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7일 코스닥에서 파루가 1,331원 상한가로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 종목의 전날 종가는 1,024원이 아니었습니다. 전날에는 아예 거래가 없었고, 그 전날도, 그 전전날도 없었습니다. 8월 4일부터 8월 26일까지 열여섯 거래일 동안 이 주식은 거래소에서 매매가 정지돼 있었습니다.
정지되기 직전인 8월 3일의 실제 체결가는 512원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이 회사는 주식 두 주를 한 주로 합쳤습니다. 41,804,315주가 20,902,157주가 됐고, 1주의 액면금액은 500원에서 1,000원이 됐습니다. 8월 27일은 그렇게 바뀐 새 주권이 처음 거래된 날이고, 상한가의 기준이 된 1,024원은 512원에 2를 곱한 값입니다.
시가부터 상한가로 출발했습니다
| 구분 | 수치 | 구분 | 수치 |
|---|---|---|---|
| 종가 | 1,331원 | 기준가 | 1,024원 |
| 시가 | 1,331원 | 고가 | 1,331원 |
| 저가 | 1,100원 | 등락률 | +29.98% |
| 거래량 | 4,192,134주 | 거래대금 | 54억원 |
| 시가총액 | 278억원 | 상장주식수 | 20,902,157주 |
| 액면가 | 1,000원 | 자본금 | 209억 2,157만원 |
| 외국인 비중 | 1.32% | 업종(WICS) | 에너지장비및서비스 |
하루의 모양이 특이합니다. 시가가 1,331원, 고가도 1,331원, 종가도 1,331원인데 저가는 1,100원입니다. 장이 열리자마자 가격제한폭에 붙었고, 장중에 1,100원까지 밀렸다가 다시 상한가로 끝났습니다. 하루 안에서 21%가 오르내렸습니다.
거래량 4,192,134주는 상장주식수 20,902,157주의 20.06%입니다. 상장주식 다섯 주 중 한 주가 하루에 손을 바꿨습니다. 거래대금 54억원은 시가총액 278억원의 19.4%입니다. 평균 체결단가는 약 1,288원으로 종가 1,331원보다 낮습니다.
이 회전율은 열여섯 거래일 동안 막혀 있던 매매 수요가 하루에 몰린 결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정지 직전인 8월 3일 거래량은 200,647주였습니다. 8월 27일 거래량은 그 20.9배입니다.
액면병합은 회사 가치를 바꾸지 않습니다
이 종목을 이해하려면 먼저 액면병합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 항목 | 병합 전 | 병합 후 |
|---|---|---|
| 1주의 액면금액 | 500원 | 1,000원 |
| 발행주식총수 | 41,804,315주 | 20,902,157주 |
| 자본금 | 209억 2,157만원 | 209억 2,157만원 |
| 일정 | 날짜 | 비고 |
| 이사회 결의 | 2026년 6월 2일 | - |
| 임시주주총회 | 2026년 7월 16일 | 정관 변경 승인 |
| 매매거래정지 | 2026년 8월 4일 ~ 8월 26일 | 16거래일 |
| 효력발생일 | 2026년 8월 6일 | - |
| 신주권 변경상장 | 2026년 8월 27일 | 거래 재개 |
표의 세 번째 줄을 보시면 됩니다. 주식 수는 절반이 됐는데 자본금은 209억 2,157만원 그대로입니다. 액면금액을 두 배로 올리고 주식 수를 절반으로 줄이면 곱한 값이 같으니 자본금은 변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자산도, 부채도, 매출도, 이익도 전혀 달라지지 않습니다. 100주를 갖고 있던 주주는 50주를 갖게 되고, 주당 가격은 두 배가 됩니다. 지분율은 그대로입니다.
그러니까 8월 27일에 붙은 1,331원이라는 값은 병합 전으로 환산하면 665.5원입니다. 8월 3일 512원에서 665.5원이 된 것이고 그 차이가 29.98%입니다. 주식 수가 절반이 됐다고 회사가 좋아진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액면병합을 하는 이유는 대개 주가의 자릿수입니다. 파루의 병합 직전 주가는 8월 3일 512원이었고 7월 저점은 486원이었습니다. 세 자리 숫자로 거래되는 주식은 호가 한 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하루 변동폭이 크게 잡히고, 기관 자금이 들어오기도 어렵습니다. 병합 후에는 같은 회사가 1,024원에서 출발합니다. 회사의 실질은 그대로인데 화면에 찍히는 숫자만 두 배가 되는 조치입니다.

파루의 공식 워드마크입니다. 출처: 파루 공식 홈페이지(paru.co.kr), 2026년 8월 28일 확인. 상표권은 주식회사 파루에 있습니다.
차트에 찍힌 972원은 실제로 거래된 값이 아닙니다

파루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입니다. 8월 4일부터 8월 26일까지 선이 수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매매거래정지 기간이고, 오른쪽 끝의 수직 상승이 8월 27일입니다. 표시된 최고가와 최저가는 액면병합을 소급 반영한 수정주가입니다. 출처: 네이버 금융, 2026년 8월 28일 확인. 조회 시점에 따라 갱신됩니다.
차트 위쪽에 최고 2,100원(6월 26일), 아래쪽에 최저 972원(8월 3일)이 찍혀 있습니다. 두 값 모두 그 날짜에 실제로 체결된 가격이 아닙니다. 액면병합을 소급 반영한 수정주가입니다. 실제 장중 고가는 6월 26일 1,050원, 실제 장중 저가는 8월 3일 486원이었습니다.
| 구분 | 차트·포털 표시 | 당시 실제 체결가 |
|---|---|---|
| 52주 최고 (2026년 2월 6일) | 2,742원 | 1,371원 |
| 3개월 최고 (6월 26일) | 2,100원 | 1,050원 |
| 3개월 최저 (8월 3일) | 972원 | 486원 |
| 8월 3일 종가 | 1,024원 | 512원 |
| 8월 27일 종가 | 1,331원 | 1,331원(병합 후) |
이 구분이 왜 중요하냐면, "2,742원 하던 주식이 1,331원이 됐으니 반토막"이라는 문장과 "1,371원 하던 주식이 665원까지 갔다가 665원으로 돌아왔다"는 문장이 같은 사실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비율로 보면 두 계산이 같지만, 특정 시점의 실제 가격을 말할 때는 수정주가를 그대로 쓰면 틀립니다. 액면병합이나 분할, 무상증자를 겪은 종목의 과거 가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조정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소수점입니다. 52주 최고·최저 값에 소수점이 붙어 있으면 거의 예외 없이 수정주가입니다. 다른 하나는 병합·분할 공시 날짜와 조정이 끝나는 날짜를 맞춰 보는 것입니다. 파루의 경우 8월 27일부터는 표시 가격과 실제 가격이 같습니다.
이 회사는 태양광 구조물과 추적장치를 만듭니다
파루는 1993년 7월 15일에 설립됐고 2000년 7월 19일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본점은 전라남도 순천시 서면이고 율촌산단에 공장이 있습니다. 사업은 태양광 발전용 구조물과 추적식 시스템이 중심입니다.
태양광 추적장치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짚겠습니다. 태양광 패널은 햇빛이 정면으로 들어올 때 발전량이 가장 큽니다. 그런데 해는 하루 종일 움직입니다. 패널을 한 각도로 고정해 두면 아침과 저녁에는 빛을 비스듬히 받게 됩니다. 추적장치는 패널을 해의 위치에 맞춰 돌려 줍니다. 좌우 한 축만 돌리는 것이 단축 추적식, 좌우와 높낮이를 함께 돌리는 것이 양축 추적식입니다. 고정식보다 발전량이 늘어나는 대신 구조물과 구동장치 값이 더 듭니다.
| 사업부문 | 품목 | 매출액 | 비중 |
|---|---|---|---|
| 태양광발전 | 태양광 추적장치·구조물 | 12,647 | 97.6% |
| 위생환경사업 | 야호, 에어쿨 등 분무·방역 장치 | 311 | 2.4% |
| 합계 | - | 12,958 | 100% |
매출의 97.6%가 태양광입니다. 나머지 2.4%인 위생환경사업은 액체를 미세하게 분사하는 장치로, 농업용 약제 살포와 시설 가습, 방역·소독에 쓰입니다. 원재료는 C형강과 각파이프 같은 철강재이고, 반기 매입액 76.38억원 중 96.7%가 태양광 자재입니다. 중국에 현지 지사를 두고 자재를 조달합니다.

파루가 양축 추적식 시스템을 공급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알라모7 태양광발전소입니다. 출처: 파루 공식 홈페이지 설치사례(해외) 게시판, 2026년 8월 28일 확인. 이미지 권리는 주식회사 파루에 있습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서 직접 내세우는 실적은 미국 알라모 프로젝트입니다. 약 400MW 규모의 단축 및 양축 추적식 시스템을 공급했다고 적혀 있고, 홈페이지 설치사례에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7 발전소 항공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위 사진이 그것입니다.
최대주주가 이틀 전에 매수 계획을 신고했습니다
8월 27일에 이 회사가 낸 공시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틀 전인 8월 25일에 한 건이 접수됐습니다.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입니다.
| 항목 | 내용 |
|---|---|
| 보고자 | (주)지본 (최대주주) |
| 현재 보유 | 4,814,257주 (23.03%) |
| 거래 방향 | 장내매수 |
| 계획 수량 | 488,300주 (발행주식의 2.34%) |
| 신고 단가 | 1,024원 |
| 거래금액 | 5억 19만 2,000원 |
| 거래 기간 | 2026년 9월 28일 ~ 10월 27일 |
| 거래 목적 | 지분 확보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 |
이 서류는 상장회사의 임원과 주요주주가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기 회사 주식을 사고팔 때 미리 계획을 알리도록 한 제도에 따라 제출됩니다. 매매가 정지돼 있는 동안, 그리고 거래 재개 이틀 전에 최대주주가 5억원어치를 사겠다고 신고한 것입니다.
신고 단가 1,024원이 눈에 걸립니다. 그 값은 병합 기준가이자 매매정지 직전 종가의 두 배입니다. 서류를 낸 8월 25일 시점에는 그것이 이 주식의 유일한 가격이었으니 그 값을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거래가 재개된 첫날 종가가 1,331원이 됐습니다. 9월 28일부터 계획대로 488,300주를 사려면 신고 때보다 30% 비싼 값을 치러야 합니다.
최대주주 (주)지본은 출자자 4명, 대표이사 강선자, 최대주주는 강문식 외 3인이 100%를 가진 회사입니다. 파루의 대표이사 강문식이 개인으로 1.67%, 이연순이 0.40%를 따로 갖고 있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계는 25.10%입니다. 지본의 2025년 결산은 자산총계 370.1억원, 부채총계 233.9억원, 자본총계 136.2억원, 매출액 79.2억원, 영업이익 10.4억원, 순손실 11.6억원입니다. 지난해 이 회사에 태양광발전소 13곳이 흡수합병됐습니다.
소액주주는 2025년 말 기준 17,094명이 병합 전 기준 30,595,237주, 지분율 73.19%를 갖고 있었습니다. 병합 후로 환산하면 약 15,297,618주입니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 항목 | 2025년 상반기 | 2026년 상반기 | 2025년 2분기 | 2026년 2분기 |
|---|---|---|---|---|
| 매출액 | 129.2 | 131.2 | 60.0 | 62.1 |
| 매출총이익 | 29.9 | 40.4 | 11.3 | 17.5 |
| 매출총이익률 | 23.12% | 30.79% | 18.86% | 28.13% |
| 판매비와관리비 | 52.7 | 37.7 | 22.7 | 16.4 |
| 영업손익 | -22.8 | +2.7 | -11.4 | +1.1 |
| 금융비용 | 8.8 | 6.7 | 5.2 | 3.3 |
| 당기순손익 | -30.9 | -1.0 | -16.2 | -1.6 |
| 주당손익 | -73원 | -2원 | -39원 | -3원 |
매출은 129.2억원에서 131.2억원으로 1.5% 늘었습니다.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그런데 영업손익이 마이너스 22.8억원에서 플러스 2.7억원으로 뒤집혔습니다. 25.5억원의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표에서 바로 보입니다.
둘로 나뉩니다. 매출총이익이 29.9억원에서 40.4억원으로 10.5억원 늘었고, 판관비가 52.7억원에서 37.7억원으로 15.0억원 줄었습니다. 개선분 25.5억원 중 59%가 비용을 깎아서 만든 것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이 23.12%에서 30.79%로 오른 것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다만 아직 순이익은 마이너스입니다. 반기 순손실이 1.0억원이고, 금융비용 6.7억원이 영업이익 2.7억원을 넘어섭니다. 이 회사는 차입금 이자만큼도 아직 못 벌고 있습니다.
결손금이 자본금의 1.77배입니다
| 항목 | 2024년 말 | 2025년 말 | 2026년 6월 말 |
|---|---|---|---|
| 자산총계 | 592.3 | 560.8 | 597.6 |
| 부채총계 | 313.1 | 321.7 | 335.0 |
| 자본총계 | 279.2 | 239.1 | 262.6 |
| 자본금 | 209.0 | 209.0 | 209.0 |
| 자본잉여금 | 346.0 | 346.0 | 346.0 |
| 기타자본항목 | 53.9 | 53.9 | 78.4 |
| 이익잉여금(결손금) | -329.0 | -368.9 | -369.7 |
| 현금및현금성자산 | 48.6 | 38.9 | 21.7 |
주주가 자본금 209.0억원과 자본잉여금 346.0억원, 합쳐서 555.0억원을 이 회사에 넣었습니다. 그중 369.7억원이 결손금으로 사라졌습니다. 결손금이 자본금의 1.77배입니다. 남은 자본총계 262.6억원이 지금의 순자산이고, 시가총액 278억원이 그 위에 붙어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에 기타자본항목이 53.9억원에서 78.4억원으로 24.5억원 늘었습니다. 자산재평가이익입니다. 유형자산을 다시 평가해 장부가를 올린 것이고, 손익계산서를 거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으로 바로 자본에 들어갑니다. 유형자산 장부가도 249.7억원에서 282.0억원이 됐습니다. 회사가 벌어서 늘린 자본이 아니라 갖고 있던 땅과 건물의 값을 다시 매겨 늘어난 자본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현금은 48.6억원, 38.9억원, 21.7억원으로 계속 줄었습니다. 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6.3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마이너스 50.2억원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나가는 쪽입니다.
4년 매출은 405억에서 288억이 됐습니다
| 항목 | 2022 | 2023 | 2024 | 2025 | 2026년 상반기 |
|---|---|---|---|---|---|
| 매출액 | 405 | 422 | 401 | 288 | 131 |
| 영업이익 | -23 | -19 | +2 | -27 | +2.7 |
| 당기순이익 | -46 | -10 | -10 | -41 | -1.0 |
| 영업이익률 | -5.75% | -4.54% | 0.53% | -9.50% | 2.05% |
| 이자발생부채 | 225 | 225 | 220 | 241 | - |
| 부채비율 | 128.97% | 133.42% | 112.16% | 134.55% | 127.6% |
| 주당배당금 | 0원 | 0원 | 0원 | 0원 | - |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출이 405억원, 422억원, 401억원, 288억원입니다. 마지막 해에 28.2%가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24년 한 해만 2억원 흑자였고 나머지 세 해가 적자입니다. 순이익은 4년 내내 마이너스이고 합치면 107억원 손실입니다. 배당은 4년 동안 한 번도 없었습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131억원을 그대로 연간으로 늘리면 262억원입니다. 2025년 288억원보다 적습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매출 규모 자체는 아직 회복 국면이 아닙니다. 이 회사에 증권사 컨센서스는 집계돼 있지 않습니다. 시가총액 278억원대 종목에는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붙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회사가 반기보고서에서 가리킨 방향
이 회사가 앞으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반기보고서 사업 개요에 길게 적혀 있습니다. 핵심 문장 하나만 옮기면 2026년 6월에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는 것입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패널을 얹어 농사와 발전을 동시에 하는 방식입니다. 패널 아래에서 계속 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기둥을 높이 세우고 패널 간격을 벌려야 하므로 일반 태양광보다 구조물 값이 더 들어갑니다. 구조물과 추적장치를 만드는 회사에는 단가가 높은 시장입니다. 회사는 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물과 추적식 시스템 기술,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법률이 제정됐다는 것과 그 시장에서 매출이 나온다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하위법령과 세부 제도가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고, 회사도 보고서에 "관련 하위법령 및 세부 제도가 구체화될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131억원에는 이 시장의 몫이 아직 잡혀 있지 않습니다.
상한가라는 결과와 재개 첫날이라는 조건
여기서 오해를 하나 짚겠습니다. 8월 27일의 상한가를 "무슨 호재가 나왔길래"로 읽으면 이 종목의 하루를 잘못 보게 됩니다. 그날 이 회사가 낸 공시는 없습니다. 그날 발표된 실적도, 수주도 없습니다. 있었던 것은 열여섯 거래일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매매거래정지 기간에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고 팔고 싶어도 팔 수 없습니다. 그 기간에 시장에서는 다른 태양광·에너지 종목들이 움직였고, 파루의 가격만 8월 3일 시점에 멈춰 있었습니다. 재개 첫날에는 그 시차가 한 번에 반영됩니다. 상장주식의 20.06%가 하루에 손을 바꾼 것은 그 조정 과정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두 번째로 짚을 것은 상한가의 기준입니다. 병합 종목의 재개 첫날 기준가는 병합비율을 반영해 새로 정해집니다. 파루의 기준가 1,024원은 8월 3일 종가 512원에 2를 곱한 값이고, 상한가 1,331원은 그 기준가의 130%입니다. 회사가 좋아져서 붙은 30%가 아니라 재개된 첫 시장에서 매겨진 30%입니다.
세 번째는 최대주주의 매수 계획입니다. 8월 25일 신고는 "지분 확보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를 목적으로 적었고 거래 기간은 9월 28일부터입니다. 아직 한 주도 사지 않았습니다. 계획은 계획이고, 실제 취득 여부는 기간이 끝난 뒤 별도로 공시됩니다.
같은 종가로 계산한 밸류에이션
| 지표 | 값 | 계산 근거 |
|---|---|---|
| 시가총액 | 278억원 | 20,902,157주 × 1,331원 |
| 반기말 자본총계 | 262.6억원 | 비지배지분 -1.2억원 포함 |
| PBR(반기말 기준) | 1.06배 | 278억 ÷ 262.6억 |
| 포털 표기 PBR | 1.16배 | 1,331원 ÷ BPS 1,148원(2025년 말) |
| PSR(2025년 매출) | 0.97배 | 278억 ÷ 288억 |
| EV/매출 | 1.72배 | (시총 + 순차입금 219억) ÷ 288억 |
| PER | 계산 불가 | 4년 연속 순손실 |
순자산의 1.06배입니다. 매출로 재면 0.97배로 시가총액이 연매출보다 작습니다. 다만 이 회사는 이자발생부채가 241억원(2025년 말)이고 현금이 21.7억원입니다. 차입금을 더한 기업가치로 재면 매출의 1.72배가 됩니다. 시가총액만으로 보면 싸 보이고 빚을 넣으면 그렇지 않은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포털이 표시하는 PBR 1.16배는 2025년 말 주당순자산 1,148원을 분모로 씁니다. 2026년 6월 말 지배주주자본 263.8억원을 발행주식수로 나누면 1,262원이고, 이 값으로 계산하면 1.055배입니다. 상반기에 자산재평가로 자본이 24.5억원 늘어난 것이 반영된 차이입니다.
다음 거래일부터 확인할 것
- 거래 재개 둘째 날의 거래량 — 8월 27일 419만 주는 상장주식의 20.06%입니다. 이 물량이 다음 날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재개 효과와 실제 매수세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 9월 28일부터 시작되는 최대주주 매수 — (주)지본이 488,300주를 실제로 사는지, 신고 단가 1,024원보다 높은 값에서도 계획대로 집행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결과는 기간 종료 후 소유상황보고서로 확인됩니다.
- 3분기 매출 — 상반기 131억원은 연간으로 늘려도 2025년 288억원에 못 미칩니다. 하반기가 태양광 시공 성수기이므로 3분기 숫자가 방향을 정합니다.
- 영업이익과 금융비용의 역전 — 반기 영업이익 2.7억원, 금융비용 6.7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넘어서는 시점이 순이익 흑자의 조건입니다.
- 영농형 태양광 하위법령 — 2026년 6월 제정된 법률의 시행령과 세부 제도가 언제 확정되는지, 그 뒤 회사의 수주 공시가 나오는지가 이 회사의 중기 매출을 결정합니다.
- 결손금 369.7억원 — 자본금 209.0억원의 1.77배입니다. 배당은 이 숫자가 정리되기 전에는 나올 수 없습니다.
세 갈래로 나눠 보면 이렇게 됩니다
좋게 흘러가는 경우는 상반기의 흑자 전환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영농형 태양광 시장이 실제 수주로 연결되는 그림입니다. 매출총이익률 30.79%가 유지되고 매출이 늘면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넘어서고 4년 만에 연간 순이익 흑자가 나옵니다. 최대주주가 9월 말부터 5억원어치를 실제로 사들이면 수급에도 보탬이 됩니다.
중간은 흑자는 유지하되 매출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상반기 흑자의 59%가 판관비 15억원을 깎아 만든 것입니다. 비용 절감은 한 번 하고 나면 다음 해에 같은 크기로 다시 할 수 없습니다. 매출이 131억원 수준에 머물면 손익은 다시 손익분기 근처를 오갑니다.
나쁜 쪽은 재개 첫날의 거래량이 그날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8월 3일 거래량은 20만 주였고 6월 한 달 거래량은 3,271만 주였습니다. 이 종목의 평소 거래는 들쭉날쭉하고, 6월 25일에는 상한가 다음 날 6.5%가 빠지기도 했습니다. 현금 21.7억원, 결손금 369.7억원이라는 재무 상태는 그 변동성을 받아 줄 만큼 두텁지 않습니다.
제가 이 하루에서 본 것
파루의 8월 27일은 새 정보가 만든 하루가 아닙니다. 열여섯 거래일 동안 닫혀 있던 창구가 열린 하루입니다. 그사이 회사에서는 주식 두 주가 한 주로 합쳐졌고,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자본금도, 자산도, 매출도, 주주의 지분율도 전부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화면에 찍히는 숫자입니다. 512원이 1,024원이 됐고, 거기서 30%가 붙어 1,331원이 됐습니다. 차트에 표시된 과거 최고가 2,742원도 실제로는 1,371원이었습니다. 액면병합을 겪은 종목에서 과거 가격을 인용할 때 가장 많이 틀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그 아래에 있는 회사의 실제 숫자는 이렇습니다. 4년 동안 매출 405억원이 288억원이 됐고, 순이익은 4년 내내 마이너스였으며, 주주가 넣은 555억원 중 370억원이 결손금으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에 판관비를 15억원 줄여 영업이익 2.7억원을 냈습니다. 이 회사의 다음 국면은 그 2.7억원이 커지느냐에 달려 있고, 그 답은 3분기 보고서에 나옵니다.
2026년 8월 27일 마감 종목 함께 보기
같은 날 오른 다른 종목들도 같은 방식으로 뜯어봤습니다.
- 대한광통신, 결손금을 메운 767억은 벌어서 만든 돈이 아니다
- 벡트, 유상증자 83억을 낼 법인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9억이다
- 휴온스글로벌, 주주가 반대한 자회사 합병이 석 달 만에 철회됐다
- 삼아알미늄, 4년간 설비에 2,349억을 넣고 잉여현금은 2,338억이 빠졌다
- 재영솔루텍, 액면병합이 만든 52주 최고가 40,500원의 정체
지표를 처음 보시는 분께는 아래 두 글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정규장 마감 데이터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공시 원문, 회사가 공시한 2026년 반기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자료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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