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미국법인은 8월 판매 실적을 발표하면서 제목에 ‘ALL-TIME MONTHLY SALES RECORD’라고 썼습니다. 83,793대,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 그중 소매 판매 77,984대는 8월 기준 최다입니다. 증가율 0.9%로 역대 최대라는 것은 지난해 8월(83,007대)이 종전 최고 기록이었다는 뜻이고, 그 안을 열어 보면 두 개의 곡선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가 65.7% 늘었고, 전기차가 44.7% 줄었습니다(국내 언론이 인용한 현대차·기아 집계 기준. 기아 미국법인 자체 발표는 하이브리드 +99%). 이 글은 그 두 곡선과, 1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관세 15%가 온전히 반영된 2분기 실적의 무게를 정리한 것입니다.
018월 미국 — 현대차·기아 합산으로 보면 하이브리드 첫 5만 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94,612대로 1.9% 줄었고, 기아를 합친 두 회사의 8월 미국 판매는 178,405대(−0.6%)였습니다. 합산 하이브리드는 50,057대로 47.7% 늘어 처음으로 월 5만 대를 넘겼고 비중은 28.1%입니다. 합산 전기차는 7,678대로 52.3% 줄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방향은 같지만 기아의 하이브리드 증가율(+65.7%)이 현대차(+33%)보다 가파르고, 전기차 감소율(−44.7%)은 현대차(−56.3%)보다 완만합니다.
모델별로 내려가면 감소의 모양이 더 분명합니다. 기아 EV6는 712대로 60.4% 줄었고 EV9은 1,789대로 33.2% 줄었습니다. 8월에 미국 판매를 시작한 EV3는 6대입니다. 현대차 쪽은 아이오닉 5가 3,818대(−51%), 아이오닉 6가 28대(−97%), 아이오닉 9이 589대(−42%)입니다.
02전기차가 비운 자리 — 세액공제 종료 이후 1년
미국 전기차 시장 자체가 줄었습니다. 연방 세액공제(30D)가 2025년 9월 30일에 끝난 뒤, 신차 판매에서 순수전기차(BEV) 비중은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 기준 2025년 8월 10.1%에서 2026년 8월 6.2%로 내려왔습니다. Cox Automotive 기준으로는 2025년 9월 11.7%에서 2026년 8월 5.7%로, 판매 대수로는 46.9% 감소이며, 분기별 수치에서 역산한 올해 누적 감소율은 약 30%입니다. 기아의 전기차 −44.7%는 시장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대응은 라인업 정리였습니다. 회사 발표 시점 기준으로 아이오닉 6 일반 모델 단종(3월 4일), 코나 일렉트릭 2026년형 미출시(2월 4일), EV6 GT 출시 연기(3월), EV9 GT 무기한 연기(2025년 11월 18일)가 이어졌습니다. 아이오닉 6 N은 8월 4일 온라인 커뮤니티발 미국 출시 취소설에 현대차 미국법인이 ‘2026년 미국 출시 계획에 변경 없음’이라고 답했고, 9월 14일 뉴스토마토가 ‘아이오닉 6·6 N 미국 판매 중단’을 보도했으나 현대차의 확답은 없어 미확인 상태입니다.
03하이브리드가 채운 자리 — 비중 16.5%에서 29.8%로
기아 미국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은 올해 2월 16.5%였습니다. 4월 26.9%, 5월 32.5%로 뛰었다가 7월 27.7%, 8월 29.8%로 30% 언저리에 자리 잡았습니다. 2분기 전체로는 29.6%입니다. 반년 만에 비중이 거의 두 배가 됐고, 이것이 전기차가 빠진 자리를 메워 총판매를 플러스로 유지한 힘입니다.
공급 쪽에서는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가 6월 2일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을 시작했고, 가을부터 2교대로 전환하며 2028년 58만 대 체제를 목표로 합니다. 미국 안에서 만든 차는 완성차 관세 15%를 피할 수 있으므로(한국산 부품에 붙는 관세는 남습니다), 이 공장의 가동 속도가 뒤에서 볼 관세 비용의 크기를 좌우합니다.
04관세 15% — 2분기에 8,150억 원
한미 합의에 따른 자동차 관세 15%는 2025년 11월 1일로 소급 적용됐고(12월 4일 관보 게재), 2026년 2분기는 1분기에 이어 이 세율이 온전히 반영된 분기입니다. 기아의 2분기(7월 24일 발표) 매출은 33조 370억 원으로 1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 6,285억 원으로 4.9%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8.0%로 1.4%포인트 낮아졌습니다. 관세 영향은 1분기 7,550억 원, 2분기 8,150억 원(언론 보도 기준, 단일 출처), 인센티브·가격 요인의 영향은 7,230억 원이었습니다. 발표 당일 주가는 장중 12.8% 급락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습니다. 도매 335만 대, 영업이익 10조 2,000억 원, 영업이익률 8.3%이며, 연초(1월 28일) 제시한 관세 비용 전망은 3조 3,000억 원입니다. 1~8월 누적으로 미국 판매는 590,377대(+3.5%), 글로벌 판매는 219만 6,000대(+4.4%)로, 글로벌 판매를 연환산하면 약 329만 대(계산값)여서 가이던스 335만 대에 근접해 있습니다. 남은 변수는 관세가 3조 3,000억 원 안에서 멈추느냐, 그리고 인센티브가 더 늘지 않느냐입니다.
05그 밖의 8~9월
06주가 — PER 6.6배, PBR 0.71배
9월 22일 종가는 118,500원, 시가총액 46조 2,600억 원입니다. 주가수익비율 약 6.6배(계산값), 주가순자산비율 0.71배이고 지난해 주당배당금 6,800원을 현재 주가로 나누면 배당수익률은 5.7%입니다(계산값). 52주 범위는 98,400~212,500원으로 고점 대비 44% 낮고 저점 대비 20% 높습니다. 시장이 가격에 넣고 있는 것은 관세 3조 3,000억 원이 매년 반복된다는 가정과 미국 전기차 투자의 회수 지연이며, 가격에 넣지 않고 있는 것은 하이브리드 비중 30%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입니다.
정리하면, 8월의 ‘역대 최대’는 하이브리드가 전기차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았다는 뜻이며, 2분기의 ‘영업이익 −4.9%’는 그렇게 판 차에서 관세 8,150억 원이 빠져나갔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 하이브리드 비중이 30% 위에서 유지되는지, HMGMA 2교대 전환 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얼마나 오르는지, 그리고 3분기 관세 영향액이 2분기의 8,150억 원에서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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