트의 공식 워드마크입니다. 영문 사명은 VECT Co., Ltd.이며 2022년 8월까지의 사명은 유환아이텍이었습니다. 출처: 벡트 공식 홈페이지(vect.co.kr),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주식회사 벡트에 있습니다.

업종은 교육서비스인데 실제로 파는 것은 디스플레이입니다

포털이 이 종목에 붙여 놓은 업종 분류는 '교육서비스'입니다. 그 이름만 보면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 회사를 떠올리게 됩니다. 반기보고서를 열면 전혀 다른 회사가 나옵니다.

벡트는 2006년 3월 30일에 설립된 디지털 사이니지 회사입니다. 전자칠판, 전자교탁, LED 전광판, 프로젝터를 만들고 팔고 설치합니다. 파나소닉 프로젝터 한국 총판과 카시오 공식 수입원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UIT와 ESOL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전자칠판을 생산합니다. 본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벡트빌딩이고, 자회사로 이솔정보통신 한 곳을 연결에 담고 있습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네트워크로 원격 제어되는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영상과 정보를 보여 주는 장치를 통칭합니다. 지하철역 안내 화면, 건물 외벽의 대형 LED, 교실 앞의 전자칠판이 전부 여기에 들어갑니다. 벡트가 교육 분야에 강한 것은 매출처가 학교와 조달청이기 때문이지 교육 서비스를 파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 구성을 보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벡트 2026년 상반기 제품 매출 구성 (단위: 백만원, 연결 기준 제품 매출)
제품 매출액 비중
전자칠판(UIT·ESOL 8종) 7,823 70.94%
전자교탁(8종) 1,347 12.21%
기상·안내 전광판 638 5.79%
수업녹화 시스템 116 1.05%
영상정보 디스플레이 88 0.80%
기타(스탠드·운용 PC 등) 1,383 9.21%
제품 매출 합계 11,028 100%

여기에 상품으로 파는 프로젝터 매출 83.3억원이 별도로 붙습니다. 반기 연결매출 217.5억원 중 제품이 110.3억원, 프로젝터를 포함한 상품이 나머지를 채웁니다. 매출의 90% 이상이 화면을 파는 사업이라는 뜻입니다.

벡트의 전자칠판과 전자교탁이 설치된 교실 이미지입니다. 실제 촬영 사진이 아니라 회사가 제작한 설명용 렌더링 이미지입니다. 출처: 벡트 공식 홈페이지 사업소개 페이지, 2026년 8월 28일 확인. 이미지 권리는 주식회사 벡트에 있습니다.

86인치 전자칠판 값이 3년 만에 28% 떨어졌습니다

이 회사의 실적을 이해하려면 반기보고서에 실린 가격표를 봐야 합니다. 회사는 그 표 위에 직접 이렇게 적었습니다. "시장 내 업체들 간 경쟁심화 및 생산 효율성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등으로 교육용 디지털사이니지 제품인 전자칠판과 전자교탁의 평균가격은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있습니다."

벡트 주요 제품 평균 판매단가 추이 (단위: 천원,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
제품 2023년 2024년 2025년 2026년 반기 3년 변화
전자칠판 98인치 10,168 10,279 9,516 6,614 -34.9%
전자칠판 86인치 5,294 5,142 4,890 3,800 -28.2%
전자칠판 75인치 4,189 3,972 3,960 2,953 -29.5%
전자교탁 UIT-D 1,852 2,473 2,924 2,653 +43.3%

매출의 71%를 차지하는 전자칠판 세 규격이 3년 동안 28~35% 내렸습니다. 교육부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정책으로 전자칠판 예산 자체는 늘었는데 값은 계속 빠졌습니다. 수요가 있는 시장에 업체가 몰리면 벌어지는 일이고, 이 표는 그 결과를 회사가 직접 숫자로 적어 놓은 것입니다.

매출 흐름이 그대로 따라갑니다. 전자칠판 매출은 2023년 295.1억원, 2024년 273.8억원, 2025년 150.0억원, 2026년 상반기 78.3억원입니다. 프로젝터는 206.7억원, 225.8억원, 162.2억원, 반기 83.3억원입니다. 두 축이 같이 줄었습니다.

4년 실적표를 보면 방향이 한 줄로 정리됩니다

벡트 연결 실적 추이 (단위: 억원, 2026년은 상반기 실적과 연간 컨센서스)
항목 2022 2023 2024 2025 2026년 상반기 2026(E)
매출액 443 689 647 445 218 559
영업이익 24 40 -13 -34 -24 1
지배주주 순이익 12 20 -18 -46 -19 -4
영업이익률 5.32% 5.84% -1.99% -7.70% -10.85% 0.18%
자본총계 73 130 238 185 161 -
이자발생부채 164 250 227 176 166 -

2023년에 매출 689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냈던 회사입니다. 그 뒤 2년 만에 매출이 445억원으로 35% 줄었고 영업이익은 34억원 적자가 됐습니다. 상장은 실적이 꺾이기 시작한 2024년 12월에 했습니다.

2026년 상반기는 매출 2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275.4억원 대비 21.0% 줄었고 영업손실은 23.6억원입니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연간 매출 559억원에 영업이익 1억원을 봅니다. 상반기에 이미 24억원 적자를 낸 회사가 연간으로 영업흑자를 내려면 하반기에 25억원을 벌어야 합니다.

2분기 매출이 1분기의 39%밖에 안 됩니다

벡트 분기별 연결 손익 (단위: 억원, 반기보고서 3개월·누적 컬럼에서 직접 계산)
항목 2025년 상반기 2026년 상반기 2026년 1분기 2026년 2분기
매출액 275.4 217.5 156.9 60.6
매출총이익 110.8 58.6 43.5 15.1
매출총이익률 40.22% 26.95% 27.72% 24.99%
판매비와관리비 125.5 82.2 49.9 32.3
영업손익 -14.7 -23.6 -6.5 -17.1
지배주주 순손익 -16.0 -19.3 -5.8 -13.5

이 표에서 눈에 걸리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2분기 매출 60.6억원이 1분기 156.9억원의 38.6%뿐이라는 점입니다. 학교와 조달청이 주요 고객인 회사이니 예산 집행 시기에 따라 분기가 크게 흔들립니다. 다만 2025년 2분기 매출도 72.2억원이었으니 올해 2분기는 그보다도 16.0% 적습니다.

다른 하나는 매출총이익률입니다. 2025년 상반기 40.22%가 2026년 상반기 26.95%가 됐습니다. 13.3%포인트가 사라졌습니다. 판관비는 125.5억원에서 82.2억원으로 34.5% 줄여 냈는데도 영업손실이 14.7억원에서 23.6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비용을 43억원 깎았지만 매출총이익이 52억원 줄어 그것을 다 못 메웠다는 뜻입니다.

앞에서 본 단가표가 이 한 줄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제품 값이 30% 가까이 빠지는데 원가는 그만큼 빠지지 않으면 이익률이 저렇게 무너집니다.

이익잉여금은 84억에서 19억이 됐습니다

벡트 연결 재무상태 (단위: 억원)
항목 2024년 말 2025년 말 2026년 6월 말
자산총계 518.3 400.4 368.9
부채총계 280.5 215.3 208.3
자본총계 237.9 185.1 160.7
자본금 13.7 13.7 13.7
자본잉여금 129.0 129.0 129.0
이익잉여금 84.4 37.7 18.6
비지배지분 10.8 4.7 -0.6
재고자산 135.3 134.2 125.5

1년 반 사이 이익잉여금이 84.4억원에서 18.6억원으로 줄었습니다. 65.8억원이 손실로 빠져나갔습니다. 지금 속도라면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넘어가는 지점이 멀지 않습니다. 자본총계도 237.9억원에서 160.7억원이 됐습니다.

자회사 이솔정보통신 몫인 비지배지분은 마이너스로 넘어갔습니다. 2024년 말 10.8억원이던 것이 2026년 6월 말 마이너스 0.6억원입니다. 이 자회사는 2022년 4월에 인수한 곳이고, 반기 순손실 5.4억원 중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차입금은 단기 98.0억원, 유동성장기 62.0억원, 장기 6.0억원으로 합계 166.0억원입니다. 자본총계 160.7억원보다 많습니다. 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4억원으로, 전년 동기 플러스 46.9억원에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이 회사가 지금 외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창업자가 지분 전부를 주당 2,500원에 넘깁니다

2026년 8월 6일, 벡트의 최대주주 유창수 대표와 특수관계인 3인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반기보고서 '작성기준일 이후 발생한 주요사항'에 계약 내용이 표로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2026년 8월 6일 체결된 주식양수도계약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8월 6일 공시)
구분 내용
매도인 유창수 8,451,533주 · 정혜진 300,000주 · 유지인 25,000주 · 유지후 25,000주
매매 대상 합계 8,801,533주 (상장주식의 64.21%)
주당 가격 2,500원
매매대금 220억 383만 2,500원
매수인 1 케이비엔홀딩스 주식회사 2,601,533주(18.98%)
매수인 2 선에셋투자1호조합 2,200,000주(16.05%)
매수인 3 카이로노스투자조합1호 2,000,000주(14.59%)
매수인 4 인터페이스홀딩스제1호투자조합 2,000,000주(14.59%)
계약금 지급 2026년 8월 6일
잔금 지급·주식 이전 2026년 9월 18일

주당 2,500원입니다. 8월 27일 종가 5,010원은 그 2.004배입니다. 계약 체결일인 8월 6일 시장 가격이 얼마였든, 지금 시장에서 붙은 값은 인수자들이 치르기로 한 값의 두 배라는 뜻입니다.

매수인이 네 곳으로 쪼개져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18.98%, 16.05%, 14.59%, 14.59%. 어느 한 곳도 20%를 넘지 않습니다. 창업자 한 사람이 61.66%를 쥐고 있던 회사가 네 개의 법인과 조합이 비슷한 지분을 나눠 갖는 회사로 바뀌는 것입니다.

유창수 대표는 2006년 이 회사를 세운 사람입니다. 반기보고서에 적힌 경력은 LG전자 해외영업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국내영업부, 미국 유엔 본부 인턴,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미국 옥시덴탈 정치외교학 학사입니다. 2026년 상반기에도 장내에서 주식을 사서 지분을 8,415,000주에서 8,451,533주로 늘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8월에 전량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신주 367만 주를 받아 갈 법인의 자본은 마이너스입니다

같은 시기에 유상증자도 진행 중입니다. 2026년 7월 16일 이사회에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7월 22일과 8월 6일 두 차례 정정공시가 나왔습니다. 그 두 번째 정정에서 배정 대상자가 바뀌었습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배정 대상자 변경 (2026년 8월 6일 정정공시, 단위: 백만원, 2025년 결산 기준)
항목 정정 전 : 아이트로닉스 정정 후 : 블랙스톤홀딩스
출자자 수 3명 3명
대표이사(최대주주) 박찬희 61.95% 이경우 40.00%
자산총계 19,355 1,999
부채총계 5,891 2,941
자본총계 13,464 -943
자본금 173 10
매출액 0 200
당기순손익 906 192

정정 전 배정 대상자였던 아이트로닉스는 자본총계 134.6억원인 회사였습니다. 정정 후 대상자인 블랙스톤홀딩스는 자산 19.99억원에 부채 29.41억원, 자본총계 마이너스 9.43억원입니다. 자산에서 부채를 빼면 정확히 마이너스 9.42억원이 나오니 표의 숫자는 서로 맞아떨어집니다. 자본금 1,000만원, 연매출 2억원짜리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벡트 신주 3,673,610주를 주당 2,273원, 총 83억 5,011만 5,530원에 인수합니다. 납입일은 2026년 9월 28일이고 신주 상장 예정일은 10월 13일입니다. 자금 용도는 전액 운영자금이고, 신주는 상장일로부터 1년간 전량 의무보유에 묶입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조건 (2026년 7월 16일 이사회 결의, 8월 6일 정정)
항목 내용
배정 대상자 주식회사 블랙스톤홀딩스
신주 수 3,673,610주 (보통주)
발행가액 2,273원 (기준주가 2,525원에 할인율 10%)
발행금액 83억 5,011만 5,530원
자금 용도 운영자금 전액
납입일 2026년 9월 28일
신주 상장 예정일 2026년 10월 13일
의무보유 상장일로부터 1년간 전량

희석률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신주 3,673,610주를 기존 발행주식 13,707,500주로 나누면 26.80%입니다. 공시가 흔히 쓰는 '증자 후 총수 대비' 기준으로는 3,673,610을 17,381,110으로 나눈 21.14%가 됩니다. 기존 주주가 체감하는 희석은 앞의 26.80%입니다. 공시에 적힌 비율보다 실제 희석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가 이 분모 차이에 있습니다.

두 거래가 다 끝나면 지분이 다섯 조각으로 갈립니다

양수도와 유상증자가 모두 완료됐을 때의 지분 구조 (총 발행주식 17,381,110주 기준 계산)
주주 주식수 지분율 취득 경로
블랙스톤홀딩스 3,673,610주 21.14% 제3자배정 유상증자 (주당 2,273원)
케이비엔홀딩스 2,601,533주 14.97% 양수도 (주당 2,500원)
선에셋투자1호조합 2,200,000주 12.66% 양수도 (주당 2,500원)
카이로노스투자조합1호 2,000,000주 11.51% 양수도 (주당 2,500원)
인터페이스홀딩스제1호투자조합 2,000,000주 11.51% 양수도 (주당 2,500원)
다섯 곳 합계 12,475,143주 71.77% -
나머지 4,905,967주 28.23% 소액주주 등

이 계산은 두 거래가 공시된 조건 그대로 마무리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입니다. 잔금일이 9월 18일, 증자 납입일이 9월 28일이니 열흘 사이에 지배구조가 완전히 바뀝니다. 그리고 그 결과 최대주주 자리에 앉는 것은 양수도로 지분을 산 네 곳 중 어느 곳도 아니라 유상증자로 신주를 받는 블랙스톤홀딩스입니다.

소액주주는 2025년 말 기준 7,781명이 4,746,931주, 지분율 34.63%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증자가 끝나면 같은 주식 수의 지분율이 27.31%로 내려갑니다.

벡트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입니다. 6월 1일 저점 1,401원에서 8월 24일 장중 5,100원까지 올랐다가 되밀린 구간이 그대로 보입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8월 27일에 회사가 낸 공시는 없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벡트의 2026년 접수 공시를 연초부터 훑었습니다. 8월 27일 자로 접수된 것은 한 건도 없습니다. 8월에 접수된 공시는 8월 6일 최대주주 변경 계약과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 8월 7일 유상증자 정정, 8월 13일 대량보유상황보고서, 8월 14일 반기보고서까지입니다. 그 뒤로 열흘 넘게 새 공시가 없습니다.

업종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8월 27일 코스닥은 1.30% 올랐고 그날 시장을 끌어올린 것은 미국 전력망 관련 전기장비였습니다. 벡트가 속한 WICS 교육서비스는 그 흐름과 무관합니다. 27.64%라는 상승폭을 그날의 새 정보로 설명할 방법을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남는 것은 이미 나와 있는 재료입니다. 9월 18일 잔금과 9월 28일 증자 납입이라는 두 개의 확정 일정이 한 달도 남지 않았고, 그 두 거래의 가격이 각각 2,500원과 2,273원입니다. 지금 시장 가격은 그 두 값의 두 배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거래대금이 18억원뿐이었다는 사실은 이 움직임이 큰돈이 들어와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 줍니다.

블랙스톤홀딩스는 미국 블랙스톤과 다른 회사입니다

이 종목을 보다가 가장 조심해야 할 지점을 짚겠습니다. 배정 대상자 이름인 '주식회사 블랙스톤홀딩스'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Blackstone Inc.)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공시에 적힌 이 회사의 2025년 결산 자산총계는 19억 9,900만원이고 자본금은 1,000만원입니다. 출자자는 3명, 최대주주는 이경우 씨가 40%입니다.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글로벌 운용사가 들어온다고 읽으면 사실과 완전히 어긋납니다. 국내 공시에서 홀딩스라는 단어가 붙은 법인명은 지주회사를 뜻하지도 않고 규모를 보증하지도 않습니다. 판단의 근거는 이름이 아니라 공시에 첨부된 재무 숫자입니다. 그 숫자가 자산 19.99억원, 부채 29.41억원, 자본 마이너스 9.43억원입니다.

두 번째로 짚을 것은 업종 이름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이 회사는 교육 서비스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교실과 공공기관에 화면을 파는 제조·유통 회사입니다. 실적을 움직이는 변수는 학원 수강생 수가 아니라 전자칠판 단가와 조달청 예산입니다. 업종명으로 종목을 묶어 사고파는 방식이 이 종목에서는 특히 잘 안 맞습니다.

같은 종가로 계산한 밸류에이션

2026년 8월 27일 종가 5,010원 기준
지표 계산 근거
시가총액 686.7억원 13,707,500주 × 5,010원
증자 후 시가총액 870.8억원 17,381,110주 × 5,010원
포털 표기 PBR 3.81배 5,010원 ÷ BPS 1,316원(2025년 말)
반기말 기준 PBR 4.26배 5,010원 ÷ 1,177원(지배주주자본 ÷ 주식수)
PSR(2025년 매출) 1.54배 686.7억 ÷ 445억
PSR(2026년 컨센서스) 1.23배 686.7억 ÷ 559억
PER 계산 불가 3년 연속 순손실

포털이 표시하는 PBR 3.81배는 2025년 말 주당순자산 1,316원을 분모로 씁니다. 2026년 6월 말 지배주주자본 161.3억원을 발행주식수로 나누면 1,177원이고, 이 값으로 다시 계산하면 4.26배입니다. 반년 사이 순자산이 줄어 분모가 작아진 만큼 배수가 커졌습니다.

매출로 재면 1.2~1.5배입니다. 자본총계가 160억원인 회사에 시가총액 687억원이 붙어 있고, 증자가 끝나면 871억원이 됩니다. 이 값이 지금 정당한지 아닌지는 9월에 들어오는 새 주주들이 회사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확정된 것은 그들이 치르는 값이 2,273원과 2,500원이라는 사실뿐입니다.

9월에 확인할 것

이 종목은 앞으로 한 달 사이에 답이 나오는 일정이 촘촘합니다.

  • 9월 18일 잔금 지급과 주식 이전 — 계약대로 종결되는지가 첫 번째 관문입니다. 계약금만 치르고 잔금이 미뤄지거나 조건이 바뀌는 사례는 드물지 않습니다.
  • 9월 28일 유상증자 납입 —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법인이 83.5억원을 실제로 납입하는지가 두 번째 관문입니다. 납입이 되면 10월 13일 신주가 상장됩니다.
  • 새 최대주주가 바꾸는 사업목적 — 정관 사업목적에는 이미 로봇, 무인항공기, 자동차부품, 인공지능 콘텐츠가 들어가 있고 대부분 영위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지배구조가 바뀐 뒤 임시주주총회에서 무엇이 추가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 3분기 매출총이익률 — 2분기 24.99%가 바닥인지 아닌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전자칠판 86인치 단가 3,800천원이 더 내려가는지도 같이 봅니다.
  • 이익잉여금 18.6억원 — 지금 분기당 10억원 안팎이 빠지고 있습니다. 이 숫자가 마이너스로 넘어가면 배당은 물론이고 자본 관련 지표 전반이 달라집니다.

세 갈래로 나눠 보면 이렇게 됩니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는 9월 두 건이 예정대로 끝나고 83.5억원이 들어와 차입금 166억원의 부담을 덜어 주는 그림입니다. 새 주주들이 자본을 더 넣거나 신규 사업을 붙이면 매출 규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로에서 지금 주가는 그 기대를 미리 반영한 값이 됩니다.

중간은 거래는 끝나지만 사업이 그대로인 경우입니다. 전자칠판 단가는 계속 내려가고 2분기 같은 분기가 반복되면 연간 영업흑자 컨센서스는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때 남는 것은 늘어난 주식 수와 바뀐 주주 명단뿐입니다.

나쁜 쪽은 9월 일정이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잔금이 미뤄지거나 증자 납입이 연기되면 지금 가격의 근거였던 두 개의 확정 일정이 사라집니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법인이 인수자라는 사실은 이 시나리오의 확률을 낮게 보기 어렵게 만듭니다. 8월 25일 하루에 14.78%가 빠졌던 종목이라는 점도 같이 기억해 둘 만합니다.

제가 이 회사에서 본 것

벡트는 2023년에 매출 689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내던 회사였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매출은 반기 217억원, 영업손실은 24억원입니다. 그사이 회사가 잘못한 것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판관비는 34.5% 줄였고 제품군도 늘렸습니다. 다만 자기가 파는 물건 값이 3년 동안 30% 내려갔습니다. 회사가 보고서에 스스로 적어 놓은 그 한 문장이 실적표 전체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창업자는 회사를 넘기기로 했습니다. 주당 2,500원, 총 220억원입니다. 그 결정이 회사를 살리는 선택인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8월 27일에 붙은 5,010원이라는 값이 인수자들이 치르기로 한 값의 두 배이고, 그 가격을 만든 돈이 18억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두 숫자를 같이 놓고 보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입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오른 다른 종목들도 같은 방식으로 뜯어봤습니다.

지표를 처음 보시는 분께는 아래 두 글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데이터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공시 원문, 회사가 공시한 2026년 반기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자료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8월 27일 목요일, 코스닥 시장에서 하루 동안 가장 많은 돈이 오간 급등 종목은 대한광통신이었습니다. 거래대금 4,028억원. 같은 날 코스피에서 크게 오른 가온전선의 거래대금이 1,563억원이었으니 그 2.6배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2026년 상반기 6개월 동안 올린 매출은 833억원입니다. 하루 거래대금이 반년 매출의 4.8배였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종목을 며칠 전부터 후보로만 적어두고 미뤄 왔습니다. 같은 날 급등한 가온전선과 '케이블'이라는 단어가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기보고서를 열어 보니 두 회사는 원재료부터 다른 회사였고, 대한광통신 쪽에는 가온전선에 없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결손금이 반년 만에 455억원에서 72억원으로 줄어든 사건입니다. 그 383억원은 이 회사가 벌어서 만든 돈이 아닙니다.

하루에 2,741만 주가 손을 바꿨습니다

대한광통신(010170·코스닥)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기준
구분 수치 구분 수치
종가 14,860원 전일 종가 13,500원
시가 14,090원 고가 15,110원
저가 14,000원 고가 대비 종가 -1.65%
거래량 27,413,812주 거래대금 4,028억원
시가총액 2조 3,105억원 코스닥 시총 순위 37위
상장주식수 155,485,660주 자기주식 0주
외국인 비중 4.03% 업종(WICS) 통신장비

먼저 하루의 모양부터 봅니다. 시가 14,090원은 전일 종가 13,500원보다 4.37% 높은 자리였습니다.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장이 열리기도 전에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이후 장중 고가 15,110원까지 밀어올렸다가 14,860원으로 마쳤습니다. 고가 대비 1.65% 아래에서 끝났으니 마지막에 크게 밀리지는 않았습니다.

거래대금 4,028억원을 거래량 27,413,812주로 나누면 평균 체결단가가 약 14,690원입니다. 종가 14,860원보다 170원 낮습니다. 하루의 평균 매매가격보다 종가가 위에 있었다는 것이고, 그날 이 종목을 산 사람 다수가 종가 기준으로는 이익 구간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회전율도 같이 보겠습니다. 27,413,812주는 상장주식수 155,485,660주의 17.63%입니다. 이 회사는 자기주식이 한 주도 없어서 상장주식수가 그대로 유통주식수입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15% 안팎이니 실질 유통물량 기준으로는 하루에 약 21%가 손을 바꾼 셈입니다. 시가총액 2조 3,105억원의 17.4%에 해당하는 돈이 하루에 오갔습니다.

대한광통신의 공식 워드마크입니다. 영문 사명은 TAIHAN FIBER OPTICS입니다. 출처: 대한광통신 공식 홈페이지(taihanfiber.com),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대한광통신 주식회사에 있습니다.

이 회사가 뽑는 것은 전력선이 아니라 유리 실입니다

대한광통신은 1974년 9월 2일에 설립됐고 1994년 11월 7일에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본사와 공장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그리고 충청남도 예산군에 있습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 적은 자기 소개는 짧고 분명합니다. "국내 유일 광섬유-광케이블 일관생산체제를 갖춘 업체"입니다.

광섬유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갑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유리 실입니다. 이 유리 실 한 가닥 안으로 빛을 쏘면 빛이 유리 벽에 계속 반사되면서 밖으로 새지 않고 끝까지 갑니다. 구리선이 전자를 흘려보내는 것과 달리 광섬유는 빛을 흘려보냅니다. 그래서 훨씬 많은 정보를 훨씬 멀리, 전자기 간섭 없이 보낼 수 있습니다. 이 유리 실 수십에서 수백 가닥을 묶고 보호층을 씌운 것이 광케이블입니다.

'일관생산체제'라는 표현이 이 회사의 위치를 말해 줍니다. 광케이블을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광섬유를 직접 뽑는 회사는 훨씬 적습니다. 광섬유는 프리폼이라는 굵은 유리 봉을 만든 뒤 그것을 고온에서 녹여 실처럼 길게 뽑아내는 공정을 거칩니다. 대한광통신은 프리폼 제조부터 광섬유 인출, 케이블 조립까지를 한 회사 안에서 합니다.

정관에 적힌 사업목적 42개 중 실제로 영위 중인 것은 광섬유 제조판매, 전력용·통신용 전선 제조판매, 통신케이블 시공, 산업용·의료용 특수광섬유,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석영 유리제품, 광섬유 센싱 시스템 등입니다. 나머지 절반 이상은 '미영위'로 표시돼 있습니다. 오래된 회사의 정관에는 이렇게 쓰지 않는 목적이 쌓여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대한광통신이 만드는 광케이블의 단면입니다. 검은 외피 안에 색이 다른 여러 개의 튜브가 들어 있고, 그 튜브 하나하나 안에 다시 광섬유 가닥이 들어 있습니다. 왼쪽과 오른쪽 두 장의 제품 사진을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출처: 대한광통신 공식 홈페이지(taihanfiber.com), 2026년 8월 28일 확인. 이미지 권리는 대한광통신 주식회사에 있습니다.

매출의 57%가 통신선이고 64%가 수출입니다

대한광통신 2026년 상반기 부문별·지역별 매출 (단위: 억원, 연결)
구분 내용 2026년 상반기 비중
통신사업 광케이블 외 477.3 57%
전력사업 OPGW 외 355.7 43%
수출 해외 536.7 64.4%
내수 한국 296.3 35.6%
합계 - 833.0 100%

전력사업의 주력 품목으로 적힌 OPGW는 광복합가공지선입니다. 송전탑 꼭대기에 지나가는 지선 안에 광섬유를 함께 넣은 제품입니다. 원래 그 지선은 벼락을 맞아 주는 피뢰 역할을 하는데, 거기에 통신 기능을 겸하게 만든 것입니다.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송전선을 깔면서 통신망도 같이 까는 셈이 됩니다. 대한광통신의 '전력사업'은 전력을 보내는 케이블이 아니라 전력선 위에 얹히는 광통신 제품이 중심이라는 뜻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해외 536.7억원, 국내 296.3억원입니다. 전년 동기에는 해외 388.6억원, 국내 281.7억원이었습니다. 반년 사이 늘어난 매출 162.7억원 중 148.1억원이 해외에서 나왔습니다. 국내는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8월 27일에 이 회사가 낸 공시는 한 건도 없습니다

급등의 이유를 찾을 때 저는 언제나 공시부터 봅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대한광통신의 2026년 접수 공시를 연초부터 끝까지 훑었습니다. 8월 27일 자로 접수된 공시는 없습니다. 8월 이후로 범위를 좁혀도 8월 14일 반기보고서 한 건이 전부입니다. 회사가 그날 새로 알린 사실은 없다는 것이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회사 밖에서 온 재료입니다. 8월 27일 코스피는 6,912.37로 1.53%, 코스닥은 837.65로 1.30% 올랐고, 그날 시장을 움직인 이야기는 미국이 전력망 장비에서 중국산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보도였습니다. 미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가진 국내 전선·전력기기 업체들이 한꺼번에 올랐습니다. 대한광통신도 그 줄에 서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2026년에 미국 텍사스 그레이프바인에 있는 INCAB AMERICA LLC의 지분 90%를 인수해 연결에 편입했고, 이미 2015년부터 미국법인 TAIHAN FIBEROPTICS AMERIC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시장의 해석과 회사의 사실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다만 시간 순서를 하나 더 봐야 합니다. 8월 27일은 상승의 첫날이 아닙니다.

진짜 시작은 8월 24일이었고 8월 26일은 보합이었습니다

대한광통신 최근 7거래일 종가와 거래대금 (출처: 다음 금융)
날짜 종가 등락률 거래량 거래대금
8월 20일 12,650원 -0.39% 3,285,760주 418억원
8월 21일 12,120원 -4.19% 2,600,026주 316억원
8월 24일 13,150원 +8.50% 6,157,287주 790억원
8월 25일 13,500원 +2.66% 3,881,165주 510억원
8월 26일 13,500원 0.00% 13,654,727주 1,891억원
8월 27일 14,860원 +10.07% 27,413,812주 4,028억원

이 표에서 제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줄은 8월 26일입니다. 그날 종가는 13,500원으로 전날과 같았습니다. 등락률 0.00%입니다. 그런데 거래량은 전날의 3.5배인 1,365만 주였고 거래대금은 1,891억원이었습니다. 장중 고가는 14,800원까지 올라갔다가 되밀렸습니다.

등락률만 보면 아무 일도 없었던 날입니다. 거래대금으로 보면 그날이 이미 사건이었습니다. 8월 26일 평균 체결단가는 약 13,850원으로 종가 13,500원보다 높습니다. 즉 그날은 위에서 사서 아래에서 끝난 날이었고, 다음 날인 8월 27일에 그 물량 위로 다시 올라간 것입니다. 이틀을 합치면 거래대금 5,919억원, 거래량 4,107만 주로 상장주식수의 26.4%입니다.

8월 21일 종가 12,120원에서 8월 27일 14,860원까지는 4거래일 동안 22.6% 상승입니다. 하루짜리 사건이 아니라 사흘에 걸쳐 자금이 들어온 구간입니다. "8월 27일 뉴스에 급등"이라는 설명은 8월 26일 1,891억원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2분기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대한광통신 연결 손익 (단위: 억원, 반기보고서 3개월·누적 컬럼 직접 계산)
항목 2025년 상반기 2026년 상반기 2025년 2분기 2026년 2분기
매출액 670.3 833.0 416.4 490.5
매출총이익 23.8 117.8 25.6 89.3
매출총이익률 3.55% 14.14% 6.16% 18.21%
판매비와관리비 120.7 147.9 53.4 79.7
영업손익 -96.9 -30.0 -27.7 +9.6
당기순손익 -81.2 -32.3 -10.8 +4.4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9억 5,678만원. 금액은 작지만 부호가 바뀌었습니다. 1분기는 매출 342.5억원에 영업손실 39.6억원이었으니, 상반기 적자 30.0억원은 전부 1분기에서 나온 것이고 2분기는 그것을 조금 되돌린 분기였습니다.

바뀐 자리는 한 줄로 좁혀집니다. 매출총이익률입니다. 2025년 상반기 3.55%가 2026년 상반기 14.14%가 됐고, 2분기만 보면 6.16%에서 18.21%로 올랐습니다. 매출은 24.3% 늘었는데 매출총이익은 23.8억원에서 117.8억원으로 4.95배가 됐습니다. 판관비는 120.7억원에서 147.9억원으로 22.5% 늘었지만 매출총이익 증가폭 94억원이 그것을 덮었습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 적은 가격 변동 원인은 "해외 통신 인프라 투자 수요 증가로 인한 판매단가 증감 및 환율에 의한 영향"입니다. 판매단가와 환율, 두 가지를 회사가 직접 지목했습니다. 매출의 64%가 수출이고 매출총이익률이 열 포인트 넘게 뛴 회사이니 이 설명은 숫자와 방향이 맞습니다.

4년 손익표를 펴 놓으면 2분기 흑자의 크기가 보입니다

대한광통신 4개년 연결 실적과 2026년 컨센서스 (단위: 억원, 출처: 와이즈리포트)
항목 2022 2023 2024 2025 2026(E)
매출액 1,901 1,803 1,527 1,394 1,998
영업이익 35 -232 -297 -214 +10
당기순이익 -31 -295 -560 -280 -32
영업이익률 1.82% -12.88% -19.45% -15.35% 0.53%
이자발생부채 1,013 1,089 1,192 1,058 -
영업활동현금흐름 -318 +60 -240 -122 -
CAPEX 96 80 45 8 -

매출은 4년 동안 1,901억원에서 1,394억원으로 26.7%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22년 35억원 흑자 이후 3년 연속 적자이고, 순이익은 4년 내내 적자입니다. 4년 누적 순손실이 1,166억원입니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2026년 매출 1,998억원에 영업이익 10억원, 순손실 32억원을 봅니다. 흑자 전환이라고 부르기에는 영업이익률 0.53%로 아슬아슬한 숫자입니다.

제가 이 표에서 따로 표시해 둔 줄은 CAPEX입니다. 설비투자가 96억, 80억, 45억, 8억원으로 4년 연속 줄었습니다. 2025년 8억원은 매출 1,394억원의 0.6%입니다. 제조업 회사가 감가상각비만큼도 새 설비에 넣지 않은 해라는 뜻입니다. 반면 2026년 상반기에는 유형자산이 241.6억원 늘었습니다. 여기에는 INCAB AMERICA를 연결에 들이면서 함께 들어온 설비가 섞여 있습니다.

가동률은 71%이고, 미국 공장은 39%입니다

2026년 상반기 사업소별 생산능력·생산실적과 가동률 (단위: 억원, 제조원가 기준)
회사·부문 사업소 생산능력 생산실적 가동률
대한광통신 통신 안산·예산 366.9 311.9 85.0%
대한광통신 전력 예산 108.1 75.7 70.0%
티에프오네트웍스 예산 426.5 298.6 70.0%
INCAB 통신 미국 그레이프바인 39.5 23.7 60.0%
INCAB 전력 미국 그레이프바인 119.3 46.4 38.9%
합계 - 1,060.3 756.2 71.3%

미국 전력망 이야기로 오른 종목의 미국 공장 전력 부문 가동률이 38.9%입니다. INCAB은 올해 연결에 편입돼 두 달치만 잡혀 있으니 숫자를 그대로 연간으로 늘려 읽으면 안 됩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 미국 설비가 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보고서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재료가 실적이 되려면 이 39%가 올라가야 합니다.

전사 생산능력은 2024년 1,545.9억원, 2025년 1,185.4억원, 2026년 상반기 1,060.3억원(반기 기준)입니다. 티에프오네트웍스의 알루미늄 사업 생산능력이 2024년 926.8억원에서 2025년 548.2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 감소의 대부분입니다.

결손금 383억원이 반년 만에 사라진 이유

이제 이 글에서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대한광통신의 이익잉여금은 2025년 말 마이너스 454.9억원이었습니다. 2026년 6월 말에는 마이너스 71.7억원입니다. 반년 사이 결손금이 383.3억원 줄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반년의 순손실은 32.1억원입니다. 벌어서 메운 것이 아니라면 어디서 온 돈일까요. 답은 자본변동표에 한 줄로 적혀 있습니다.

대한광통신 연결 자본변동표에서 뽑은 두 해의 같은 항목 (단위: 억원)
항목 2025년 상반기 2026년 상반기
기초 자본잉여금 347.8 202.8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351.1 -415.4
지분의 발행(자본잉여금 증가분) +39.6 +419.3
종속기업 소유지분 변동 - -42.6
기말 자본잉여금 36.3 164.0
기초 이익잉여금 -526.8 -454.9
전입액 +351.1 +415.4
반기 순손익(지배) -81.2 -32.1
기말 이익잉여금 -256.8 -71.7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2025년 상반기에 351.1억원, 2026년 상반기에 415.4억원. 두 해를 합치면 766.5억원입니다. 자본잉여금은 주주가 액면가를 넘겨 낸 돈이 쌓이는 계정입니다. 유상증자로 들어온 돈 중 액면가를 초과하는 부분이 여기로 갑니다. 그 계정에서 결손금 쪽으로 숫자를 옮긴 것입니다.

이 회계 처리는 자본총계를 단 1원도 바꾸지 않습니다. 자본 안에서 왼쪽 주머니의 돈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겼을 뿐입니다. 회사가 돈을 더 벌지도, 덜 벌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겉으로 보이는 그림은 크게 달라집니다. "결손금이 455억원에서 72억원으로 줄었다"는 문장과 "결손금이 그대로 838억원이다"라는 문장은 같은 회사를 두고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줍니다.

이 처리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결손금이 남아 있으면 배당을 할 수 없고, 자본잠식 판정에도 불리하며, 무엇보다 재무제표가 나빠 보입니다. 상법상 자본준비금은 주주총회 결의로 결손 보전에 쓸 수 있습니다. 불법도 편법도 아닙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손금 숫자만 보고 "회사가 좋아졌다"고 읽으면 안 되는 항목입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재무상태표의 이익잉여금 한 줄만 보지 말고, 그 옆에 있는 자본잉여금이 같은 기간에 얼마나 줄었는지를 나란히 보면 됩니다. 대한광통신의 자본잉여금은 2024년 말 347.8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164.0억원입니다. 그사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전환으로 자본잉여금이 새로 채워졌는데도 잔액은 오히려 183.8억원 줄었습니다. 들어온 돈보다 결손금 쪽으로 옮겨 간 돈이 더 컸다는 뜻입니다.

1년 반 사이에 주식 수가 두 배가 됐습니다

결손금을 메운 자본잉여금은 결국 주주가 낸 돈입니다. 그 돈이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보면 이 회사의 지난 1년 반이 그대로 나옵니다.

대한광통신 주식 발행 내역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 '주식의 총수 등')
일자 형태 주식수 주당 발행가
2025-02-19 유상증자(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35,000,000주 629원
2025-07-01~08-06 전환권행사 7회 13,093,973주 947원
2025-09-05~09-25 전환권행사 9회 9,380,521주 1,130원
2026-03-07 유상증자(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23,500,000주 2,340원
발행주식수와 자본금 추이 (출처: 2026년 반기보고서)
시점 발행주식수 자본금 1년 전 대비
2024년 말 74,511,166주 372.6억원 -
2025년 말 131,985,660주 659.9억원 +77.1%
2026년 6월 말 155,485,660주 777.4억원 +108.7%(2024년 말 대비)

2024년 말 7,451만 주였던 주식이 1년 반 만에 1억 5,549만 주가 됐습니다. 108.7% 늘었으니 정확히 두 배가 조금 넘습니다. 늘어난 8,097만 주 중 5,850만 주가 두 번의 유상증자이고, 2,247만 주가 전환사채 전환입니다.

전환사채는 처음에는 빚으로 들어왔다가 나중에 주식으로 바뀌는 사채입니다. 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하면 회사의 빚은 사라지고 대신 주식 수가 늘어납니다. 대한광통신의 전환가액은 947원과 1,130원이었습니다. 8월 27일 종가 14,860원은 그 15.7배, 13.2배입니다. 947원에 주식을 받은 사람은 지금 가격에서 열다섯 배가 넘는 자리에 있습니다. 전환권 행사는 2025년 9월 25일이 마지막이고, 2026년 들어 접수된 전환청구권행사 공시는 한 건도 없습니다.

주식 수가 두 배가 됐다는 것은 같은 이익을 벌어도 주당 이익은 절반이 된다는 뜻입니다. 회사의 주당순손실은 2024년 669원, 2025년 242원, 2026년 상반기 22원으로 줄었는데, 손실 자체가 줄어든 것과 분모가 두 배가 된 것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550억원을 걷어 시설에 쓴 돈은 13억원입니다

2026년 3월 납입 유상증자 549.9억원의 사용 계획과 실제 (2026년 6월 30일 기준, 단위: 억원)
용도 조달 계획 실제 사용 비중
운영자금 414.9 414.9 75.4%
채무상환자금 100.0 100.0 18.2%
시설자금 35.0 13.8 6.4%
합계 549.9 528.7 100%

2026년 3월에 들어온 549.9억원 중 414.9억원이 운영자금이고 100억원이 빚 갚는 데 갔습니다. 공장이나 설비에 배정된 돈은 35억원이었고, 6월 말까지 실제로 집행된 것은 13.8억원입니다. 남은 미사용 자금 21.2억원은 MMDA 등 예금에 들어 있습니다.

이 배분이 말해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증자는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돈이 아니라 회사를 굴리기 위한 돈이었습니다. 2025년 2월에 걷은 220.15억원도 전액 운영자금이었습니다. 두 번의 증자로 걷은 770억원 중 시설에 배정된 돈은 35억원, 4.5%입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았는데 현금은 197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2026년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96.6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마이너스 136.2억원보다 60억원 더 나빠졌습니다. 반기 영업손실이 30.0억원인데 실제로 통장에서 나간 돈은 그 6.5배입니다.

차이를 만든 항목은 두 개입니다. 재고자산이 100.9억원 늘었고, 매입채무가 110.8억원 줄었습니다. 재고가 는다는 것은 만들어 놓고 아직 못 판 물건에 돈이 잠겼다는 뜻이고, 매입채무가 준다는 것은 그동안 미뤄 두었던 원재료 대금을 앞당겨 갚았다는 뜻입니다. 두 항목만 211.7억원입니다. 재고자산 잔액은 2025년 말 451.5억원에서 반기말 655.7억원이 됐습니다.

매출이 24% 늘고 마진이 좋아지는 국면에서 재고가 늘어나는 것 자체는 흔한 일입니다. 다만 이 회사는 4년 중 3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습니다. 2022년 마이너스 318억원, 2024년 마이너스 240억원, 2025년 마이너스 122억원입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가 반복된 배경에 이 현금흐름이 있습니다.

사모 회사채 95억원의 이자율은 연 10%입니다

대한광통신 채무증권 발행실적 (2026년 6월 30일 기준)
발행회사 종류 발행일 권면총액 이자율 만기일
와이케이티에이치제일차 회사채(사모) 2025-08-29 47.5억원 연 10.00% 2026-08-29
와이케이티에이치제일차 회사채(사모) 2025-08-29 47.5억원 연 10.00% 2027-08-29

연 10%짜리 사모 회사채 95억원이 미상환으로 남아 있고, 그중 절반인 47.5억원의 만기가 2026년 8월 29일입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이틀 뒤입니다. 주관은 유안타증권이고 발행 명의는 유동화 목적으로 세운 특수목적법인입니다.

연 10%가 어떤 수준인지는 신용등급과 같이 봐야 합니다. 한국평가데이터가 매긴 이 회사의 기업신용등급은 2024년 BB+, 2025년 BB, 2026년 5월 8일 BB입니다. BB는 투자적격(BBB- 이상) 아래 구간입니다. 이 등급에서 무담보로 돈을 빌리면 두 자릿수 금리가 나옵니다. 회사가 유상증자로 걷은 돈 중 100억원을 채무상환에 배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차입금 전체를 보면 반기말 유동 차입금 748.1억원, 비유동 차입금 176.8억원으로 합계 924.9억원입니다. 여기에 리스부채 112.6억원을 더하면 이자를 물어야 하는 부채가 1,037.5억원입니다. 자본총계 1,117.8억원과 거의 같은 규모입니다. 현금및현금성자산 172.7억원을 빼면 순차입금은 864.7억원입니다. 부채비율은 155.2%입니다.

해외 자회사 세 곳의 자본이 모두 마이너스입니다

연결 대상 종속기업의 2026년 상반기 요약 재무 (단위: 억원)
회사 자산 부채 자본 반기 매출 반기 순손익
TAIHAN FIBEROPTICS AMERICA 345.9 475.8 -129.9 287.9 +1.2
티에프오네트웍스 337.7 264.2 +73.5 345.7 +16.3
TAIHAN FIBEROPTICS FRANCE 32.3 52.6 -20.2 39.4 +0.7
INCAB AMERICA LLC 420.2 636.1 -215.9 61.4 -1.4

연결에 들어 있는 네 개 회사 중 국내 자회사인 티에프오네트웍스만 자본이 플러스입니다. 미국 두 곳과 프랑스 한 곳은 모두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세 곳의 자본 합계는 마이너스 366.0억원입니다.

특히 올해 인수한 INCAB AMERICA LLC는 자산 420.2억원에 부채 636.1억원입니다. 지분 90%를 사면서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회사를 들여왔고, 그 결과 연결 무형자산이 2025년 말 0.3억원에서 반기말 214.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인수 대가가 순자산을 크게 웃돌아 영업권으로 잡힌 것입니다. 영업권은 매년 손상 검사를 받고, 인수한 사업이 계획대로 가지 않으면 손상차손으로 한꺼번에 비용이 됩니다. 이 회사 자산총계 2,852.7억원의 7.5%가 그 성격의 자산입니다.

미국 전력망 재료로 오르는 종목의 미국 법인 두 곳이 자본잠식이라는 사실은 재료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미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공장이 지금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두 미국 법인의 반기 순손익은 각각 플러스 1.2억원, 마이너스 1.4억원으로 사실상 손익분기 언저리입니다.

최대주주 법인은 6월에 나흘 연속 장내에서 팔았습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변동 (2026년 반기보고서)
주주 관계 2025년 말 2026년 6월 말
티에프오인더스트리 최대주주 10,738,467주 8.14% 9,727,890주 6.26%
설윤석 특수관계자 8,786,241주 6.66% 9,499,575주 6.11%
양귀애 특수관계자 3,696,028주 2.80% 4,280,985주 2.75%
설윤성 특수관계자 664,944주 0.50% 0주 0%
합계 - 23,885,680주 18.10% 23,508,450주 15.12%

반기보고서의 '최대주주의 변동 현황' 표에는 변동 원인이 네 번 모두 같은 말로 적혀 있습니다. '최대주주의 장내매도'입니다. 6월 23일 11,080,327주, 6월 24일 10,830,327주, 6월 25일 10,318,327주, 6월 30일 9,727,890주. 나흘 동안 계단처럼 줄었습니다.

매도는 6월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7월 14일 접수된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최대주주 측 합계 지분이 23,474,027주 15.10%에서 22,701,427주 14.60%로 다시 줄었고, 보고의무 발생일은 7월 9일입니다. 6월 25일과 7월 3일에도 같은 성격의 보고서가 접수됐습니다.

같은 기간에 설윤석 씨 개인 지분은 8,786,241주에서 9,499,575주로 713,334주 늘었고, 양귀애 씨도 584,957주 늘었습니다. 법인은 팔고 개인은 늘린 구도입니다. 설윤성 씨는 664,944주를 전량 처분해 0주가 됐습니다.

최대주주인 티에프오인더스트리는 1985년 8월 3일에 설립된 회사이고, 설윤석 씨와 설윤성 씨가 각각 50%씩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이사는 대한광통신 대표이사인 박민수 씨입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자산총계는 76.2억원, 부채총계 67.3억원, 자본총계 8.9억원이고 당기순손실 7.3억원입니다. 자본금 규모가 작은 지주 성격의 법인입니다.

소액주주는 2025년 말 기준 63,247명이 101,920,814주, 지분율 77.22%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주주 측이 15% 아래로 내려온 지금은 이 비중이 더 커졌습니다.

대한광통신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입니다. 3개월 최고는 5월 28일 28,500원, 최저는 7월 29일 6,910원입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52주 최저가에 소수점이 붙어 있는 이유

포털이 보여 주는 이 종목의 52주 최고가는 2026년 5월 12일 31,500원, 최저가는 2025년 9월 3일 1,049.296원입니다. 최저가에 소수점 세 자리가 붙어 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그 가격에 체결된 적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수정주가라는 신호입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일별 시세를 수정주가와 실제 체결가 두 가지로 받아 나란히 놓으면 2026년 1월 7일까지는 두 값의 비율이 1.04356으로 일정하고, 1월 8일부터는 정확히 같아집니다. 조정이 끝난 날짜가 권리락일입니다. 2025년 12월 5일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2026년 1월 7일 코스닥시장본부가 권리락 공시를 냈으며, 1월 8일부터 권리락 가격으로 거래가 시작된 것입니다.

따라서 1,049.296원에 1.04356을 곱한 약 1,095원이 2025년 9월 3일의 실제 장중 저가입니다. 그 가격에서 8월 27일 종가 14,860원까지는 13.6배입니다. 수정주가로 계산하면 14.2배가 되니 어느 쪽으로 세든 1년 사이에 열 배가 넘게 오른 종목입니다. 다만 "1,049원 하던 주식"이라고 말하면 사실과 다릅니다.

고점 대비로는 다릅니다. 5월 12일 31,500원에서 8월 27일 14,860원은 52.8% 아래입니다. 7월 29일 저점 6,910원 기준으로는 2.15배 올라온 자리입니다. 신고가 구간이 아니라 반토막에서 되돌아오는 구간입니다.

PBR 30.7배는 1년 전 순자산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2026년 8월 27일 종가 14,860원으로 다시 계산한 밸류에이션
지표 계산 근거
시가총액 2조 3,105억원 155,485,660주 × 14,860원
포털 표기 PBR 30.70배 14,860원 ÷ BPS 484원(2025년 6월 기준)
반기말 기준 PBR 20.79배 14,860원 ÷ 714.8원(지배주주자본 ÷ 주식수)
PSR(2025년 매출) 16.57배 2조 3,105억 ÷ 1,394억
PSR(2026년 컨센서스) 11.56배 2조 3,105억 ÷ 1,998억
EV/매출(2026년 컨센서스) 11.99배 (시총 + 순차입금 865억) ÷ 1,998억
PER 계산 불가 4년 연속 순손실

포털이 보여 주는 PBR 30.70배는 BPS 484원을 분모로 씁니다. 그런데 484원은 2025년 6월 말 기준 주당순자산입니다. 그 뒤로 이 회사는 전환사채 2,247만 주가 주식으로 바뀌었고 2,350만 주 유상증자로 550억원을 걷었습니다. 2026년 6월 말 지배주주자본 1,111.4억원을 155,485,660주로 나누면 주당순자산은 714.8원입니다. 이 값으로 계산한 PBR은 20.79배입니다.

30.7배와 20.8배는 다른 숫자지만 결론은 같습니다. 순자산의 스무 배가 넘습니다. 4년 내내 적자를 낸 회사이니 PER은 계산되지 않고, 매출로 재면 2025년 실적 기준 16.6배, 2026년 컨센서스 기준 11.6배입니다. 제조업체의 PSR로는 매우 높은 자리입니다. 지금 가격은 2026년 실적이 아니라 그 뒤에 올 무언가를 보고 있는 가격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일 숫자가 있습니다. 매출채권 대손충당금입니다. 반기말 기준 장기매출채권 123.1억원 전액이 대손충당금으로 잡혀 있고, 채권 총액 502.6억원 중 146.9억원, 즉 29.24%가 못 받을 돈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2024년 말 32.30%, 2025년 말 23.65%, 2026년 반기말 29.24%로 세 해 모두 20%를 넘습니다.

대한광통신은 대한전선도 가온전선도 아닙니다

이 종목을 검색하면 대한전선이라는 이름이 함께 나옵니다. 대한광통신은 2015년에 대한전선에서 계열분리된 회사입니다. 지금은 지분 관계가 없고 최대주주는 티에프오인더스트리입니다.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대한전선(001440)의 실적이나 수주를 대한광통신 것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같은 날 크게 오른 가온전선(000500)과도 다른 회사입니다. 가온전선은 LS전선 계열이고 주력은 전력케이블입니다. 원재료는 전기동, 즉 구리입니다. 대한광통신의 반기 원재료 매입 내역을 보면 통신사업 쪽이 "가스 및 석유화학 쉬스류 외" 133.4억원, 전력사업 쪽이 "AL 등" 228.7억원입니다. 구리가 아니라 광섬유 제조용 가스와 알루미늄입니다. 구리값이 오르면 가온전선의 매출과 원가가 함께 움직이지만 대한광통신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케이블'이라는 단어로 묶여 함께 오르내리는 두 종목이지만, 하나는 전기를 보내는 구리선을 만들고 하나는 빛을 보내는 유리 실을 만듭니다. 8월 27일에 두 종목이 같이 올랐다는 사실이 두 회사가 같은 사업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 더 짚자면 대한광통신의 '전력사업 43%'라는 숫자도 오해를 부릅니다. 이 부문의 주력은 OPGW, 즉 송전선 위에 얹히는 광복합가공지선입니다. 전기를 실어 나르는 케이블 사업이 아니라 전력망에 들어가는 광통신 제품입니다. 회사 매출을 통신 57%, 전력 43%로 나눈 표만 보고 "절반 가까이가 전력케이블"이라고 읽으면 사업의 성격을 잘못 잡게 됩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까지의 자료로 쓴 것이고, 여기서부터는 새 숫자가 나와야 답이 갈립니다. 제가 달력에 적어 둔 항목은 다섯 개입니다.

  • 8월 29일 만기 회사채 47.5억원 — 연 10%짜리 사모 회사채의 첫 만기입니다. 상환인지 차환인지가 신용도의 현재 상태를 보여 줍니다.
  • 3분기 매출총이익률 — 2분기 18.21%가 이 회사의 새 기준선인지 아니면 환율과 판매단가가 겹친 한 분기였는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3분기 보고서는 11월 중순에 나옵니다.
  •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 상반기에 196.6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재고 655.7억원이 매출로 바뀌는지를 봐야 합니다.
  • INCAB AMERICA의 가동률과 손익 — 미국 전력 부문 38.9%가 올라오는지, 자본 마이너스 215.9억원이 줄어드는지가 이번 재료의 실체를 결정합니다.
  • 최대주주 측의 추가 대량보유보고서 — 6월 이후 지분이 15.12%에서 14.60%로 내려왔습니다. 매도가 계속되는지 멈추는지가 수급의 상단을 정합니다.

세 갈래로 나눠 보면 이렇게 됩니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는 이렇습니다. 2분기에 확인된 매출총이익률 18%대가 3분기에도 유지되고, 미국 두 법인의 가동률이 올라오면서 컨센서스 영업이익 10억원을 넘어섭니다. 수주잔고 1,269억원이 매출로 바뀌면서 재고가 줄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섭니다. 이 경로에서는 4년 만의 연간 영업흑자가 숫자로 확정됩니다.

중간은 마진은 지키되 현금이 안 도는 경우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은 15% 안팎을 유지하지만 재고와 매출채권이 계속 늘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남습니다. 이 경우 연 10%짜리 회사채 만기와 924.9억원의 차입금을 굴리기 위해 또 한 번 자금 조달이 필요해집니다. 주식 수가 1년 반에 두 배가 된 회사에서 이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나쁜 쪽은 미국 재료가 뉴스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INCAB의 가동률이 그대로이고 영업권 214억원에 손상 신호가 붙으면 회계상 손실이 한 번에 잡힙니다. 여기에 최대주주 측 매도가 이어지면 순자산의 스무 배라는 가격을 지탱할 근거가 남지 않습니다. 7월 29일 6,910원이라는 저점이 불과 한 달 전이라는 점도 같이 기억해 둘 만합니다.

제가 이 회사를 보며 계속 떠올린 문장

대한광통신의 2026년 상반기는 분명히 나아졌습니다. 매출이 24% 늘었고, 매출총이익률이 3.55%에서 14.14%로 네 배가 됐고,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이 세 가지는 재무제표에 그대로 적혀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에 다른 사실도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결손금이 줄어든 것은 벌어서가 아니라 자본잉여금에서 766.5억원을 옮겨 왔기 때문이고, 그 자본잉여금은 1년 반 동안 주식 수를 두 배로 늘려 만든 돈이며, 그 돈의 75%는 설비가 아니라 운영자금으로 갔고, 그러고도 반기에 현금 196.6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최대주주 법인은 6월과 7월에 지분을 계속 줄였습니다.

어느 쪽도 감춰져 있지 않습니다. 두 이야기는 같은 반기보고서 안에 같은 무게로 들어 있습니다. 하루 4,028억원이 오간 종목을 볼 때 제가 하는 일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두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지금 가격이 어느 쪽을 더 반영하고 있는지를 재 보는 것입니다. 순자산의 20.8배, 2026년 예상 매출의 11.6배라는 값은 좋은 쪽 이야기가 이미 상당히 들어간 자리입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오른 다른 종목들도 같은 방식으로 뜯어봤습니다. 함께 읽으면 그날 시장의 결이 더 선명해집니다.

지표를 처음 보시는 분께는 아래 두 글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데이터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공시 원문, 회사가 공시한 2026년 반기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자료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8월 27일 목요일, 에스투더블유는 9,750원에서 10,810원으로 10.87% 올랐습니다. 거래대금은 34억 8천만원, 시가총액은 1,170억원이 됐습니다.

이 회사는 2026년 2월 25일 공정공시로 올해 매출 190억원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8월 13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적힌 상반기 매출은 42억 6천만원입니다. 진도율 22.4%입니다.

같은 반기의 영업손실은 54억 1천만원입니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이 회사의 2026년 영업이익을 플러스 13억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마이너스 54억원을 낸 회사가 연간으로 플러스 13억원이 되려면 하반기에만 67억원을 벌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숫자들이 어디서 나왔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시가부터 9.74% 위였습니다

이날 에스투더블유는 10,700원에 출발했습니다. 전날 종가 9,750원 대비 9.74% 높은 갭상승입니다. 이날 오른 폭 10.87% 중 대부분이 장 시작과 동시에 만들어졌습니다. 장중 고가는 11,110원, 저가는 10,560원, 종가는 10,810원입니다.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기준 에스투더블유(488280) 시세
구분 수치 메모
종가 10,810원 (+10.87%) 전일 9,750원
시가 10,700원 (+9.74%) 상승분 대부분이 갭
장중 고가 11,110원 (+13.95%) 종가는 고가 대비 -2.70%
장중 저가 10,560원 (+8.31%) 하루 종일 8% 이상 위
거래량 321,388주 전일 34,057주의 9.44배
거래대금 34억 8천만원 시가총액의 2.97%
시가총액 1,170억원 발행주식 10,825,486주
52주 최고 / 최저 40,000원 / 8,010원 2025-09-25 / 2026-07-30

52주 최고가 날짜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2025년 9월 25일입니다. 이 회사의 코스닥 상장일은 2025년 9월 19일입니다. 상장하고 나흘째 되는 날 찍은 40,000원이 아직까지 최고가입니다. 그 뒤로 11개월 동안 한 번도 그 값을 넘지 못했고, 지금 주가는 그때의 27.0%입니다.

이날 에스투더블유가 접수한 공시는 없습니다. 마지막 공시는 8월 19일 임시주주총회 결과입니다. WICS IT서비스 업종도 1.15%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에스투더블유(S2W)의 공식 로고입니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곳이라 사진으로 보여 드릴 실물 제품이 없고, 홈페이지 제품 페이지에도 실제 화면 캡처가 공개돼 있지 않아 로고와 주가 차트 두 장으로 갑니다. 출처: 에스투더블유 공식 홈페이지(s2w.inc),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에스투더블유에 있습니다.

다크웹을 뒤져 위협 정보를 파는 회사입니다

에스투더블유는 2018년에 세워진 사이버 보안 데이터 분석 기업입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 적은 업종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이고, 스스로를 멀티도메인 데이터 교차분석 기술 기업이라고 설명합니다.

제품은 셋입니다. 반기보고서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XARVIS(자비스)는 다크웹·딥웹·텔레그램·블록체인처럼 일반 검색으로는 정보를 모을 수 없는 히든채널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국가안보·범죄수사 플랫폼입니다. QUAXAR(퀘이사)는 전 세계에서 모은 공개·비공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사이버 공격을 조기에 찾아내고, 위협 분석 전문가가 실제 공격 사례를 바탕으로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SAIP는 기업 내부의 대규모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의사결정을 돕는 온톨로지 플랫폼입니다.

여기서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라는 말을 짚고 가겠습니다. 방화벽이나 백신처럼 공격을 막는 제품이 아니라,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파는 사업입니다. 다크웹에서 거래되는 유출 계정, 해커 그룹의 대화, 새로 발견된 취약점 같은 것을 모아 분석해 고객에게 알려 줍니다.

에스투더블유 제품별 매출(단위 억원, 괄호는 비중)
제품 2026년 상반기 2025년 2024년
QUAXAR 25.61 (60.1%) 47.12 (46.7%) 40.45 (42.1%)
XARVIS 15.06 (35.3%) 42.94 (42.6%) 38.89 (40.5%)
기타 1.96 (4.6%) 10.83 (10.7%) 16.77 (17.5%)
합계 42.63 100.89 96.12

주목할 변화는 XARVIS의 비중입니다. 2025년 42.6%에서 2026년 상반기 35.3%로 내려왔습니다. 금액으로도 2025년 반기 평균 21.5억원 수준에서 15.06억원으로 줄었습니다. 국가안보·수사기관용 제품이라 발주 시기에 따라 들쭉날쭉한 성질이 있습니다.

매출처도 한 줄로 정리됩니다. 반기보고서 주요 매출처 표에는 해외 기관 A 한 곳만 올라 있습니다. 거래기간 4년, 2026년 상반기 매출 4.32억원으로 전체의 10.1%입니다. 매출 비중 10% 이상인 고객이 이 한 곳뿐이라는 뜻입니다. 특정 고객 의존도가 낮은 대신 큰 계약도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원재료와 생산설비 항목에는 해당사항 없음이 적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이므로 공장도 재고도 없습니다. 대신 연구개발비가 상반기 6.85억원으로 매출의 16.1%입니다.

회사가 제시한 190억원과 상반기 42억원

2026년 2월 25일 에스투더블유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을 공정공시로 냈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출액 190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근거로는 최근 사업계획과 수주현황, 영업활동을 반영한 경영계획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상반기가 지난 지금 숫자는 이렇습니다.

2026년 전망과 상반기 실적 대조(단위 억원)
구분 회사 전망·컨센서스 2026년 상반기 실적 진도율
매출액 190 42.63 22.4%
영업이익 +13(증권사 컨센서스) -54.14 계산 불가
하반기에 필요한 매출 - 147.4 상반기의 3.46배
하반기에 필요한 영업이익 - +67.2 -

상반기 매출 42.63억원은 전년 동기 41.14억원보다 3.6% 늘어난 수준입니다.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반면 영업비용은 70.84억원에서 96.76억원으로 36.6% 늘었습니다. 그래서 영업손실이 29.69억원에서 54.14억원으로 커졌습니다.

이 회사의 수주잔고는 2026년 6월 30일 기준 53.51억원입니다. 수주총액 111.95억원 중 58.44억원을 납품하고 남은 금액입니다. 하반기에 147억원의 매출을 만들려면 이 잔고만으로는 부족하고 새 수주가 크게 들어와야 합니다.

초보 투자자가 여기서 챙길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공정공시로 낸 전망치는 약속이 아니라 그 시점의 계획입니다. 실제와 크게 어긋나면 회사는 정정 공시를 냅니다. 그리고 증권사 컨센서스는 회사가 낸 전망을 그대로 받아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종목의 2026년 컨센서스 매출도 정확히 190억원입니다. 그러므로 컨센서스가 독립적인 검증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공모가 13,200원, 지금은 그 81.9%입니다

이 회사의 상장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그 자체가 하나의 사례입니다.

에스투더블유 코스닥 상장 일정
날짜 내용
2025-08-05 투자설명서 제출
2025-08-06 발행조건 확정 증권신고서 제출
2025-08-06 철회신고서 제출 (공모 철회)
2025-08-12 증권신고서 재제출
2025-09-09 발행조건 확정
2025-09-10 ~ 09-11 일반 청약
2025-09-15 납입 완료, 증권발행실적보고서
2025-09-19 코스닥 상장
2025-09-25 장중 40,000원, 지금까지의 최고가

발행조건까지 확정한 그날 공모를 철회했습니다. 철회신고서에 적힌 사유는 이렇습니다. 금번 공모와 관련해 주식의 전자등록 관련 보완 사항이 확인되어 대표주관회사와 협의해 보완한 뒤 수요예측과 청약을 다시 진행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의 재무현황과 사업전망, 상장 계획에는 변동이 없으며,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았고 일반청약 전이라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공모 조건은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신주모집 1,580,000주에 발행총액 208억 5,600만원이므로 공모가는 13,200원입니다. 여기에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 47,400주(6억 2,568만원)가 별도로 붙었습니다. 인수기관은 대신증권입니다.

그러면 지금 자리가 어디인지 계산이 됩니다.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
기준 주가 공모가 13,200원 대비
상장 나흘째 최고가(2025-09-25) 40,000원 3.03배
52주 최저(2026-07-30) 8,010원 60.7%
2026-08-27 종가 10,810원 81.9%

상장 직후에 공모가의 세 배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공모가보다 18.1% 아래에 있습니다. 공모에 참여해 지금까지 들고 있는 사람은 손실 구간입니다.

에스투더블유(488280) 최근 3개월 주가 차트입니다. 7월 30일 8,010원까지 밀린 뒤의 흐름과 8월 27일의 반등이 함께 보입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상장 전에는 자본이 마이너스 298억원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4년 재무를 놓고 보면 상장이 무엇을 바꿨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에스투더블유 연결 실적 추이(단위 억원)
구분 2022 2023 2024 2025 2026 상반기
매출액 41 63 96 101 43
영업이익 -62 -57 -45 -56 -54
순이익 -100 -126 -141 -53 -50
자산총계 130 159 149 305 316
부채총계 309 456 104 74 130
자본총계 -179 -298 45 231 186
영업활동현금흐름 -27 -23 -33 -43 -
이자발생부채 126 170 24 6 3
주당순이익 -1,630원 -1,943원 -2,054원 -560원 -

2022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79억원, 2023년에는 마이너스 298억원입니다. 회계상 완전자본잠식입니다. 그런데 2024년에 플러스 45억원으로 바뀌면서 같은 해 부채가 456억원에서 104억원으로 352억원 줄었습니다.

부채가 자본으로 옮겨 간 것입니다. 비상장 벤처기업이 투자를 받을 때 흔히 쓰는 상환전환우선주 때문입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투자자가 원하면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조건이 붙어 있어서 회계상 부채로 잡힙니다. 상장을 준비하면서 이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그 금액이 통째로 자본으로 넘어갑니다. 2024년에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이 종목에서는 2023년 이전의 자본총계와 주당순자산은 지금 회사의 상태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2023년 주당순자산은 마이너스 4,421원으로 표시되지만 그 시점의 회사가 지금과 다른 자본 구조였을 뿐입니다.

2025년에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이 +200억원이었습니다. 9월 공모로 들어온 208억원입니다. 그 돈이 2025년 말 현금 114억원과 금융자산으로 남았습니다.

반년 만에 현금이 114억원에서 39억원이 됐습니다

재무상태표를 항목별로 보면 상장으로 받은 돈이 어디로 갔는지가 보입니다.

재무상태표 주요 항목(단위 억원)
항목 2024년 말 2025년 말 2026년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 37.96 114.17 39.45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유동) - 110.48 122.59
기타유동금융자산 50.00 27.54 35.52
유형자산 8.18 8.88 23.09
사용권자산 8.97 3.30 46.88
자산총계 149.03 305.14 316.45
비유동부채 33.70 29.46 68.23
자본총계 45 231 186.42

현금이 114억원에서 39억원으로 74.7억원 줄었습니다. 다만 이 돈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 110억원에서 123억원으로, 기타유동금융자산이 28억원에서 36억원으로 늘었습니다. 현금을 금융상품으로 옮겨 둔 몫이 상당합니다. 세 항목을 합치면 2025년 말 252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198억원입니다. 반년에 54억원이 실제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사용권자산이 3.30억원에서 46.88억원으로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비유동부채도 29.46억원에서 68.23억원이 됐습니다. 2026년 6월 18일에 본점소재지 변경 공시가 있었는데, 새 사무실 임차 계약이 회계상 이렇게 잡힙니다. 사용권자산은 빌린 공간을 자산으로, 앞으로 낼 임차료를 부채로 동시에 올리는 항목입니다.

결손금은 2025년 말 518.60억원에서 568.84억원이 됐습니다. 자본잉여금 692.83억원과 나란히 놓으면, 주주가 넣은 돈의 82%가 이미 결손금으로 상계된 상태입니다.

일본 자회사에 계속 돈을 넣고 있습니다

2026년에 이 회사가 낸 공시 중 반복해서 정정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2월 25일에 처음 결정하고 4월 15일, 5월 29일, 6월 29일, 7월 10일에 각각 정정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입니다.

대상은 일본 100% 자회사 S2W JAPAN입니다. 취득주식수 18,000주, 취득금액 16억 7,924만원이고 자기자본 292억 3,624만원의 5.74%에 해당합니다. 취득 예정일은 여러 차례 미뤄져 2026년 7월 17일이 됐습니다.

공시 비고란에 출자 순서가 적혀 있습니다. 2026년 4월에 설립자본금 1,000만 엔, 6월 11일에 유상증자로 1억 7,000만 엔을 납입했고, 잔여 출자금 9,500만 엔이 남아 있었습니다. 원화로는 약 9억 3,291만원입니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습니다. QUAXAR 수출이 상반기 2.33억원으로 전체의 5.5%입니다. 2024년 0.71억원, 2025년 2.69억원에서 늘고는 있지만 일본 법인에 넣은 돈에 비하면 아직 회수 단계가 아닙니다.

시가총액 1,170억원을 무엇으로 나눌 것인가

이 회사는 4년 연속 순손실이라 실적 기준 PER이 나오지 않습니다. 종가 10,810원으로 계산 가능한 값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종가 10,810원 기준 지표
지표 계산
PER(2025년 실적) 지배순손실 53억 계산 불가
PER(2026년 컨센서스) 주당순이익 148원 73.0배
PBR 시가총액 1,170억 ÷ 자본총계 186억 6.28배
PSR 시가총액 ÷ 상반기 연율화 매출 85억 13.7배
시가총액 ÷ 회사 전망 매출 190억 1,170억 ÷ 190억 6.16배
시가총액 ÷ 수주잔고 53.5억 1,170억 ÷ 53.5억 21.9배

포털에 표시된 PBR 4.49배는 전날 종가 9,750원과 2025년 말 주당순자산 2,170원으로 계산된 값입니다. 반기말 자본총계 186.42억원과 발행주식 10,825,486주로 다시 계산하면 주당순자산은 1,722원이고 종가 기준 PBR은 6.28배입니다. 반년 사이에 자본이 231억원에서 186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에 같은 주가에서도 PBR이 올라갑니다.

컨센서스 기준 PER 73.0배는 2026년에 흑자로 돌아선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제가 되는 매출 190억원은 상반기에 22.4%만 채워져 있습니다.

흔히 도는 이야기 세 가지를 바로잡습니다

첫째, 컨센서스 영업이익 13억원은 증권사가 따로 계산한 값이 아닙니다. 이 종목의 2026년 컨센서스 매출액은 190억원으로 회사가 2월 25일 공정공시로 낸 숫자와 정확히 같습니다. 커버리지가 적은 신규 상장 종목은 회사 가이던스가 그대로 컨센서스가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두 숫자가 같으면 서로 검증한 것이 아니라 같은 출처를 두 번 본 것입니다.

둘째, 2023년 자본총계 마이너스 298억원을 부실의 증거로 읽으면 안 됩니다. 상환전환우선주가 부채로 잡혀 있던 결과이고 2024년 전환으로 자본이 플러스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반대로 지금 자본총계 186억원이 안전판이라고 읽어서도 안 됩니다. 4년 연속 영업손실 중이고 반년에 자본이 45억원 줄었습니다.

셋째, 상장 직후의 40,000원은 기업 가치가 아니라 유통물량이 만든 가격입니다.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 초기에 시장에 도는 주식이 적습니다. 이 회사는 상장 나흘째인 2025년 9월 25일에 40,000원을 찍었고 그 뒤 11개월 동안 한 번도 그 값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52주 최고가를 기준으로 얼마나 싸졌는지 계산하는 방식은 상장 1년 미만 종목에서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3분기 매출 — 이 종목의 전부입니다. 회사 전망 190억원을 맞추려면 3분기와 4분기에 147억원이 필요합니다. 3분기에 최소 60억원대가 나오는지가 첫 관문입니다.

실적 전망 정정 공시 — 회사가 2월에 낸 190억원을 유지하는지, 아니면 하향 정정하는지가 곧 드러납니다. 정정 공시가 나오면 컨센서스도 함께 내려갑니다.

수주 관련 공시 — 2026년 6월 30일 기준 수주잔고가 53.51억원입니다. 하반기 매출의 대부분은 지금부터 따는 계약에서 나와야 합니다.

영업비용 — 상반기에 70.84억원에서 96.76억원으로 36.6% 늘었습니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매출이 늘어도 적자가 줄지 않습니다.

현금과 금융자산 잔액 — 반년에 54억원이 줄었습니다. 지금 속도면 3년 안팎의 자금입니다. 3분기 말 잔액이 자금조달 시점을 가늠하게 해 줍니다.

S2W JAPAN 추가 출자 — 이미 다섯 번 정정된 공시입니다. 일본 매출이 언제부터 잡히는지가 이 출자의 성과입니다.

세 가지 시나리오

긍정 — 하반기에 공공·국가안보 부문 발주가 몰려 XARVIS 매출이 되살아나고, 회사 전망 190억원에 근접합니다. 영업손실이 하반기에 크게 줄면서 2027년 흑자 전환 그림이 만들어집니다. 이 경우 지금의 PBR 6.28배는 성장 초기의 값으로 읽힙니다.

중립 — 매출은 연 1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영업손실도 이어집니다. 다만 현금과 금융자산 198억원이 있어 당장 자금 문제는 없습니다. 주가는 7월 저점 8,010원과 공모가 13,200원 사이에서 오갑니다.

부정 — 실적 전망이 하향 정정되고 컨센서스도 따라 내려갑니다. 영업비용 증가가 이어져 자본이 더 줄고, 결국 자금 조달이 필요해집니다. 4년 연속 영업손실 뒤의 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희석으로 돌아옵니다.

마무리

에스투더블유가 하는 일은 분명합니다. 다크웹과 텔레그램처럼 일반 검색으로 닿지 않는 공간을 뒤져 위협 정보를 만들어 파는 것이고, 그런 회사는 국내에 많지 않습니다. 연구개발비를 매출의 16%씩 쓰고 있고 해외 기관을 4년째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종목의 주가에 붙어 있는 것은 그 기술이 아니라 2026년 매출 190억원이라는 한 줄입니다. 회사가 2월에 냈고 증권사가 그대로 받아쓴 숫자입니다. 상반기가 끝난 지금 그 숫자의 22.4%가 채워져 있습니다.

8월 27일의 10.87% 상승에 대해 회사가 내놓은 설명은 없습니다. 저는 이날의 재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확인된 것은 시가부터 9.74% 위에서 시작했다는 것과, 거래대금 34억 8천만원으로 만들어진 상승이라는 것뿐입니다.

이 종목을 보려면 3분기 매출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60억원대가 나오면 회사 전망은 살아 있고, 20억원대에 머물면 190억원은 정정될 숫자입니다. 11월 중순 3분기 보고서, 또는 그 전에 나올 실적 전망 정정 공시를 기다리면 됩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함께 오른 다른 종목들도 정리했습니다. 업종이 서로 겹치지 않게 골랐습니다.

지표를 읽는 방법을 따로 정리한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공시 원문과 공개된 시세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2026년 8월 27일 목요일, 셀레믹스는 8,380원에서 10,890원으로 29.95% 올라 상한가로 마감했습니다. 거래량은 590,630주로 전날 29,302주의 20.2배였고 거래대금은 61억원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23억원입니다. 같은 반기에 금융비용으로 나간 돈은 91억원입니다. 매출의 3.96배를 이자와 평가손실로 썼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시가총액은 1,218억원이 됐습니다.

이 세 숫자가 어떻게 한 회사 안에 같이 있는지, 그리고 9월 14일에 예정된 유상증자 납입일이 왜 이날 주가와 관련 있는지를 하나씩 보겠습니다.

고가와 종가가 같은 상한가였습니다

이날 셀레믹스는 8,590원에 출발했습니다. 전날 종가 대비 2.51% 높은 시가입니다. 저가는 8,420원이었고 고가와 종가는 모두 10,890원입니다. 장중에 상한가에 붙은 뒤 끝까지 풀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기준 셀레믹스(331920) 시세
구분 수치 메모
종가 10,890원 (+29.95%) 전일 8,380원, 상한가
시가 8,590원 (+2.51%) 보합권 출발
장중 고가 10,890원 고가 = 종가
장중 저가 8,420원 (+0.48%) 장 초반 구간
거래량 590,630주 전일 29,302주의 20.2배
거래대금 61억원 시가총액의 5.03%
시가총액 1,218억원 발행주식 11,181,555주
52주 최고 / 최저 19,840원 / 2,535원 2026-04-16 / 2025-12-02

거래량이 전날의 20배로 뛴 것은 이 종목의 평소 거래가 아주 얇기 때문입니다. 전날 거래량 29,302주는 상장주식의 0.26%에 불과합니다. 이런 종목은 몇십억원만 들어와도 가격이 크게 움직입니다. 실제로 이날 61억원으로 30%가 올랐습니다.

52주 구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2025년 12월 2일 2,535원이 바닥이었고 2026년 4월 16일 19,840원이 꼭대기입니다. 넉 달 반 만에 7.8배가 올랐다가 다시 절반 아래로 내려온 자리가 지금입니다. 8월 27일 종가 10,890원은 저점의 4.30배이자 고점의 54.9%입니다.

그리고 이날 셀레믹스는 공시를 한 건도 내지 않았습니다. 8월 14일 반기보고서 이후 새로 나온 회사 발표가 없습니다. WICS 생물공학 업종 지수도 0.3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업종이 끌어올린 상한가도 아닙니다.

셀레믹스 공식 로고입니다. 흰색 워드마크라 회사가 쓰는 초록 바탕 그대로 실었습니다. 출처: 셀레믹스 공식 홈페이지(celemics.com),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셀레믹스에 있습니다.

유전자를 골라내는 시약을 만듭니다

셀레믹스는 NGS 기반 유전자 분석 기업입니다. NGS는 Next Generation Sequencing의 줄임말로 DNA 염기서열을 대량으로 빠르게 읽어 내는 기술입니다. 2000년대 중반에 등장해 분석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낮췄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유전체는 약 30억 개의 염기로 되어 있습니다. 전부 읽는 것을 전장게놈분석이라고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질병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부분만 골라서 읽는 방법이 널리 쓰입니다. 이것을 타겟 시퀀싱이라고 부르고, 그 골라내는 작업에 쓰는 시약이 Target Capture 키트입니다. 셀레믹스의 주력 제품이 바로 이것입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 적어 놓은 설명이 이 제품의 위치를 알려 줍니다. 타겟 시퀀싱 공정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단계가 시료 준비이고, 그중에서도 유전자를 선별하는 Target Capture 키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즉 NGS 분석에서 가장 비싼 시약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핵심 기술의 이름은 MSSIC(Massively Separated and Sequence Identified Cloning)입니다. DNA를 분리하고 증식시키고 분석하고 회수하는 과정을 하나로 통합한 클로닝 기술이라고 회사는 설명합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Target Capture 키트, 면역 레퍼토어 분석 솔루션, 차세대 시퀀싱 솔루션(BTSeq) 세 가지 사업을 합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구성(단위 억원)
구분 품목 매출 비중
제품 Target Capture 키트 17.53 76.22%
서비스 NGS 서비스·BTSeq 솔루션 5.36 23.30%
기타 기타 0.11 0.48%
합계 - 23.00 100%

고객은 병원, 수탁검사기관, 제약사, 종자회사, 연구소입니다. 진단과 신약개발, 종자개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쓰입니다. 제품 판매단가는 영업비밀이라며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셀레믹스의 NGS 라이브러리 준비 키트입니다. 시약 튜브와 제품 상자가 함께 담긴 실제 제품 사진입니다. 출처: 셀레믹스 공식 홈페이지 제품 페이지, 2026년 8월 28일 확인.

매출은 4년 내내 줄었습니다

셀레믹스 연결 실적 추이(단위 억원)
구분 2022 2023 2024 2025 2026 상반기
매출액 87 66 67 58 23
영업이익 -57 -58 -19 -33 -24
순이익 -48 -39 +123 -40 -113(세전)
영업이익률 -65.69% -87.73% -28.32% -57.63% -102.2%
자산총계 222 181 294 244 488
부채총계 36 22 22 14 184
자본총계 186 159 272 230 304
영업활동현금흐름 -42 -45 -4 -36 -
주당순이익 -588원 -475원 +1,502원 -494원 -

매출이 2022년 87억원에서 2025년 58억원으로 33.3% 줄었습니다. 2026년 상반기는 23억원이고 연율로 계산하면 46억원입니다.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4년 연속 적자입니다. 2022년 -57억원, 2023년 -58억원, 2024년 -19억원, 2025년 -33억원, 2026년 상반기 -24억원입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년 내내 마이너스입니다.

표에서 눈에 걸리는 자리가 2024년입니다. 영업손실이 19억원인데 순이익은 +123억원이고 주당순이익은 +1,502원입니다. 영업 밖에서 142억원이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에는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같은 항목이 작동합니다.

반기 매출 23억원, 반기 금융비용 91억원

이 회사의 2026년 상반기 손익계산서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손익(단위 억원)
항목 2026 상반기 2025 상반기 2026 2분기 2026 1분기
매출액 23.00 28.47 13.76 9.24
매출원가 14.77 13.91 8.34 6.43
매출총이익 8.22 14.56 5.42 2.80
판매관리비 31.73 32.46 14.67 17.06
영업손실 -23.51 -17.90 -9.24 -14.27
금융비용 91.10 34.60 43.88 47.22
세전손실 -112.79 -51.48 -52.32 -60.47

매출 23억원인 회사가 반기에 금융비용으로 91억원을 썼습니다. 영업손실 23.51억원보다 네 배 가까이 큽니다. 세전손실 112.79억원 중 81%가 금융비용에서 나왔습니다.

이 금액이 전부 현금으로 나간 이자는 아닙니다. 2026년 6월 말 이자발생부채는 회사 규모에 비해 크지 않습니다. 대신 비유동부채가 2025년 말 1.1억원에서 165.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발행한 전환사채입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회사는 그 안에 들어 있는 전환권조기상환청구권을 파생상품으로 따로 떼어 회계처리합니다. 그리고 주가가 오르면 전환권의 가치가 커지므로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가 늘고 평가손실이 잡힙니다. 2026년 4월 16일 19,84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이 금융비용의 상당 부분을 만들었습니다.

2024년 순이익 +123억원도 같은 원리의 반대편입니다. 주가가 내려가면 전환권 가치가 줄어 평가이익이 잡힙니다. 같은 회계 항목이 주가 방향에 따라 두 해의 순이익을 정반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순이익이 아니라 영업손익과 현금흐름으로 봐야 합니다.

셀레믹스(331920) 최근 3개월 주가 차트입니다. 8월 내내 8천원대에서 움직이다 8월 27일 상한가로 마감한 흐름이 보입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3월에 최대주주가 바뀌었습니다

이 회사의 2026년은 지분 구조부터 달라졌습니다. 2월 3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이 체결됐고, 3월 12일 최대주주 변경이 공시됐습니다. 인수 자금은 자기자금 25억 7,960만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3월 13일 임시주주총회와 대표이사 변경 공시가 이어졌습니다.

반기보고서 주주 현황을 보면 새 최대주주가 그 뒤로도 지분을 늘렸습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2026년 상반기)
성명 관계 기초 주식수 기초 지분율 기말 주식수 기말 지분율
박종갑 본인 487,425 5.97% 1,248,171 11.16%
윤소정 친인척 37,000 0.45% 37,000 0.33%
김효기 등기임원 239,808 2.94% 239,808 2.14%

박종갑 대표의 보유 주식이 반년 만에 760,746주 늘었습니다. 지분율은 5.97%에서 11.16%가 됐습니다. 새 경영진이 들어와 지분을 사 모으고 있다는 흐름입니다. 다만 특수관계인을 다 합쳐도 13.6% 수준이므로 유통물량은 여전히 86% 이상입니다.

9월 14일에 100억원이 들어옵니다

이 종목에서 날짜를 하나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2026년 6월 24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입니다. 공시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2026년 6월 24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
항목 내용
신주의 종류와 수 보통주 915,499주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 11,181,555주
증자방식 제3자배정증자
자금조달 목적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99억 9,999만원
기준주가 12,137원
할인율 10.0%
신주 발행가액 10,923원
납입일 2026년 9월 14일
신주 상장 예정일 2026년 10월 20일
보호예수 한국예탁결제원에 1년간 전량 보호예수

여기서 숫자 하나를 겹쳐 봐야 합니다. 발행가액은 10,923원이고 8월 27일 종가는 10,890원입니다. 종가가 발행가의 99.7%입니다. 상한가로 끌어올린 자리가 정확히 그 선 바로 아래였습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발행가액은 이사회 결의 시점의 주가로 이미 확정됩니다. 그 뒤에 주가가 발행가보다 내려가면 배정받기로 한 쪽은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게 사는 셈이 됩니다. 8월 27일 이전 주가는 8,380원으로 발행가의 76.7%였습니다.

덧붙일 것은 이 증자로 들어오는 100억원의 용도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라는 점입니다. 시설이나 운영이 아니라 다른 회사 지분을 사기 위한 돈입니다. 어느 회사인지는 이 공시에 적혀 있지 않으므로 취득 결정 공시가 나올 때 확인해야 합니다.

증자가 끝나면 발행주식은 11,181,555주에서 12,097,054주가 됩니다. 기존 주주 기준 희석률은 8.19%입니다. 다만 신주는 1년간 보호예수되므로 당장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아닙니다.

자산이 반년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재무상태표의 변화 폭이 이 회사가 올해 무엇을 했는지 그대로 보여 줍니다.

재무상태표 주요 항목(단위 억원)
항목 2024년 말 2025년 말 2026년 6월 말 반년 변화
유동자산 120.5 84.4 413.9 4.9배
자산총계 294.1 244.1 487.8 2.0배
비유동부채 2.6 1.1 165.8 전환사채 발행
부채총계 22.3 13.9 183.8 13.2배
자본금 40.8 40.8 55.9 유상증자
자본잉여금 642.2 642.2 813.6 +171.4
결손금 -402.6 -442.9 -555.7 반기 -112.8
자본총계 271.8 230.2 303.9 +73.7

유동자산이 84억원에서 414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대부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로 들어온 현금입니다. 발행주식수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8,164,148주로 고정돼 있다가 반년 만에 11,181,555주가 됐습니다. 36.96% 희석입니다.

동시에 결손금은 442.9억원에서 555.7억원이 됐습니다. 자본잉여금 813.6억원과 비교하면, 주주가 넣은 돈의 68%가 이미 결손금으로 사라진 상태입니다. 자본금 55.9억원에 자본총계 303.9억원이므로 자본잠식은 아닙니다.

시가총액 1,218억원을 무엇으로 나눌 것인가

셀레믹스는 순이익이 적자라 PER이 나오지 않습니다. 남는 지표를 종가 10,890원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종가 10,890원 기준 지표
지표 계산
PER 영업·순이익 모두 적자 계산 불가
PBR 시가총액 1,218억 ÷ 자본총계 304억 4.01배
PSR 시가총액 ÷ 상반기 연율화 매출 46억 26.5배
시가총액 ÷ 2025년 매출 1,218억 ÷ 58억 21.0배
시가총액 ÷ 반기 영업손실 1,218억 ÷ 23.5억 51.8배

포털에 표시된 PBR 2.97배는 전날 종가 8,380원과 2025년 말 주당순자산 2,819원으로 계산된 값입니다. 반기말 자본총계 303.9억원과 발행주식 11,181,555주로 다시 계산하면 주당순자산은 2,718원이고 종가 기준 PBR은 4.01배입니다.

매출 대비로 보면 PSR 26.5배입니다. 연 매출 46억원짜리 회사에 1,218억원이 매겨져 있습니다. 이 값이 정당한지 아닌지는 매출이 다시 늘어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4년 동안은 줄었습니다.

흔히 도는 이야기 세 가지를 바로잡습니다

첫째, 2024년 주당순이익 +1,502원은 영업으로 번 돈이 아닙니다. 그해 영업손실은 19억원이었습니다. 순이익 123억원은 전환사채에 딸린 파생상품 평가이익에서 나왔고, 그 평가이익은 주가가 내려가면 생기는 성질의 것입니다. 포털의 과거 실적 표에서 이 한 해만 보고 흑자 회사로 읽으면 안 됩니다.

둘째, 거래량 20배는 폭발적인 매수가 들어왔다는 뜻이 아닙니다. 전날 거래량이 29,302주로 상장주식의 0.26%에 불과했습니다. 분모가 워낙 작아서 나온 배수입니다. 이날 거래대금 61억원은 시가총액의 5.03%이고, 같은 날 코스닥에서 훨씬 큰 돈이 오간 종목이 여럿입니다. 배수가 아니라 금액으로 봐야 규모가 보입니다.

셋째, 이날 상한가에 대한 회사의 발표는 없습니다. 8월 27일 셀레믹스가 접수한 공시는 0건이고 마지막 공시는 8월 14일 반기보고서입니다. 업종 지수도 0.30% 상승에 그쳤습니다. 저는 이날의 재료를 찾지 못했고, 확인된 사실은 9월 14일 납입 예정인 유상증자 발행가 10,923원 바로 아래에서 종가가 형성됐다는 것뿐입니다. 이것을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9월 14일 유상증자 납입 — 915,499주, 100억원입니다. 납입이 예정대로 이뤄지는지, 배정대상자가 누구인지 증권발행결과 공시에서 확인됩니다.

타법인 증권 취득 결정 공시 — 100억원의 용도가 타법인 지분 취득입니다. 어느 회사를 얼마에 사는지가 이 증자의 실질입니다.

3분기 매출 — 1분기 9.24억원, 2분기 13.76억원이었습니다. 2분기에 방향이 돌아섰는지 한 분기짜리인지는 3분기에 갈립니다.

3분기 금융비용 — 상반기에만 91억원이었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이 항목이 더 커집니다. 8월 27일의 30% 상승은 3분기 금융비용에 반영됩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 4년 연속 마이너스입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로 들어온 현금이 언제까지 버티는지가 여기서 계산됩니다.

추가 전환사채 발행 — 올해만 2월과 3월에 두 차례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습니다. 추가 발행이 나오면 희석과 금융비용이 함께 늘어납니다.

세 가지 시나리오

긍정 — 9월 유상증자로 들어온 100억원이 매출로 이어지는 자산 취득에 쓰이고, 2분기에 회복된 매출 흐름이 3분기에도 이어집니다. 전환사채 파생평가손실은 현금이 나가는 비용이 아니므로, 영업이 좋아지면 순손실 규모와 무관하게 시장의 평가는 달라집니다.

중립 — 매출은 반기 23억원 수준에서 정체하고 영업손실도 비슷하게 이어집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로 확보한 현금 덕에 당장의 자금 문제는 없지만, 지표로 설명할 것이 없어 주가는 수급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4월 19,840원과 8월 8,380원 사이의 폭이 그 범위입니다.

부정 — 매출이 다시 줄고 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결손금이 더 쌓입니다. 자금이 필요해 전환사채나 유상증자를 또 발행하면 발행주식수가 한 번 더 늘어납니다. 이미 반년 만에 36.96%가 희석됐습니다.

마무리

셀레믹스가 만드는 것은 NGS 분석에서 가장 비싼 시약입니다. 기술의 위치는 분명합니다. 문제는 숫자입니다. 매출이 4년 연속 줄어 반기 23억원이 됐고, 영업손실은 4년 연속이며, 반기 금융비용은 매출의 3.96배인 91억원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올해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발행주식수가 반년 만에 36.96% 늘었으며, 9월 14일에 100억원짜리 유상증자 납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8월 27일의 상한가는 그 발행가 10,923원 바로 아래인 10,890원에서 멈췄습니다.

저라면 이 종목에서 두 가지만 봅니다. 9월 14일 납입이 실제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그 100억원으로 어느 회사 지분을 사는지입니다. 매출 46억원짜리 회사가 100억원을 들여 무엇을 사는가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그대로 말해 줍니다. 3분기 보고서보다 그 공시가 먼저 나옵니다.

넉 달 반 만에 7.8배, 다시 절반으로

이 종목의 1년치 궤적을 날짜와 함께 놓으면 지금 자리가 어디인지 분명해집니다. 2025년 12월 2일 2,535원이 52주 최저였고, 2026년 4월 16일 19,840원이 52주 최고였습니다. 넉 달 반 만에 7.83배가 올랐습니다.

그 사이에 회사에서 일어난 일이 지분 변동과 자금 조달입니다. 2월 3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2월 4일 유상증자 결정과 전환사채 발행 결정, 3월 12일 최대주주 변경, 3월 13일 대표이사 변경, 3월 31일 전환사채 발행 결정, 4월 1일 유상증자 결정이 두 달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그리고 4월 고점 이후 8월 26일 8,380원까지 57.8%가 빠졌습니다. 8월 27일 상한가로 10,890원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4월 고점의 54.9%입니다. 실적이 그 사이에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상반기 매출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19.2% 줄었습니다.

초보 투자자가 여기서 챙겨 갈 것은 이렇습니다. 주가가 크게 오른 구간에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면, 그 조달 조건은 오른 주가로 정해집니다. 6월 24일 유상증자의 기준주가 12,137원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과거 1개월 가중평균 15,628원, 1주일 가중평균 13,077원을 놓고 계산한 값입니다. 지금 주가는 그 기준주가보다 10.3% 낮습니다.

판매관리비가 매출보다 큽니다

손익표에서 한 줄만 더 짚겠습니다. 2026년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31.73억원이고 매출액은 23.00억원입니다. 판매관리비가 매출보다 8.73억원 많습니다.

매출총이익이 8.22억원이므로, 매출총이익 전부를 써도 판매관리비의 4분의 1밖에 못 채웁니다. 이 구조에서는 매출이 지금의 두 배가 되어도 영업 흑자가 나지 않습니다. 매출총이익률 35.8%를 그대로 두고 계산하면 판매관리비 31.73억원을 덮으려면 반기 매출이 약 89억원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반기 매출의 3.9배입니다.

다른 길은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 32.46억원에서 31.73억원으로 2.3%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연구개발과 인건비가 중심인 회사라 크게 깎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 회사의 흑자 전환은 비용이 아니라 매출에서만 나옵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함께 오른 다른 종목들도 정리했습니다. 업종이 서로 겹치지 않게 골랐습니다.

지표를 읽는 방법을 따로 정리한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공시 원문과 공개된 시세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